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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역구 출마를 위해 준비한 점퍼.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역구 출마를 위해 준비한 점퍼.
ⓒ 김의겸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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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일 오후 6시 37분]

"다 제 부동산 문제 때문입니다."

전북 군산에서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렇게 '자책'했다.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라고도 했다. 더불어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라고 당에 서운함을 토로하면서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 달라"라고 호소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낸 편지에서다.

김 전 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위원회로부터 세 차례나 '후보자 적격심사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일각에선 당이 그에게 총선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상황 뒤에는 청와대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문제로 비화된 '흑석동 상가 매입 문제'가 있다.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북에 이해찬 대표에게 보내는 편지를 올렸다.

이 편지에서 김 전 대변인은 "법적으로 저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지난해 12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을 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들여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처지를 전했다.

김 전 대변인은 "민주당의 경쟁자는 파란 점퍼를 입고, 명함을 돌리며 큰 사거리에서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해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라며 "명함을 몇 장 돌리다가 선관위로부터 경고만 받았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사무실은 마련했는데 현수막을 내걸 수 없어 '조방 낙지'라는 이전의 음식점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다"라며 "곧 입을 줄 알고 맞춰놓은 파란 점퍼가 박스 안에 처박혀 있다"라고 거듭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 제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라며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라고 토로했다.

김 전 대변인은 "하지만 나름대로는 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익 3억7천만 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검증위 현장조사팀은 여의도 당사 등에서 두 차례 저희 부부를 만나 조사를 했다"라며 "저희도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출했고 성실하게 진술했다, 조사팀은 대출에 특혜나 부정이 있었는지, 투기 성격으로 볼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따졌다"라고 중앙당 검증위원회의 활동을 전했다.

김 전 대변인은 "그 결과를 지난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경협 위원장이 '문제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런데도) 검증위원회는 제 문제에 대해 이미 3차례나 '계속 심사'라는 이름으로 처리를 미루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때는 한 마디도 토를 달지 않겠다"
 
 전북 군산에서 지지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전북 군산에서 지지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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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전 대변인은 "3일 열리는 회의에서는 최종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라며 "제가 요구하는 것은 그저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김 전 대변인은 "당헌 당규를 보면 검증위는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재판을 받고있는 사람만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라며 "정치적 정무적 판단은 다음 단계인 공천관리위원회가 하도록 구분해놓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 문제는 정치적 정무적 판단의 영역으로 보인다"라며 "그런데도 왜 계속 검증위가 매듭을 지어주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변인은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검증위 단계에서 제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저는 두 번 죽는 셈이다"라며 "청와대에서도 물러나고 당에서도 버림받는 것이니 한 사건으로 두 번 교수형 당하는 꼴이 되고 만다"라고 토로했다.

김 전 대변인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영 부담이 돼 저를 경선에서 배제하고자 한다면 그건 이해할 수 있다"라며 "법적인 단계를 넘어서 정무적인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한 마디도 토를 달지 않겠다"라며 "당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겠다"라고 강조했다.

"당이 조중동과 종편 의식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

특히 김 전 대변인은 "경선에 참여시켜준다면 저는 10~20%인 신인 가산점을 포기하겠다"라고 신인 가산점 포기도 선언했다.

김 전 대변인은 "저는 이미 대단히 불리한 처지에 놓여있다, 권리당원 한 장 모으지 못했고, 조직도 변변치 않다"라며 "이런 상황에 뛰어든 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충분히 벌칙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대변인은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당에 서운함을 나타낸 뒤 "아마도 언론 특히 조중동과 종편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본다"라고 짚었다.

김 전 대변인은 "저는 기자 시절 '최순실 게이트'의 서막을 열어 수구세력의 미움을 샀고, 대변인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대통령을 방어하다 보수언론과 척을 졌다"라며 "그런데 그들의 프레임을 민주당에서조차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이제는 누가 그런 악역을 자처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4년 전 이해찬 대표가 공천에서 배제된 뒤 "김종인 비대위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하며, 합의된 방식에 따라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을 떠올리면서 "저에게도 이런 원칙과 시스템을 적용해줄 수는 없는지,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호소했다.

#김의겸#이해찬#전북 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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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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