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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 상북면 양주중학교 학부모들이 지난 5일 태풍 '차바' 때 났던 물난리는 제2석계일반산업단지(석계산단) 공사 때문이라며 "불안해서 아이들 학교에 못 보내겠다"고 했다. 그러자 양산시는 "불가항력 자연재해"라 반박했다.

당시 양산 상북면 일부 지역이 태풍으로 침수되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가 태풍으로 산업단지에서 굴러 내려오는 돌무더기와 흙탕물로 처참하게 변한 모습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양주중 학부모회․운영위원회는 18일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단이 무너졌다. 안전이 무너졌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양산천 상류에 있는 상북면은 물폭탄에 흙탕물까지 유입되어 소하천을 끼고 있는 아파트와 주택들이 물에 잠기는 등 참담한 재난을 겪었다"고 했다.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양산천 다리에 나무토막과 갈대 등이 걸려 있다.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양산천 다리에 나무토막과 갈대 등이 걸려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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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상북면 석계산단 아래에 있는 하천으로, 지난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흙탕물이 내려온 뒤 물이 빠지고 나서 흙이 있고, 이는 바람이 불면 날리고 있다.
 양산 상북면 석계산단 아래에 있는 하천으로, 지난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흙탕물이 내려온 뒤 물이 빠지고 나서 흙이 있고, 이는 바람이 불면 날리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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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흙탕물이 양산 상북면 양주중학교 운동장으로 흘러 내리고 있다.
 지난 10월 5일 태풍 '차바' 때 흙탕물이 양산 상북면 양주중학교 운동장으로 흘러 내리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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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들은 "산업단지 아래에 있는 양주중은 급식소 뒤로 돌무더기가 흙탕물과 함께 굴러오는 아찔한 산사태까지 일어났다"며 "수많은 돌이 꼭대기에서 굴러 내려와 양주중 급식소를 덮쳤고, 진흙탕물은 교실 통로까지 들어왔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넘쳐난 흙탕물은 급기야 체육관을 넘어 계단을 통해 화단이나 운동장으로 폭포수 흐르듯이 흘러 내렸다"며 "학생들의 주통로인 차도가 물이 흐르는 배수로가 되어 길과 하천의 경계가 모호할 정도였다"고 했다.

양주중 뒤편 65m 지점에 있는 저류지에 대해, 이들은 "평소에는 그냥 비워두지만 비가 올 때 우수를 담는 곳"이라며 "이번처럼 많은 비가 올 경우 어떤 사태를 맞이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어떻게 이런 저류지를 학교 65m 지점에 설치할 생각을 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또 이들은 "태풍 때 내려온 토사가 학교와 마을을 뒤덮기도 했다"며 "유출된 토사는 물이 빠지고 난 뒤 가루 먼지가 되어 날리고 있으며, 학생들은 호흡기 이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 양산 양주중학교 학부모들은 18일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 양산 양주중학교 학부모들은 18일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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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중 학부모회․운영위원회는 "산업단지 아래 양주중 산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밝힐 것"과 "학생들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는 공사를 일단 중지하고 안전 점검을 제대로 할 것", "저류지는 설계 변경해 이동할 것", "토사를 빠른 시일 내 처리할 것", "호흡기 통증에 대한 집단 건강검진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양산시는 학부모들이 기자회견과 관련해 낸 자료를 통해 "지난 5일 강수량은 양산시 관측 이래 최대(당일 누적 240mm)로 불가항력 자연재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양산시는 "30년 빈도 기준에 따른 침사지와 저류지 설치를 완료했고, 50년 빈도에 맞는 방재성능 목표의 영구구조물을 설치할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양산시는 "지난 7일까지 긴급 복구를 완료했고, 지속적으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며 "사전재해 영향성 검토협의기준을 이행하고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태그:#석계산단, #양주중학교, #양산시청,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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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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