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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초등 국어 교과서(4-1)에서 '자랑스러운 한글'이라는 제목 아래 <훈민정음> 해례본을 다루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초등학교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내용 자체를 자세히 배우기는 어렵겠지만, 한글날의 기원이 되는 책이기도 하고 세계기록유산으로서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책이기 때문이다.
 
초등 <국어활동> 교과서(4-1)의 “훈민정음” 해례본 관련 내용
 초등 <국어활동> 교과서(4-1)의 “훈민정음” 해례본 관련 내용
ⓒ 김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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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과서는 한국교원대학교와 서울교육대학교 국정도서국어편찬위원회가 저술하고 2018년에 (주)미래엔에서 처음 나온 뒤 3쇄를 찍은 현행 교과서이다. 그런데 "훈민정음" 해례본의 명칭을 "훈민정음해례본"이라고 가르치는 건 문제가 있다. 흔히 그렇게 부르니 속칭이나 별칭으로 가르치는 것은 괜찮지만, 정식 명칭은 "훈민정음(訓民正音)"이기 때문에 '훈민정음'으로 가르치고 별칭은 복수 표준어처럼 가르쳐야 한다.

"훈민정음"이라는 책 명칭과 문자 명칭이 같다 보니, 책 속에서 자세히 해설해 놓은 '해례' 부분을 따서 "훈민정음해례본"이라 부른다. 물론 초등 교과서가 이렇게 해 놓은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의 다음과 같은 풀이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훈민정음해례본(訓民正音解例本) 조선 세종 28년(1446)에 훈민정음 28자를 세상에 반포할 때에 찍어 낸 판각 원본. 세종이 훈민정음 창제의 취지를 밝힌 어제 서문(御製序文), 자음자와 모음자의 음가와 운용 방법을 설명한 예의(例義), 훈민정음을 해설한 해례, 정인지 서(序)로 되어있다. 1997년에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 국보이다.=훈민정음"_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판, 2023.7.19.)

표준국어대사전은 별칭을 주 제목으로 하고 정식 제목은 맨 마지막에 "=훈민정음"이라고 간단한 기호로 처리하고 있지만, 정작 '훈민정음' 항목에서는 "훈민정음(訓民正音)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으로, 1443년에 세종이 창제한 우리나라 글자를 이르는 말.≒정음."이라고 문자 명칭만 기술해 놓았다.

초등 교과서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그대로 따른 것이겠지만, 교과서에서는 정확한 사실을 밝혀야 한다. "훈민정음해례본"이라는 별칭은 "훈민정음"이라는 정식 명칭과 더불어 가르쳐야 의미가 있다. 1997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명칭도 "훈민정음"이므로 초등 교과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다.
  
필자의 학술 책임 아래 최초로 복간한 <훈민정음> 해례본(2015, 간송미술문화재단/교보문고) 복간본 표지
 필자의 학술 책임 아래 최초로 복간한 <훈민정음> 해례본(2015, 간송미술문화재단/교보문고) 복간본 표지
ⓒ 김슬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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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훈민정음, #해례본, #초등 교과서, #해례본 복간본, #간송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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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학과 세종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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