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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크라운 모델은 기존의 하이브리드의 개념을 뛰어넘는 기술을 적용했다. 운전자의 의도하는 방향에 따라 반응이 즉각적이고,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토요타 크라운 모델은 기존의 하이브리드의 개념을 뛰어넘는 기술을 적용했다. 운전자의 의도하는 방향에 따라 반응이 즉각적이고, 스포티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 한국토요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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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을 탔다. 물론 그동안 익히 알고 있던 크라운은 아니다. 70여년에 달하는 역사를 갖고 있지만, 전혀 새로운 자동차다. 네모난 형태의 각진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크로스오버 타입의 새 얼굴을 갖고 있다. 급격한 전동화시대에 그들만의 장점인 하이브리드 기술은 한걸음 더 진화했다. 전기차도 머지않은 미래에 나온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일본차의 자존심, 크라운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대기아차의 아성이 여전하고, 독일을 중심으로한 유럽계 자동차의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글로벌 명차(?)로 꼽히는 크라운의 국내 시장 공략은 과연 성공할까.(관련기사: "3년전 개발계획 폐기…혁신과 도전의 산물" https://omn.kr/248fp)

왜 크라운인가

지난 7일 강원도 정선에서 크라운을 다시 만났다. 지난 5일 서울 강남 출시 행사에 이어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서다. 콘야마 마나부 한국토요타자동차 사장도 기자단을 맞이했다. 간편한 옷차림의 그는 여유로웠다. 
 
토요타의 최상급 모델 크라운의 2.4리터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
 토요타의 최상급 모델 크라운의 2.4리터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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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크라운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솔직하게 답했다. 그는 "토요타는 모빌리티 중심의 새로운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16세대 크라운은 과거 역사와 미래 모습을 담은 혁신과 도전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웃으면서, "(크라운을) 마음껏 즐겨 보시라"고 했다. 

새로운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 신기술과 크로스오버 타입의 디자인, 편의성 등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특히 국내에 들여온 신형 크라운의 디자인은 70여년 크라운의 역사에선 없던 시도였다. 세단으로서의 크라운과 세계적인 추세의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의 모습을 토요타 방식으로 조화시킨 것.

앞쪽 모습은 다소 날카롭다. 날렵한 헤드램프로 이어지는 후드 상단의 디자인이 독특하다. 회사쪽은 "망치의 머리를 형상화시킨 해머헤드 콘셉트"라고 설명했다. 또 헤드램프 위쪽으로는 길게 일자형 주간주행등이 들어온다. 현대차 쏘나타 디엣지를 비롯해, 그랜저, 코나 전기차 등에 적용된 일자형 주간주행등과 비슷했다.
 
일본 토요타의 상징 '크라운'. 과거 전통적인 방식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앞쪽은 망치의 머리를 형상화한 ‘헤머해드’ 컨셉을 적용했다고 회사쪽은 설명했다.
 일본 토요타의 상징 '크라운'. 과거 전통적인 방식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특히 앞쪽은 망치의 머리를 형상화한 ‘헤머해드’ 컨셉을 적용했다고 회사쪽은 설명했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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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크라운의 옆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른 크로스오버 차량들에 비해 좀더 부드럽고 유연하게 보였다. 21인치 바퀴휠은 역동적인 옆모습을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게 했다. 뒤쪽 역시 쿠페 스타일의 유리와 함께 엘이디(LED) 일자형 리어램프도눈에 띄었다.

대관령 고개를 거침없이 오르내리다

문을 열고 실내에 들어서면, 첫 느낌은 단순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다. 12.3인치 터치스크린을 비롯해 풍량, 열선시트, 에어컨 등 각종 공조장치 버튼들도 직관성을 높이면서 깔끔하게 배열돼 있다. 시트에 앉았을때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기어 변속 레버의 크기도 적당했지만, 주행시 변속때엔 기역(ㄱ)자로 꺾어서 움직여야 했다. 
 
토요타 크라운의 실내 디자인은 아일랜드 아키텍처(Island Architecture) 컨셉을 적용하면서,  직관적이면서도 편안한 실내공간을 제공한다고 회사쪽은 설명했다.
 토요타 크라운의 실내 디자인은 아일랜드 아키텍처(Island Architecture) 컨셉을 적용하면서, 직관적이면서도 편안한 실내공간을 제공한다고 회사쪽은 설명했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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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공간은 생각보다 넓었다. 왠만한 성인남성이 허리를 펴 앉아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앞좌석 뒷면과 무릎사이 공간이나, 머리와 차량 천장 사이의 공간도 넉넉한 편이었다. 

