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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란 인간의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 신조어는 유엔(UN)이 2009년에 내놓은 '세계인구 고령화보고서'에 처음으로 정의되었다. 평균수명 80세를 넘는 국가가 2000년에는 6개국에 불과했지만, 2020년에는 무려 31개국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를 호모헌드레드 시대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사망연령의 최빈치를 나타내는 '최빈사망연령'이 90세 이상 되는 사회를 100세 시대라고 보는데, 이미 86세를 넘어섰고 2020년이면 90세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믿기지 않겠지만, 객관적인 사회지표만 보아도 100세 시대가 이미 눈앞에 와 있는 것이 현실이다."(20쪽)

장영환은 <서드 피리어드>에서 100세 시대 현실화로 인해 예전과는 다른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며 이 새 판의 이름을 '서드 피리어드(Third Period)'라고 명명하고 있다.

태어나서 30세까지를 퍼스트 피리어드, 31세부터 60세까지를 세컨드 피리어드, 61세부터 90세까지를 서드 피리어드, 91세부터 죽을 때까지를 퍼스 피리어드로 나눈다는 것. 그중 서드 피리어드야말로 60세까지 경험한 이론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은 가치를 전하며 사는 시기여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드 피리어드, 준비해야 행복하다

<서드 피리어드> (장영환 지음 / 라온북 펴냄 / 2017. 6 / 253쪽 / 1만3800 원)
 <서드 피리어드> (장영환 지음 / 라온북 펴냄 / 2017. 6 / 253쪽 / 1만3800 원)
ⓒ 라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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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낯설지만 수긍이 가는 면이 많아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노후를 대비하는 게 아니고 서드 피리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장수시대 하면 으레 어떻게 노후를 대비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착한다. 하지만 저자는 1차시기와 2차시기를 통해 3차시기를 바라보라고 주문한다.

우리는 장수를 축복으로 여기는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장수가 정말 축복인지는 따져 볼 일이다. 평균수명 120세가 축복일까 재앙일까. 저자는 캐나다의 철학자 크리스틴 오버롤의 주장을 토대로 4가지 리스크에 대하여 말한다.

돈 없이 오래 살 때, 아프며 오래 살 때, 일 없이 오래 살 때, 혼자서 오래 살 때, 장수는 축복이 아니라고 말한다. 너무 실감 나는 표현이다. 나처럼 조금씩 늙어가고 있는 사람은 더욱 가슴에 와 닿는 표현임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저자의 다른 말로 정리하면, 경제적 리스크, 건강 리스크, 일자리 리스크, 관계 리스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이 4가지 리스크를 한 가지 리스크를 해결함으로써 말끔히 정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 한 가지는 일자리 리스크라고 말한다. 이를 쉽게 표현하면, 오래도록 일할 수 있으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도 유지하며, 대인관계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저자는 '농경 시대는 종교가 권력을 갖고, 산업 시대는 국가가, 정보화 시대는 기업이 그리고 인공지능 시대에는 SNS로 무장한 똑똑한 개개인이 권력을 갖는다'는 제롬 글렌의 표현을 인용하며, '똑똑한 개인'이 될 것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길은 곧 자신이라는 자원을 활용하는 것밖에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1. 직장생활을 오래하는 것이 최고의 노후테크다.
2. 평생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갖추자.
3. 평생 현역으로 뛸 수 있는 건강 관리에 힘쓰자.(47-49쪽)

그의 이와 같은 주장은 그리 새로울 것도 복잡한 것도 아니다. 단순한 것에 진리가 있다. 간단하나 풍요로운 서드 피리어드를 위한 제언으로는 적격이다. 누구든지 가만있어도 서드 피리어드는 맞는다.

저자는 그냥 맞이하는 서드 피리어드가 아니라 풍요롭고 행복한 서드 피리어드를 제안하는 것이다. 이를 준비하는 시기는 세컨드 피리어드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2막의 실패가 3막에서는 성공으로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말한다.

