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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기 통영시장이 한산대첩축제 때 정점식 의원과 함께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천영기 통영시장이 한산대첩축제 때 정점식 의원과 함께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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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천영기 경남 통영시장이 주민들을 만나 "내년 4월에 표 안 나와서 되겠느냐"고 발언해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조사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부정 관권선거 자행하는 천영기 통영시장은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내년에 표만 안 나오면 알아서 하이소"

천영기 시장의 논란 발언은 지난 12일 열린 제62회 한산대첩축제의 하나로 열린 시민대동제 행사장에서 나왔다. 읍면동별로 축제를 마무리하면서 주막을 열었고, 천영기 시장은 국민의힘 정점식 국회의원(통영고성)과 함께 주막을 돌며 인사를 나누었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천영기 시장의 발언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날 천 시장은 동별 주막을 돌며 인사를 나눈 뒤 새마을부녀회 등 관계자들이 "한 말씀 해달라"고 주문하자, "동장하고, 국회의원하고 초등학교 동기입니다. 그럼 A동 표가 다 나와야 되겠습니까, 안 나와야 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다른 동 주막에서는 "내년에 표만 안 나오면 B동 알아서 하이소. 어떤 뜻인지 알겠죠?"라고 했다.

또 다른 동 주막에서 천 시장은 "내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누굴 도와줘야 되죠?"라고 물었다. 사람들이 정점식 의원을 연호하자 천 시장은 "목소리 봐라. 목소리 봐. 통영시가 20년 만에 시장과 국회의원의 관계가 좋습니다. 그동안 사이가 굉장히 안 좋았거든요. 좀 좋아야 통영을 발전시킬 수가 있습니다. 많이 도와주십시오.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영상 마지막 장면에서 천 시장은 한 주막에 들러 "우리 동장님 고등학교 선배가 정점식 의원입니다. 내년 4월에 표 안 나와서 되겠나, 또 내 지역구고 하니까 표 좀 많이 팔아 주십시오"라고 인사했다.

옆에 있던 정점식 의원은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말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 "천영기 시장의 부정 관권선거가 도 넘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29일 경남도의회 브리핑실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29일 경남도의회 브리핑실 기자회견.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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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경남도당은 29일 경남도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영기 시장의 부정 관권선거가 도를 넘었다"라며 "천 시장의 발언을 모니터링해 본 결과 명백한 부정 관권선거 행위로 판단, 천 시장에 대한 사퇴 및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한산대첩축제를 언급하며 "반세기를 넘는 긴 세월 동안, 통영 시민들이 자랑스럽게 가꿔온 통영의 가장 대표적인 축제이자 먹을거리와 어울림의 축제이다"라며 "그런 축제를 천영기 시장은 자신의 정치적·사리사욕의 장으로 악용하며 통영시민의 자존심과 '한산대첩축제'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라고 비판했다.

천 시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준비하는 검사 출신의 지역구 국회의원을 향한 구애요, 전형적인 줄서기, 관권선거의 전주곡이었다"라고 일갈한 후 "읍면동별 기가 막힌 맞춤형 지지 발언이었다. 이 발언이 위험한 것은 발언 이면에 숨어있는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공무원 중립의무' 위반 여부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해당 발언이 내년 총선을 상기시킨다는 점, 읍면동 마다 다른 맞춤형 선거지지 발언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천 시장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읍면동장 인사권 남용 및 부정'이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 또한 지울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선관위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부정 관권선거와 공무원 중립의무를 위반한 천영기 통영시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선관위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영상을 확인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천영기 시장은 언론을 통해 "선관위 조사 요청이 오면 소명하겠다"라고 밝히고 있다.

태그:#국민의힘, #천영기 통영시장, #정점식 의원,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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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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