이번 시승은 2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2.5리터와 2.4리터 듀얼부스트였다. 강원도 정선에서 대관령휴게소를 거쳐 강릉의 한 카페를 왕복으로 다녀오는 160킬로미터 구간이었다. 

2.4리터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를 먼저 탔다. 2.4리터 터보엔진으로 348마력의 힘을 낸다. 자동6단 변속기와 가변제어 서스펜션, 패들 시프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운전석 메모리시트, 주차 어시스트 등의 기능이 들어있다. 왠만한 국산 중형차급 풀옵션 모델에 대부분 들어있는 기능들이다. 하지만 크라운 2.5리터 하이브리드에는 이같은 기능이 다 빠져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2.4리터 터보엔진의 힘이 그대로 드러난다. 가속능력이나 직진구간에서의 고속 안전성도 우수했다. 대관령구간에서의 오르막과 내리막, 곡선구간에서의 쏠림 등의 현상은 거의 없었다. 4륜구동에 토요타의 e-엑슬 기반의 이-포 어드밴스드(E-Four Advanced) 시스템이 적용돼 있어, 차량의 역동성이나 안정감을 그대로 유지할수 있었다고 회사쪽은설명했다.
 
토요타의 최상위 모델 '크라운'의 2.5리터 하이브리드 모델 엔진 룸.
 토요타의 최상위 모델 '크라운'의 2.5리터 하이브리드 모델 엔진 룸.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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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리터 하이브리드 모델은 무난한 느낌이었다. 토요타가 이미 앞서 내놓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주행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솔린 자연흡기방식의 엔진과 전자식 씨브이티(CVT) 기반으로 출력은 239마력이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과 함께 연료효율에 맞춘 모델 같았다. 정속 주행 과정에서의 엔진이나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 풍절음 등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성은 뛰어났다. 대신 급가속 과정에서의 엔진음이 다소 크게 들렸다. 

시승을 마친 후 연료효율은 분명히 차이가 났다. 2.5리터는 리터당 16.2킬로미터였다. 회사 쪽 복합연비는 리터당 17.2킬로미터였다. 시승과정에서 급가속과 일부 구간에서의 고속주행 등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연비다. 2.4리터 듀얼부스트 차량의 연비는 리터당 10.3킬로미터였다.(회사쪽 공인 리터당 11.0킬로미터) 

6천만원대 전동트렁크 없어...현대 그랜저 소비자를 뺏어 올수 있을까
 
일본 토요타의 상징 '크라운'이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2.5리터 하이브리드와 2.4리터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 2가지다.
 일본 토요타의 상징 '크라운'이 국내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2.5리터 하이브리드와 2.4리터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 2가지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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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가량 크라운을 탔다. 전반적인 주행 질감이나 운전과정에서의 편의성 등에선 토요타의 자존심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2.4리터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는 그동안 기자가 타봤던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 가장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실내 디자인과는 별개로 일부 소재가 플래그십에 걸맞지 않다는 점, 두 차량 모두 소음 등을 잘 잡았다고 하더라도 이중접합유리가 아니라는 점이나, 트렁크를 수동으로 열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트렁크의 크기도 일반 SUV의 장점을 살리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2.5리터 하이브리드에는 일부 기본 편의안전 사양까지도 빠져있다. 그럼에도 차값은 2.5리터 하이브리드가 5670만원,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는 6480만원이다. 

크라운의 국내 경쟁모델은 현대차의 그랜저가 꼽힌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가장 낮은 모델의 프리미엄 가격은 4233만원에서 시작한다. 여기에 거의 풀옵션을 장착하더라도 5000만원 수준이다. 크라운 2.5리터 하이브리드(5670만원)와 가격차가 600~1000만원 이상이다. 2.4리터 듀얼 부스트와 비교하면 가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일부 편의사양에 대한 아쉬움은 한국토요타쪽에서도 알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본사와 지속적으로 상품성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추가로 도입될 차량에 대해서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운은 지난 7일까지 사전계약 물량이 600대를 넘었다고 했다. 크라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초기 분위기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회사쪽은 보고있다. 빠르면 이달말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차량을 만나게 된다. 일본차의 자존심, 크라운이 과연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자뭇 궁금해진다. 
 
일본 토요타의 상징 '크라운'. 국내에 본격 출시되는 16세대 크라운은 크로스오버 타입의 모델이다.
 일본 토요타의 상징 '크라운'. 국내에 본격 출시되는 16세대 크라운은 크로스오버 타입의 모델이다.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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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토요타 크라운, #한국토요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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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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