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세종시 장남평야에서 잿빛개구리매를 만났다. 지난 18일에 일이다. 겨울 철새인 잿빛개구리매는 쉽게 보기 어려운 종이다. 넓은 초지가 만들어진 습지에서 낮게 비행하고 다시 초지로 숨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남평야에서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매일 볼 수 있다.
잿빛개구리매는 천연기념물 제323-6호 및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도 등재돼 있다.
이런 가운데 잿빛개구리매가 비행하는 습지에는 '계획고'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곧 개발이 돼 습지가 메워질 예정이라는 것이다. 장남평야는 세종시 개발로 중앙공원과 국립수목원 등으로 개발돼 일부 공간만 농경지와 초지, 습지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갈대와 억세밭 위를 저공비행하는 잿빛개구리매의 모습은 매우 아릅다웠다. 매년 흑두루미 등의 멸종위기종이 찾아오고 금개구리 서식처로 보호하고 있는 지역이다.
습지와 갈대 등의 초지는 머지 않아 대규모 인공공원으로 개발된다. 공원이 개발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될 것이다. 야생동물의 서식처는 더 감소할 것이다.
장남평야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도 매우 아름답다. 인공원으로 만들어지면 가을 억새와 갈대밭으르 저공비행하는 잿빛개구리매를 다시 볼 수 없다.
이제라도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장남평야의 공원개발계획이 생태적으로 변경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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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매가 비행하는 곳에 설치된 계획고라는 푯말. 푯말 높이까지 흙이 채워지면 저 습지는 사라진다. |
ⓒ 이경호 | 관련사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