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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미국 국무부 감찰국(Office of Inspector General)은 슬로바키아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 대한 감사를 20일 동안 진행했다.

슬로바키아 소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미 국무부 감찰국(Office of Inspector General) 감사보고서 (출처: 미 국무부 감찰국)
 슬로바키아 소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미 국무부 감찰국(Office of Inspector General) 감사보고서 (출처: 미 국무부 감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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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에서는 화재경보설비 관리·점검 소홀과 개정된 주거지 안전, 보건 및 화재 예방 점검표를 사용하지 않는 점들이 지적됐으며, 아울러 문제 해결을 위한 권고사항도 제시됐다.

미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 대사관은 전 세계적으로 모두 194개소에 이른다. 여기에 영사관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300개소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많은 재외공관과 자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미 국무부 재외공관담당국(Bureau of Overseas Buildings Operations)에서는 '소방 장비를 위한 절차 및 가이드라인(Procedures and Guidelines for Fire Equipment, 15 FAM 840)'을 마련해 사용하고 있다.

국가별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인 안전기준을 해당 국가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해외에 나가 있는 재외공관을 직접 방문해 위험요인을 찾아내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해결방안을 제시해 자국민과 그들의 근무지를 안전하게 지키려는 노력에서 왜 미국이 안전 선진국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한편 2006년에는 뉴욕소방서가 유엔본부를 대대적으로 소방검사한 일도 있었다.

처음에는 소방검사를 실시하는 사안에 대해 뉴욕소방서와 유엔 사이에 '법적 관할구역(Legal Jurisdiction)' 문제로 진통을 겪었으나, 결국 뉴욕소방서는 자국민과 외국 여행객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소방검사를 관철시키고 만다.

이렇게 실시된 소방검사 결과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1952년 유엔청사가 건립된 지 처음으로 실시된 소방검사에서 무려 866건의 안전규정 위반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2007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난 뉴욕시장 블룸버스(Bloomberg) (출처: www.intercitypress.com)
 2007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난 뉴욕시장 블룸버스(Bloomberg) (출처: www.intercitypress.com)
ⓒ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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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866개나 되는 지적사항을 한 번의 소방검사로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할권이 없는 유엔청사까지도 소방검사를 실시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그들의 현주소를 인식시켜 준 것은 큰 성과로 평가된다.

대한민국에 소재한 수많은 외국 공관들, 그리고 외국에 나가 있는 163개소나 되는 대한민국 재외공관 역시 모두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할 대상들이다.

2014년 발생한 주한 미국대사관 화재를 비롯해 전 세계 재외공관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간간히 언론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우리도 이번 기회를 통해 국가 또는 관할권을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안전기준을 마련해 행여 안전의 사각지대가 존재하지는 않는지 살펴볼 일이다.


태그:#이건 소방칼럼니스트, #이건 선임소방검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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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출생. Columbia Southern Univ. 산업안전보건학 석사.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 선임소방검열관. 소방칼럼니스트. <미국소방 연구보고서>, <이건의 재미있는 미국소방이야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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