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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희망을 갖게 되었다. 앞으로 소통하겠다."
"지역에서 귀감이 되는 사업장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4일 점심시간, 창원 케이비알(KBR) 공장 식당에서 열린 '케이비알 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 보고대회'에서 박주찬 대표이사와 박태인 금속노조 경남지부 케이비알지회장이 한 말이다.

케이비알 노사는 지난 2월 29일 회사 정상화에 합의했고, 2일부터 직원들이 출근해 청소도 하면서 정상화에 나섰다. 이날 회사 대표이사와 창원지역 노동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보고대회가 열린 것이다.

창원 케이비알 노사는 오랜 갈등을 겪다가 최근 정상화에 합의하고, 금속노조 경남지부 케이비알지회는 4일 점심시간에 '케이비알 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 보고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과 박추찬 케이비알 대표이사, 박태인 금속노조 케이비알지회장이 행사 뒤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창원 케이비알 노사는 오랜 갈등을 겪다가 최근 정상화에 합의하고, 금속노조 경남지부 케이비알지회는 4일 점심시간에 '케이비알 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 보고대회'를 열었다. 사진은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과 박추찬 케이비알 대표이사, 박태인 금속노조 케이비알지회장이 행사 뒤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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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링(쇠구슬)을 생산하는 KBR는 오랫동안 노사 갈등을 겪었다. 임단협 교섭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사측은 밀양에 있는 다른 공장으로 기계 반출을 시도했다가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막으면서 충돌을 빚기도 했다.

노사 갈등은 2013년부터 시작되었다. 금속노조 케이비알지회는 2014년 5월부터 파업에 들어갔고, 사측은 2015년 5월 폐업에 이어 그해 7월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해산을 결정하기도 했다.

KBR 조합원은 처음에 48명이 가입해 있었는데 그동안 일부 퇴직하면서 현재 37명이 남아 있다. 이들은 그동안 공장 안팎에서 집회와 거리행진 등 다양한 투쟁을 벌여왔다.

조합원들이 오랜 투쟁으로 생계 등에 어려움을 겪자 금속노조 경남지부 조합원들이 도왔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전체 조합원들이 케이비알 조합원들을 돕기 위해 1인당 6개월간 매월 5000원씩의 모았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모아진 기금은 총 1억 1600만원 정도였다.

이날 보고대회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다소 어두컴컴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회사가 공장폐쇄 등을 결정하면서 전기를 끊었고, 아직 복구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날 현장 분위기는 밝았다.

박주찬 대표이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참석자들도 모두 박수를 치는 속에, 그는 "엊그제 모두 출근해서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해로운 희망을 보았다"며 "앞으로 소통하면서 회사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 케이비알 노사는 오랜 갈등을 겪다가 최근 정상화에 합의하고, 금속노조 경남지부 케이비알지회는 4일 점심시간에 '케이비알 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 보고대회'를 열었다. 박주찬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창원 케이비알 노사는 오랜 갈등을 겪다가 최근 정상화에 합의하고, 금속노조 경남지부 케이비알지회는 4일 점심시간에 '케이비알 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 보고대회'를 열었다. 박주찬 대표이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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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인 지회장은 "그동안 우리 조직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지역 동지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준 덕분에 생계비를 모아주어 버틸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3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백기를 들 것이라 했지만, 지역 동지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엊그제 합의를 했다.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음 싸움을 위한 합의였다. 정확히 664일만이다. 지역 동지들한테 받은 도움은 평생 살아가면서 갚아 나가겠다. 박주찬 사장과 함께 지역에서 귀감이 되는 사업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격려도 이어졌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오늘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다. 노사가 먼저 공장 정상화를 위해 합의를 했다고 본다"며 "조합원들의 마음은 아직도 아픔으로 남아 있다. 그 아픔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 아픔까지 치유될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다시 나설 것"이라 말했다.

정의당 노회찬 예비후보(창원성산)는 "창원에 내려와서 한 달 전 이곳을 찾았다. 그 때는 이런 날이 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봄은 창원에서 시작되고, KBR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이라며 "가장 소중한 것은 회사의 정상화다. 지금 대한민국 곳곳의 비정상화를 정상화로 바꾸어야 한다. 지역에서 그동안 연대해 왔는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보고대회를 마친 뒤 참가자들은 준비한 음식을 들며 서로를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창원 케이비알 노사는 오랜 갈등을 겪다가 최근 정상화에 합의하고, 금속노조 경남지부 케이비알지회는 4일 점심시간에 '케이비알 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 보고대회'를 열었다.
 창원 케이비알 노사는 오랜 갈등을 겪다가 최근 정상화에 합의하고, 금속노조 경남지부 케이비알지회는 4일 점심시간에 '케이비알 정상화를 위한 노사합의 보고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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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케이비알, #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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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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