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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희망원대책위는 1일 오전 대구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주교대구대교구 사목공제회와 대구시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구시립희망원대책위는 1일 오전 대구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주교대구대교구 사목공제회와 대구시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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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대구대교구가 운영해온 대구시립희망원의 인권유린으로 원장신부가 구속된 가운데 사업장에서 조성된 불법 비자금이 사목공제회에 흘러들어가 부동산과 증권, 금융상품 등 차명으로 분산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시민단체들이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구지역 42개 단체로 구성된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 대책위원회(대구희망원대책위)'는 1일 오전 대구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희망원과 대구정신병원 등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업장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실정법을 위반해 투자한 혐의가 있다며 검찰의 조사를 요구했다.

대구희망원대책위는 조성된 비자금이 교구 관리국을 거쳐 사목공제회에 모이고 이 돈이 부동산과 증권 등 여러 곳에 차명으로 분산 투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백억 원을 투자한 부동산은 차명으로 명의 신탁되어 운영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목공제회가 대부업 등록도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고도 단 한 차례도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지 않았고 세금도 납부하지 않아 대부업법도 위반하는 등 치외법권적 지위를 누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검찰 조사에서 대구시립희망원 전 원장이었던 배아무개 신부는 국가보조금에서 급식비를 과다지급하는 방법으로 5억 8000만 원을 빼돌려 이중 1억 7500만 원을 사목공제회 계좌에 입금한 뒤 5500만 원을 인출해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또 배 신부가 겸임으로 원장을 맡았던 대구정신병원에서도 매점 수익금 일부인 6억 원 정도가 사목공제회 계좌로 입금된 사실도 확인했다.

신부들의 복지와 성당의 사업을 위해 40여 년 전 만들어진 사목공제회는 450여 명의 신부와 70여 개의 성당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고 예탁금이 최소 수백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월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과 비자금 조성 내역 등을 조사하면서 사목공제회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하지만 배 전 원장의 비리에 대해서만 조사했을 뿐 나머지 의혹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은재식 대구시립희망원 대책위 공동대표가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목공제회와 대구시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대구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은재식 대구시립희망원 대책위 공동대표가 천주교 대구대교구 사목공제회와 대구시를 고발하는 고발장을 접수하기 위해 대구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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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희망원대책위는 또 관리감독을 해야 할 대구시가 무책임한 업무태만으로 희망원의 인권유린과 보조금 횡령, 시민세금 낭비를 조장하는 등 적극적으로 범죄행위에 일조한 혐의가 있다며 이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비를 포함해 매년 130억 원을 희망원에 지원하면서도 비리를 사전에 예방하지 못했고 대구시 특별감사에서 밝혀진 수의계약에 의한 수십억 원의 기능보강사업의 부정의혹, 피복비 등 생계비 전 영역에서의 탈법, 불법 사실 등을 들며 대구시 공무원과 희망원과의 유착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대구희망원대책위는 교구 관리국과 사목공제회에 대한 동시 수사로 사목공제회의 위법과 불법 사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과 대구시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유착의혹 등을 철저히 수사해줄 것을 요구하는 고발장도 검찰에 제출했다.

은재식 공동대표(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는 "사목공제회로 들어가 투자한 사업체의 일부는 교구 신부가 대표로 있었다"면서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실정법 위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근배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 정책국장도 "대구시립희망원은 규정을 제멋대로 만들어 시행했는데도 관리감독권이 있는 대구시는 한 번도 지적을 하지 않아 300여 명의 많은 사람들이 의혹의 죽음을 당했다"면서 "희망원 사태에 방조한 대구시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지법은 지난달 7일 불법 감금시설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희망원 전 신부 김아무개(63)씨와 박아무개(58)씨에 대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이에 앞서 배아무개(63) 신부(전 희망원 총괄원장)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태그:#대구시립희망원, #천주교대구대교구, #사목공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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