"100세 시대로 접어들면서 퇴직 후에도 최소 30년 이상을 더 살 수 있게 되었다. 자기계발을 통해 평생업을 찾아 평생 현역의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100세 시대는 장밋빛 미래요, 축복이다. 왜냐하면 인생 2막, 아니 3막까지도 충분히 즐기고 가치 있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혹 인생 2막에서 잠시 부진했을지라도, 3막에서는 멋지게 반전을 할 수 있다."(77쪽)

서드 피리어드, 가치 있기 위해 움직여라

저자는 서드 피리어드의 준비를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긴다. 3막의 인생이 행복하기 위해 가치를 창출하는 건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 이 책도 김경록의 <1인 1기>에서처럼(참고 기사 : '장수시대, 가장 확실한 투자는?'), 사회적 합의의 도출이나 복지의 국가 책무에 대하여는 논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기계발'에만 집착하는 한계를 초월하지 못한다 해도, 적어도 저자가 말하는 '새 판짜기'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분명히 그냥 맞는 노후는 저주다. 준비하고 맞는 노후는 저자의 표현처럼 '장밋빛'일 수 있다. 행복은 자기하기 나름? 그렇다. 저자는 그걸 힘줘 말한다.

저자는 아직 '19년차 직장인이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걸 볼 때, 세컨드 피리어드의 절반도 채 못 살았고 서드 피리어드는 근처에도 안 갔을 터인데, 벌써 이런 서드 피리어드에 대하여 논하는 것을 보면 남다르다.

그 남다름이 장수 시대를 향하여 고속 질주하는 우리를 향하여 충고할 만한 자격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곳곳에서 식상한 멘트를 날린다는 게 좀 걸린다.

▲존재감을 늘리기 위해 독서를 하라 ▲평생 현역이 되는 추진력을 갖기 위해 절박함을 가져라 ▲걷기 등 건강 수명을 늘리는 운동을 하라('건테크'라는 세련된 말을 사용하긴 한다) ▲사랑하는 것을 찾아 하라 ▲보장성 보험을 들라 ▲통찰력 훈련으로 신문을 읽어라 ▲인맥관리를 위해 SNS를 활용하라

어떤가. 아주 신선한 제안들인가. 아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이다. 문제는 실행력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도 실행력을 강조한다. 실행력을 이야기하며 '들이대' 정신을 말한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말이다. 맞다. 아무리 멋진 제안이라도 들이대지 않고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지금 움직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실제로 움직인 사람들을 소개하며 롤 모델을 삼으라고 말한다. 교수에서 대중 강연가로, 인기 작가로 평생 현역의 길을 찾은 50대 김정운 교수, 40여 년간 여섯 차례 퇴직하고 직장을 바꾸면서 자기계발로 새로운 일을 창출한 60대 조관일 창의경영연소 대표, 역경을 딛고 강사로 재기한 뽀빠이 이상용 씨, 80대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 등이다.

지난 세대는 너무 일찍 죽어 문제였다. 지금은 그리고 앞으로는 너무 오래 살아 문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하라고 있는 법, 앞으로 100세 시대의 문제 앞에 어떻게 설 것인지, 우리는 이제 답을 내놓아야만 한다. 그 답의 일환으로 저자가 말하는 '서드 피리어드'의 준비, 생각해 볼 만하다.

덧붙이는 글 | <서드 피리어드> (장영환 지음 / 라온북 펴냄 / 2017. 6 / 253쪽 / 1만3800 원)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서드 피리어드 - 100세 시대, 60세 이후 세 번째 인생을 준비하라

장영환 지음, 라온북(2017)


태그:#서드 피리어드, #장영환, #서평, #누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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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행복이라 믿는 하루가 또 찾아왔습니다. 하루하루를 행복으로 엮으며 짓는 삶을 그분과 함께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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