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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철호 울산시장이 22일 시청 접견실에서 고 정희국 소방위에게 1계급 특별승진 임용장 및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한 뒤 고인의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송철호 울산시장이 22일 시청 접견실에서 고 정희국 소방위에게 1계급 특별승진 임용장 및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한 뒤 고인의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 울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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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10월 5일 몰아닥친 8호 태풍 차바는 울산에 시간당 124mm의 폭우를 동반하면서 2명이 숨지고, 태화강 범람으로 태화전통시장·현대차 울산공장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안겼다.

당시 숨진 2명 중 1명은 소방관이었다. 그날 낮 12시 10분쯤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하러 나선 울주군 온산소방서 대원 강아무개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2시간 만에 동료 119 대원들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비극은 3년뒤 이어졌다. 지난 2019년 8월 5일, 3년 전 태풍 차바 때 함께 출동했지만 후배를 잃었던 선배(울산소방본부 소속) 정희국 소방장이 울산의 한 저수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 당시 나이 41세였다.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사고 후 정 소방장의 사물함을 열자 그 안에는 3년 전 사고를 당한 후배 소방관의 근무복이 걸려 있었다. 정 소방관은 3년 전 사고 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약도 먹는 등 어려움을 겪었고, 언제나 후배를 가슴 속에 담아 두었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울산소방본부측은 "결국 후배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여야를 막론하고 정희국 소방장을 순직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가 높았다.( 관련기사 : "죄책감에 숨진 후배 뒤따른 울산 소방관... 순직 처리해야"

이에 인사혁신처는 "정 소방관은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 입은 재해가 직접적인 사망의 원인으로 인정된다"며 지난 5월 21일 위험직무순직을 승인했다. 이어 국가보훈처로부터 11월 6일 국가유공자로 등록되었고, 11월 25일에는 국립묘지 안장까지 승인됐다. 울산시는 고 정희국 소방장에 대한 1계급 특별승진을 결정했다.

22일 송철호 울산시장은 시장접견실에 정 소방관의 모친, 배우자, 동생 2명, 자녀 2명을 초대해 1계급 특별승진 임명장(소방장 → 소방위)과 옥조근정훈장을 수여했다.

또한 울산시장 명의 공로패와 격려품으로 황금 거북(1200만원 상당)을 전달하면서 "고 정희국 소방위의 순직을 계기로 소방공무원들이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현장활동에 임해 주기를 바란다"는 안전메시지를 소방본부장에게 전달했다.

엄준욱 울산소방본부장은 "고 정희국 소방위가 동료를 잃은 슬픔으로 혼자 괴로워했을 것을 생각하면 동료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제 모든 짐을 벗고 편안히 영면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희생과 헌신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소방공무원의 안전이 곧 시민 안전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태그:#태풍 차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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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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