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전 9시 작업 시작 1시간이 지나면서 표토부터 약 3미터를 파 내려갔지만 금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오전 9시 작업 시작 1시간이 지나면서 표토부터 약 3미터를 파 내려갔지만 금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토지주의 문제 제기로 작업이 중단된 채 이날 발굴작업은 마을주민이 증언한 3곳 중 1곳만 발굴한 채 오후 4시경 마무리됐다.
 토지주의 문제 제기로 작업이 중단된 채 이날 발굴작업은 마을주민이 증언한 3곳 중 1곳만 발굴한 채 오후 4시경 마무리됐다.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아버지, 다시 찾으러 오겠습니다."

14일 오전 8시, 유족들이 자체발굴에 나선 한국전쟁전후 홍동면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 현장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전날 유해발굴을 알리는 개토제에 이어 이날 이른 아침 발굴 현장에 모인 유족들은 굴삭기가 학살 현장으로 추정되는 곳을 파 내려가자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홍동 월현리 일대 폐광산은 한국전쟁전후 보도연맹과 인민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30여 명이 억울한 죽임을 당한 곳이다.(관련기사: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유해, 유족들이 발굴 나서 http://omn.kr/1seuv)

오전 9시 작업 시작 1시간이 지나면서 표토부터 약 3미터를 파 내려갔지만 금굴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유족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혹시라도 금굴 주변 침목이나 유해가 드러나지 않을까 굴삭기가 파내는 한 삽 한 삽마다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전날 유해발굴을 알리는 개토제에 이어 14일 이른 아침 발굴 현장에 모인 유족들은 굴삭기가 학살 현장으로 추정되는 곳을 파 내려가자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전날 유해발굴을 알리는 개토제에 이어 14일 이른 아침 발굴 현장에 모인 유족들은 굴삭기가 학살 현장으로 추정되는 곳을 파 내려가자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유해발굴 현장을 찾은 홍성군 관계자와 홍성군 유족회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해발굴 현장을 찾은 홍성군 관계자와 홍성군 유족회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오전 10시 40분, 발굴작업 2시간 40분 만에 유족들이 매입한 120평 땅을 전부 팠지만, 금굴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유해가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주변 지역을 더 발굴하고 싶지만, 토지주의 허락이 없어 쉽게 발굴이 되지 못하면서 유족들의 마음은 타들어 갔다.

이럴 때일수록 자치단체의 도움이 절실하지만, 발굴 현장을 찾은 홍성군 관계자도 난감한 상황이다. "유가족의 아픔을 이해해달라"는 홍성군 관계자의 말에도 토지주는 배수로 정비를 요구했다.

하지만, 작업 중지 3시간여 만인 오후 2시 토지주는 발굴 현장 주변 배수로를 정비하겠다는 유족회의 약속으로 작업이 재개됐다.
 
홍동면 월현리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유족들 모습이다.
 홍동면 월현리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을 지켜보고 있는 유족들 모습이다.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유족들은 혹시라도 금굴 주변 침목이나 유해가 드러나지 않을까 굴삭기가 파내는 한 삽 한 삽마다 신경을 쓰고 있다.
 유족들은 혹시라도 금굴 주변 침목이나 유해가 드러나지 않을까 굴삭기가 파내는 한 삽 한 삽마다 신경을 쓰고 있다.
ⓒ 신영근

관련사진보기


그러나, 불과 30여 분만에 또 다시 토지주의 문제 제기로 작업이 중단된 채 이날 발굴작업은 마을 주민이 증언한 3곳 중 1곳만 발굴한 채 오후 4시경 마무리됐다. 유족들은 토지주의 마음은 이해하나 유족들의 절절한 심정과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토지주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유족 이병학씨는 "유해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1곳에서는 금굴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마을 주민이 증언한 나머지 2곳(사유지)은 해당 소유자의 거절로 발굴하지 못해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에 해당 소유자와 원만한 합의가 됐으면 한다"며 "자식 된 도리로 끝까지 유해가 묻힌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 대해 발굴작업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발굴 현장에 나와 있던 홍성군 관계자는 "유족분들이 주변 여건으로 (또 다른 곳에 대해) 발굴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다"라면서 "해당 배수로에 대해 빠른 시간내에 계획을 세워 유가족들이 원만하게 발굴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태그:#홍성군, #홍성군민간인희생자발굴, #홍성군유족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