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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의면접을 마친 학생들이 면접관들의 평가에 귀 기울이고 있다.
 ▲ 모의면접을 마친 학생들이 면접관들의 평가에 귀 기울이고 있다.
ⓒ 바른지역언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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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못 한 질문에 당황했어요. 횡설수설한 것 같습니다." - 삼천포고 서창희
"처음 접해보는 생소한 경험이었어요." - 삼천포여고 강지선
"평소 가졌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 느낌이랄까요?" - 사천고 이용호

학생들의 소감이 다양하다. 어떤 학생은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도 하고 또 다른 학생은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게 됐다고도 한다. 다행스러운 건 저마다 표정이 밝다는 점이다. 아마도 이 새로운 경험을 하나같이 약으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새롭고 생소한 경험, 이건 바로 모의면접이다. 서울의 유명 A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이 19일 오전 삼천포여자고등학교(교장 송창섭)를 방문해 모의면접을 진행했다. 삼천포여고의 요청에 이 대학이 응답한 셈이었다. 삼천포여고뿐 아니라 삼천포고, 삼천포중앙고, 사천고 수험생들에게도 귀한 기회가 주어졌으니, 이는 삼천포여고의 배려 덕분이었다.

모의면접은 해당 대학에 입학을 원하는 고3 학생 11명을 대상으로 1인당 5분씩 진행됐다. 학생들은 '희망 학과를 왜 지원하는지' 등 면접관이 던지는 질문에 비교적 논리정연하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았다.

하지만 면접관들의 눈은 날카로웠다. 면접실에 들어서며 건네는 인사, 답변하는 자세, 말하는 속도, 시선 처리 등 질문에 답하는 내용 못지않게 태도나 자세 또한 중요함을 지적했다. 예상 밖의 어려운 질문이 들어왔을 경우엔 아예 "잠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세요"라고 말하고 짧게라도 생각을 정리한 다음 말하는 게 더 낫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면접관들은 개별 조언 말고도 "전반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총평을 내렸다. 특히 "자신을 가장 잘 나타내는 형용사 한 마디를 말해보라"는 질문에 답을 주저하는 이가 많았음을 언급하며 "자신을 드러냄에 있어 더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 삼천포고 서창희 학생이 인성 모의면접에서 면접관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삼천포고 서창희 학생이 인성 모의면접에서 면접관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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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에 대한 모의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A대학 입학처장은 교사들과 간담회를 했다. 그는 "내년부터 면접 범위가 더욱 늘어난다. 이 말은 면접의 중요성이 그만큼 더 커진다는 이야기"라며 A대학 외 서울의 주요 대학이 비슷한 추세임을 소개했다. 이럴 경우 고교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조금 떨어져도 면접을 잘 보는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더 가기가 쉬워진다는 얘기가 된다.

그는 또 수험생들의 면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선 고교 저마다의 교육과정이라고 꼽았다.

"일방적인 '문제풀이'식 교육에서 벗어나야 해요.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 예를 들어, 독서나 토론, 실험 등으로 학생들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면접이 이런 점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학교 교육과정이 받쳐주지 않으면 학생들로선 힘들겠죠."

올해 수능일이 어느새 넉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공부를 하는 목적이 좋은 대학 진학에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상당한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있어 그것이 1차적 목표가 되고 있음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지역사회에선 '명문대학 진학 = 우수 인재'란 인식이 강하다. 각종 교육 지원 사업을 펴는 사천시도 이런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아서 '명문대학 진학생을 많이 배출하는 명문고' 육성에 초점을 두는 듯하다. 그러나 방향이 적절한지, 또는 그 방향에 이르는 방법이 적절한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있었던 모의면접 행사는 오늘날 대학들이 어떤 인재를 찾고 있는지 가늠하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인성분야'에 한정된 면접이긴 했으나, 단순히 수능 성적으로 줄을 세우던 것에서 인성과 열정, 창의성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는 단기적 처방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공교육의 틀에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셈이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만으로도 원하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고 싶었죠."

이날 모의면접을 기획한 삼천포여고 강미경 교사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이름난 다른 지역 고교로 진학하지 않아도, 유명한 사설학원의 도움 없이도, 경남자영고·삼천포중앙고·삼천포공고·곤양고·사천고·사천여고·용남고·삼천포고·삼천포여고 학생들이 해당 학교 교육프로그램 속에서 원하는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뉴스사천, #고3, #수험생, #모의면접,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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