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선택과 집중 결과가 귀중한 결실로 나타났다. U-17 월드컵 본선 티켓이 걸려있는 중요한 고비에서 개최국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었지만 감독과 선수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듯 멋진 골잔치를 다시 펼친 것이다. 이번 대회 네 게임 중 실질적인 핵심 선수들이 뛴 세 게임에서 모두 14골(게임 당 4.67골)을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우리 축구 소년들의 질주가 놀라울 따름이다. 

변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17세 이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25일(한국 시각) 오후 11시 태국 빠툼 타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FC(아시아축구연맹) U-17 아시안컵 개최국 태국과의 8강 토너먼트에서 4-1로 완승을 거두고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FIFA(국제축구연맹) U-17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 변성환 감독이 25일(현지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대회, 태국과의 8강전에 임하며 벤치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 변성환 감독이 25일(현지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대회, 태국과의 8강전에 임하며 벤치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프리킥 세트 피스로 고비 넘다

핵심 선수들을 대거 쉬게 한 이란과의 조별리그 세 번째 게임에서 0-2로 완패한 우리 선수들은 U-17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달린 이 게임 상대로 개최국 태국을 고른 것이 상대적으로 괜찮은 선택이었다는 점을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확인시켜 주었다.

시작 후 3분 6초만에 프리킥 세트 피스로 첫 골을 뽑아낸 것이 중요한 고비를 뛰어넘는 원동력이 되었다. 태국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모서리 밖에서 백인우가 오른발로 감아올린 프리킥을 수비수 강민우가 재치있게 빠져들어가 프리 헤더로 꽂아넣은 것이다.

개최국 태국이 15분 18초에 놀라운 역습 속도를 자랑하며 1골을 따라붙었지만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우리 선수들은 또 하나의 프리킥 세트 피스 추가골(35분 57초)을 뽑아내며 4강 진출(월드컵 본선 티켓) 1차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골도 첫 골과 비슷한 자리에서 얻은 프리킥이었고 이번에는 백인우 대신 윤도영의 날카로운 왼발이 빛났다. 낮은 프리킥 궤적을 알고 달려든 골잡이 김명준이 절묘하게 오른발 끝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서 빨려들어가게 한 것이다.

후반전에는 교체 선수 김현민이 왼쪽 측면을 마음대로 휘저었다. 이번 대회 양민혁과 그 자리를 나눠 뛰면서 누가 더 뛰어난 왼쪽 윙어인가를 뽐내고 있으니 변성환 감독의 행복한 미소가 느껴질 정도였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김현민이 진태호에게 컷 백 크로스 기회를 열어주었고 백인우의 1차 슛이 태국 골키퍼에게 막힌 뒤 흘러나온 공을 윤도영이 왼발(68분 35초)로 시원하게 차 넣은 것이다. 한국 축구 차세대 왼발 실력자로 떠오르고 있는 윤도영은 자신의 등번호 7번에 어울리는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로 완승의 기쁨을 표현했다.

그리고 김현민이 83분 4초에 아름다운 오른발 감아차기 쐐기골로 본선 티켓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이렇게 홀가분하게 U-17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우리 선수들은 오는 29일(목) 오후 11시 '사우디 아라비아 - 우즈베키스탄' 승리 팀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실력을 겨루게 되었다. 내친김에 우리 선수들은 21년만에 이 대회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AFC U-17 아시안컵 8강 결과(25일 오후 11시, 빠툼 타니 스타디움 - 태국)

한국 4-1 태국 [득점 : 강민우(3분 6초,도움-백인우), 김명준(35분 57초,도움-윤도영), 윤도영(68분 35초), 김현민(83분 4초,도움-진태호) / 두차디 부라나주타논(15분 18초,도움-티라팟 프루에통)]

한국 선수들(4-1-4-1 포메이션)
FW : 김명준(90분↔이재환)
AMF : 양민혁(46분↔김현민), 진태호(90+2분↔박현민), 백인우, 윤도영(90분↔박승수)
DMF : 임현섭
DF : 황지성, 고종현, 강민우, 이창우(77분↔서정혁)
GK :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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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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