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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보로 참사
1989년 4월 15일 영국 프로축구팀 리버풀과 노팅엄 포레스트가 벌인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준결승이 열린 셰필드 힐스보로 경기장에서 관중 96명이 압사한 사고. 당시 관중 수천 명이 몰려든 상태에서 경찰은 인원 분산을 위해 출구 일부를 열었는데, 이들이 입석으로 몰려들면서 뒤에서 밀려드는 군중과 철제 보호망 사이에 끼인 입장객이 질식사했다.
"연대하면 산도 옮길 수 있다."

지난 11일(영국 현지시각), 영국 힐스보로 유가족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해 준 말이다. 27년이 지나 진실규명을 이룬 힐스보로의 부모들. 그들의 간절함과 포기하지 않음이 여러 도움을 이끌어 내었고, 결국에는 참사의 진실규명이라는 뜻을 이루었다.

세월호 가족들과 4.16해외연대의 우공이산

비슷한 한자성어가 있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우공이 산을 옮겼다는 말로, 우공이라는 노인이 마을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산을 옮기고자 정성을 다했고, 하느님이 감복하여 결국 산을 옮겨 주었다는 이야기다. '우공이산'은 동서양에서 모두 통하는 말임을 영국의 힐스보로 유가족에게서 확인할 수 있었다.

"진실을 밝혀낸 승리의 과정과 경험을 얻기 위해 유럽을 방문했다"는 4.16가족협의회의 '예은아빠' 유경근씨와 '시연엄마' 윤경희씨, 박승렬 4.16연대 상임운영위원과 박현주 간사 팀은 힐스보로 참사에서 아이들을 잃은 유가족들을 만나 서로의 경험을 공유했으며, 손을 맞잡고 안아주며 서로를 위로했다.  

"포기하지 않으면 진실을 밝혀낼 수 있다는 희망을 얻어가려 한다."

유경근씨는 말했다.

"우리 아이들은 배가 침몰해서 사망한 것이 아니라, 구조되지 못해서 사망한 것이다."

4.16가족협의회와 연대를 이어 온 재외동포들도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를 알고자 하는 마음은 똑같기 때문에 포기를 모른다. 그렇다.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끊임없이 연대하고 노력하면 산도 옮길 수 있다. 27년 만에 힐스보로 참사의 과실이 경찰에 있다는 판결을 받아낸 유가족들은 법률팀을 만나러 온 세월호 유가족들과 만나 힐스보로 참사 기념비를 함께 방문했다.

BBC, 세월호 가족과 영국 힐스보로 참사 유족 만남 보도

세월호 가족들이 영국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13일과 14일 현지언론과의 기자회견, 영화상영회와 강연회, 교민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다
▲ 프랑스에 도착한 세월호 가족들 세월호 가족들이 영국을 떠나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13일과 14일 현지언론과의 기자회견, 영화상영회와 강연회, 교민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다
ⓒ 416해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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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영국의 BBC 방송(BBC One North West Tonight )이 이들 유가족들의 만남을 보도했다.

세월호 참사 해외연대 활동을 해오고 있는 'Remembering Sewol UK'의 대비 김씨는 트위터를 통해 영국을 방문한 유가족 행보를 실시간으로 알리기도 했다. 이 방송은 '세월호를 잊지 않는 뉴욕뉴저지 사람들의 모임'에서 다시보기 동영상에 자막을 넣어 공유하면서 한인 커뮤니티에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동영상링크를 공유한 대비 김씨는 "힐스보로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에서 많은 유사점을 발견했으며, 진실을 밝혀내기를 그리고 정의를 구현하기를 진심으로 염원했다"고 페이스북에 밝혔다. 한편, 4.16해외연대 활동을 하고 있는 재외 동포들은 SNS 상에서 유럽 방문팀을 응원하고 정보를 공유했다

12일(프랑스 현지시각), 4.16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 미수습자 수습, 치유와 회복을 위한 추모, 안전 사회 건설을 통한 유사참사 재발방지의 필요성을 국제 사회에 알리고 연대 행동을 조직하기 위하여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유럽을 방문 중인 4.16 가족협의회와 4.16연대팀은 독일, 바티칸, 브뤼셀, 영국을 거쳐 프랑스에 마지막 짐을 풀었다.

이들은 유럽 5개국 8개 도시(뮌헨, 보훔, 베를린, 바티칸, 브뤼셀, 런던, 리버풀, 파리)에서 현지 언론과의 기자회견,  영화 <나쁜 나라> 또는 <업사이드 다운> 상영회와 강연회, 교민 간담회 등을 갖고 참사의 아픔을 나누고, 정의를 세우기 위한 연대 활동을 하며 새로운 국제연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13일, 이들은 소르본느 대학에서 영화상영회와 강연회를 가질 예정이고 14일에는 한인성당에서 파리한인들과의 만남의 자리를 갖는다. 또 유가족들은 11.13 파리 테러 피해자 단체 '박애와 진실(13ONZE15 Fraternité et Vérité)'을 찾아 바타클랑 극장에서 살아남은 피해자인 오헬리아 질베르 행정위원을 만날 것이고, 진실 규명을 위한 연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뉴욕뉴저지 세사모가 올린 BBC 영상 한글 자막본

5월 3~4일 독일 뮌헨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활동. 뮌헨 앰네스티 한국 담당 한스부흐너, 뮌헨 교민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5월 3~4일 독일 뮌헨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활동. 뮌헨 앰네스티 한국 담당 한스부흐너, 뮌헨 교민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 클레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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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독일 보훔에는 네덜란드에서 달려온 백민주화씨가 함께 했다. 부친 백남기 선생은 작년 11월에 경찰의 물대포 조준사격으로 인해 쓰러져 벌써 6개월째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5일, 독일 보훔에는 네덜란드에서 달려온 백민주화씨가 함께 했다. 부친 백남기 선생은 작년 11월에 경찰의 물대포 조준사격으로 인해 쓰러져 벌써 6개월째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 클레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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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들은 22년 전 에스토니아호 침몰로 어머니를 잃은 스웨덴 유족 레나르트 노르드씨를 만났다. 영화 <업사이드 다운> 상영회와 기자회견 및 유가족 만남이 있었다.
▲ 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간담회 세월호 가족들은 22년 전 에스토니아호 침몰로 어머니를 잃은 스웨덴 유족 레나르트 노르드씨를 만났다. 영화 <업사이드 다운> 상영회와 기자회견 및 유가족 만남이 있었다.
ⓒ Tsukasa Ya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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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발치에서나마 교황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하기 위해 바티칸에 왔다" 유경근씨가 밝혔다.
▲ 8일, 바티칸 "먼 발치에서나마 교황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요청하기 위해 바티칸에 왔다" 유경근씨가 밝혔다.
ⓒ 4.16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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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힐스보로 유가족을 만난 세월호 가족들은 "이 만남을 헤드라인으로 올리고 본방송 중 상당시간을 할애해서 세월호 참사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라고 대비김씨는 밝혔다.(https://t.co/oTSFyEW5am)
▲ 11~12일 영국 영국의 힐스보로 유가족을 만난 세월호 가족들은 "이 만남을 헤드라인으로 올리고 본방송 중 상당시간을 할애해서 세월호 참사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라고 대비김씨는 밝혔다.(https://t.co/oTSFyEW5am)
ⓒ 대비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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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해외연대, #유경근, #윤경희, #우공이산,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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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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