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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김세진 열사 3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부친 김재훈 선생(오른쪽에서 두 번째).
 2016년 김세진 열사 30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부친 김재훈 선생(오른쪽에서 두 번째).
ⓒ 김세진이재호 열사 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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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김세진 열사 3주기 추도식에서
 1989년 김세진 열사 3주기 추도식에서
ⓒ 김세진이재호 열사 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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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6년 서울대 입구에서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며 분신했던 고 김세진 열사의 부친 김재훈 선생이 1일 오후 눈을 감았다.

김세진·이재호 열사 기념사업회는 "1986년 서울대생 분신투쟁으로 사회적 충격을 안겼던 고 김세진 열사의 부친 김재훈 선생이 2020년 12월 1일 오후 4시 30분께 운명했다"라고 전했다.

김재훈 선생은 지난 10월 6일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뒤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84세의 일기로 생을 마쳤다.

김재훈 선생은 아들 김세진 열사의 분신투쟁 이후 민주화운동가족협의회(민가협)와 유가족협의회(유가협), 한겨레사회연구소(상임이사),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서울지부 공동의장), 공해추방운동연합(공동의장),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부의장) 등에서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특히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민주화운동기념공원분과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지난 2014년 경기도 이천시에 민주화운동기념공원이 조성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김재훈 선생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이후 김세진·이재호 열사 기념사업회와 아카이브랩에서 만든 '김세진이재호기억저장소'(https://snumemory.org)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아버님의 노력, 사랑, 투쟁은 우리 모두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세진이도 자랑스러워할 것입니다."
"어르신의 한걸음, 아드님의 한걸음 이제는 우리의 몫입니다."
"세진이를 보낸 뒤 그 오랜시간을 자식의 뜻과 꿈을 함께 나누려 애쓰셨는데... 세진이랑 만나 해방된 마음으로 안식에 들기를 기원합니다."
"아마도 세진이가 그랬을 겁니다. 자기는 기껏해야 대학 4년 학생운동을 했는데, 아버님은 30년이 넘는 세월을 민주주의를 위한 사회운동에 헌신하시느라 동분서수하시며..."

 
김세진.이재호 열사 추모사업회 준비위원회 발족식 장면.
 김세진.이재호 열사 추모사업회 준비위원회 발족식 장면.
ⓒ 김세진이재호 열사 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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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열사는 서울대 미생물학과 4학년이던 1986년 4월 28일 오전 9시께 서울대 입구 신림사거리에서 '미제용병교육전방입소반대시위'를 주도했다. 특히 김세진·이재호 열사는 "반전반핵 양키고홈"을 외치면서 분신했고, 각각 5월 3일와 26일 사망했다.

김세진 열사는 지난 1983년 3월 서울대에 입학한 이후 자연대 미생물학과 학생회장과 자연대 부학생회장 등을 지냈다. 특히 지난 1985년과 1986년에 각각 서울대 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투쟁위원회(삼민투)와 반제반파쇼민족민주투쟁위원회(민민투), 서울대 반전반핵평화옹호투쟁위원회, 구국학생연맹(구학련), 반미자주화반파쇼민주화투쟁위원회(자민투) 등을 결성하는 데 참여했다.

분신투쟁 전 서울대 총학생회 산하에는 '전방입소 전면거부 및 한반도 미제의 핵기지화 결사저지를 위한 특별위원회'가 설치됐고, 자민투 산하 '반전반핵투쟁위원회'에서는 서울 용산 남영동 미군기지 근접시위 및 전방입소 거부운동을 전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대 중앙도서관과 연건캠퍼스 의대도서관 점거농성이 무산되자 김세진·이재호 열사가 분신투쟁에 나선 것이다. 

분신투쟁 이후인 지난 1988년 4월 23일 김세진·이재호 열사 추모사업회(1988년) 발족했고, 같은 해 5월 5일 두 열사의 추모비가 건립됐다.

김세진 열사는 '여러분에게 어떤 신념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각각 그 신념대로 살아가십시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는 사람은 행복합니다'(로마서 14장 22절)라는 성경 문구를 평소에 암송하고 다녔다.

CNN는 '지난 1987년 6월민주항쟁 이후 광주항쟁 특전사 투입으로 촉발된 두 대학생의 반미투쟁이 6월항쟁에 군대가 투입되는 것을 막았다'는 분석기사를 싣기도 했다.

한편 김재훈 선생의 장례식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제일교회 교회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5분향실에 마련됐고, 오는 3일 선산이 있는 전북 정읍시에 안장될 예정이다.  

태그:#김재훈, #김세진 열사, #서울대생 분신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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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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