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뒤끝이라서인지 날이 제법 쌀쌀하다. 지난 비에 사무실 뒤란의 모란이 다 졌다.
모란이 지기 전에 모란의 속살을 들여다봤다. 그 속에 신비로운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암술과 수술의 놀라운 세계. 또 그것이 만들어낼 놀라운 결실을 생각하면 아득해진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하여도 저 아름다움은 결코 모방할 수 없을 것 같다. 신의 섭리에 절로 머리가 숙여지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자연의 위대함과 신의 창조세계를 찬양하지 않을 수 없고, 그 놀라운 세계를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이유를 모란이 지기 전에 깨닫게 된다.
모란이 지고 이제 본격적인 신록의 계절이다. 계절이 주는 하루하루가 아름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