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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종태실 전경, 귀부석 위 태실비 자리가 비어 있다.
 헌종태실 전경, 귀부석 위 태실비 자리가 비어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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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이 유실된 헌종대왕(조선 제24대 임금, 1834~1849) 태실 유물들을 찾기 위한 재조사에 착수했다.

태실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왕가의 자손이 태어나면 길일을 택해 왕손의 무병장수와 왕실의 번창을 기원하며 태를 백자항아리에 봉안한 곳이다. 

예산군 덕산면 옥계리 태봉산에 있는 헌종대왕 태실은 일제가 강제병합 후 1927년 왕실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이왕직'을 설치하고 1928년 전국에 안치된 조선 왕의 태 53기를 파헤쳐 서삼릉으로 옮길 때 훼손됐다. 

태실의 기단·중동석·옥개석·귀부 등이 태봉산 위에 흩어진채 방치되다가 2009년 군이 태실정비 예산 3000만 원을 확보해 일부 복원·정비했지만, 원형복원까지 하려면 찾아야 할 유물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옥계저수지에서 발견된 헌종태실비 하부와 사방석.
 옥계저수지에서 발견된 헌종태실비 하부와 사방석.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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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된 태실 유물 찾기에 나선 군은 지난 2017년 저수지 수중탐사를 통해 중동석(中童石)을 받치기 위한 팔각형태의 석물인 사방석을 인양한 바 있다. 2015년엔 같은 곳에서 태실 비석 일부(하단)를 발견하기도 했다.

유실된 태실비의 나머지 반쪽이 여전히 태봉산 바로 아래 옥계저수지에 잠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서해문화재과에 의뢰해 8월 29일 준비과정을 거쳐 30일부터 4일 동안 수중탐사를 벌였다. 

이강열 문화재팀장은 "2015년 쪼개진 비석 발견 지점에 좌표를 찍어놨고, 덕분에 2017년 사방석 인양 성과도 있었다"며 "1960년대 태실 촬영사진에서 비석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이 확인됐고, 이후 두 개로 쪼개진 비석이 저수지 주변에서 발견됐다는 주민 증언도 있다. 유실된 비석의 나머지 반쪽 역시 같은 곳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실석물수습 집중... 2017년 사방석 인양

2015년 수중탐사로 발견한 비석 하부는 현재 덕산면행정복지센터에서 보관 중이며 폭 55㎝, 두께 25㎝, 절단면까지 높이 60㎝ 크기다. 이번에 찾으려는 나머지 비석 상부는 높이만 150㎝로 추정하고 있다. 

이 팀장은 "현재 상태에서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 태실의 원형을 복원할 수도 있지만, 원래의 석물이 지닌 역사적 가치는 담을 수 없게 된다"며 "가능한 유실된 유물들을 최대한 찾은 후에 태실 전체를 복원한다면 그 가치가 인정돼 국가문화재지정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도나 국가문화재 지정에 앞서 사라진 유물들의 수습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보고 있다. 최대한 원형에 근접한 복원을 위해서다. 그는 특히 "태실 유물로 추정되는 석물들을 봤거나, 관련 정보를 알고 있는 주민들은 군에 제보해 주기를 바란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문화재조사요원들이 8월 30일 옥계저수지에서 수중탐사를 하고 있다.
 문화재조사요원들이 8월 30일 옥계저수지에서 수중탐사를 하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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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827년 태어나 8세의 어린 나이로 등극한 헌종은 재임중인 1847년 덕산 옥계리에 있는 자신의 태봉지를 단장했다. 태봉에 안치된 태의 주인공이 보위에 오르면 그 지역이 한단계 승격됐는데, 덕산현이 덕산군으로 승격된 것이 24대 헌종 13년(1847년)이다. 당시 태봉지 조성에 대한 안태사 이지연의 보고용 그림과 실록기록은 서울규장각에 있는 '원손아지씨안태등록'에 자세히 나와 있다. 

군은 예산지역에 헌종태실을 포함해 △현종태실(신양 황계리) △연령군태실(대술 궐곡리) △입침리태실(응봉 입침리) △화령옹주태실(대흥동헌 내) 5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종태실은 2011년 태양광발전사업 허가로 민간사업자에 의해 태봉산 전체가 절개돼 사라진 상태다. 그 해 11월 절개지에서 발견된 현종대왕아지씨 태비는 예산역사연구소 박성묵 소장이 사비를 들여 예산문화원으로 옮겼다. 

연령군태실 태봉은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다. 연령군 아지씨 태비와 옥개석 등 석물은 1986년 충남대학교 박물관에 이전됐고, 태실 1점은 민간인이 소장하고 있다.

입침리태실은 조선 제2대 정종대왕 자손의 태를 안장한 태봉지로 추정된다. 예당저수지 제방이 태봉산에 접해있다. 태봉정상이 봉분처럼 솟아 있으며 몇 년전까지 정상부 태실비좌와 태실의 일부가 남아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유실됐다. 봉분 주변으로 예비군 참호를 만드느라 여러 곳이 파헤쳐져 지형이 많이 변형돼 있는 상태다. 

화령옹주태실은 영조 제11녀의 태가 있던 곳이다. 사유지이며 태봉 정상 안태지는 유물은 존재하지 않으나 지형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1978년 강보희 면장 재직 시 흩어져 도난 우려가 있어 태실과 태비를 대흥동헌 뒤로 옮겼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헌종태실, #헌종대왕, #태실 찾기,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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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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