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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번초등학교 벽보에 학부모 및 아이들이 공사 강행 금지를 요구하는 글을 적었다
▲ 녹번초 ▲ 녹번초등학교 벽보에 학부모 및 아이들이 공사 강행 금지를 요구하는 글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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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호구역'인 초등학교 주변에 대형공사 네 건이 줄줄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 녹번초등학교 학생들은 공사가 진행되는 7~8개월 동안 소음과 분진 그리고 대형공사차량과 마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연이은 공사로 인해 학교 건물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는 등 학생 안전에 문제가 없을까 우려하면서 학교 측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에 학교 측은 안건을 반려했고, 이 사안과 관련한 회의도 열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녹번초등학교 정문·후문서 대형 공사 4건 진행 예정

녹번초등학교 전경
▲ 녹번초 녹번초등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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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녹번초등학교 정문과 후문에서 네 개 대형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녹번초등학교 정문 맞은 편에는 보림주택 재건축 공사, 종교기관 신축공사, 은평구청 뒤 옛 골프장 부지에 남도기숙사가 건립될 예정이다. 후문에는 장애인종합복지관(은평구직업재활센터) 신축공사가 이뤄질 계획이다.

보림주택은 지하 2층, 지상 11층 규모로 재건축되며 은평구청의 허가가 난 상태로 이달 중 공사를 시작한다. 공공건축물인 남도기숙사의 경우, 광주광역시가 감리를 맡았고 시공사도 정해졌다. 장애인종합복지관은 주민설명회를 두 차례 마쳤다.

▲ 녹번초등학교 후문에 위치한 은평구립재활센터 <사진 우먼컨슈머>
▲ 녹번초등학교 후문 ▲ 녹번초등학교 후문에 위치한 은평구립재활센터 <사진 우먼컨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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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번초등학교 학부모들은 공사가 진행될 경우 대비책 마련과 관련해 녹번초등학교 측에 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학부모들은 전체 학부모 회원 1015명 중 1/5인 219명의 서명을 받고 지난 7월 6일께 '임시총회소집 청원서'와 '회의안건 대장'을 학교장에게 전달했다. 학교 측은 '안건 내용의 부실함'을 이유로 '구체적 내용을 수정·보완하라'고 답한 뒤 총회 소집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학부모들은 7월 14일 안건을 수정·보완해 전달했으나 교감은 '재수정'을 요청했다.

학부모 A씨는 "학교 측이 회의 안건 내용보다는 임시총회 소집을 막으려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라고 주장했다.

▲ 학부모들이 공사 반대를 요구하며 녹번초 교내 균열을 우려하는 내용을 벽보에 붙였다. 학부모들은 이미 학교 안팎으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 학부모들이 학교 옆 벽보에 붙인 공사 반대 포스터 ▲ 학부모들이 공사 반대를 요구하며 녹번초 교내 균열을 우려하는 내용을 벽보에 붙였다. 학부모들은 이미 학교 안팎으로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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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과 학교 간의 갈등 양상은 지난 7월 중순 녹번초등학교 현장을 찾았을 때도 감지할 수 있었다. 학교 벽에는 "학교를 둘러싼... 4군데가 웬말이냐 복지관 '17년 1월, 보림주택 '16년 9월, 성미신축 '17년 1월, 기숙사 '16년 8월 등 한꺼번에 뭣이냐고!" 등의 내용이 적힌 선전물과 학교 내 균열을 찍은 사진이 붙어 있었다. 공사가 진행될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지적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녹번초 "제보 내용 와전... 건물 균열 등 이상 있다면 공사관계자가 책임져야"

2일 녹번초등학교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보 내용이) 와전된 게 있지 않나 싶다, 학부모 총회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을 드렸다"라면서 "시교육청과 협의해 어느 정도 해소됐다"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견해 차이가 해소 됐음에도 벽보가 계속 붙어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녹번초 관계자는 "5월에 붙인 것이다, 학부모와 협의 후 설문조사를 해보니 계속 두는 게 좋겠다고 해서 존치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학교 건물 일부에 균열이 있다고 하는데 학교가 파악한 바로는 큰 위험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공사 전 안전진단검사를 받고 학교 건물에 이상이 있다면 공사 관계자가 책임을 지고 학교 건물에 대한 이상이 있을 때 보완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자가 후문에 예정된 장애인종합복지관 공사에 관해 묻자 녹번초 관계자는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식으로 공사가 이뤄지는지 나와있는 게 없다"라고 말했다.

이달 진행 예정인 보림주택 신축공사에 대해서 이 학교 관계자는 "방학동안 학생이 없을 때 철거가 이뤄지면 소음 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공사가 시작되면 철저하게 소음과 분진이 없도록 공사관계자에게 요구하는 등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평구청 "보림주택 외 3곳 공사 허가 신청 안나..."

은평구청 건축과 담당자는 "(보림주택은) 민간에서 건축 허가신청이 왔다, 방학기간을 이용해서 건축주가 맞춰서 공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남도기숙사, 장애인복지관, 종교기관 신축공사)는 신청이 진행된 게 아니다, 장애인복지관 같은 경우는 위탁기관에서 기부채납을 했고 주민설명회를 통해 협의를 구하는 단계"라면서 세 곳 공사에 대한 구체적인 허가신청이 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공사가 진행될 경우, 학부모의 학교건물 균열 주장 및 어린이 등하굣길 안전에 관해 묻자 이 관계자는 "학교 측에서 건축주에게 지반조사 데이터를 요구하는 등 협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자는 녹번초 교감을 통해 학부모 대표와 연락을 요청했으나, 학부모 회장과 부회장은 인터뷰에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녹번초등학교는 지난 7월 21일 홈페이지에 "보림주택 일대 재건축공사가 8월 초부터 진행한다고 학교에 통보한 바 공사기간(2016년 8월~2017년 3월) 동안 안전한 우회 통학로를 알려드립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녹번초는 "공사 중 먼지, 낙석,소음, 학생들의 공사장 출입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가급적 우회 통학로를 이용해 등하교 할 수 있도록 가정에서 지도 부탁드린다"고 안내했다.

녹번초등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안내문 캡쳐
▲ 녹번초 녹번초등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안내문 캡쳐
ⓒ 녹번초등학교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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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먼컨슈머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녹번초등학교, #안전 , #학교 , #우먼컨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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