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를 분석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를 분석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미국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첫 경선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2인자의 반란'이 일어났다.

2일(현지시각) 치러진 민주당과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줄곧 여론조사 2위를 달리던 버니 샌더스와 테드 크루즈가 대이변을 일으켰다. 반면 대세론을 앞세우던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체면을 구겼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싱거운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그동안 수없이 쏟아진 여론조사를 모두 뒤집고 첫 대결부터 2위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이번 경선은 기나긴 장기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겨도 웃지 못한 클린턴, 졌지만 웃는 샌더스

민주당 경선에서는 클린턴이 소수점을 다투는 치열한 접전 끝에 샌더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가 워낙 적어 사실상 비긴 것과 다름없고, 오히려 샌더스가 더 주목을 받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물론이고 공화당 후보들과의 대결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며 가장 유력한 백악관 주인으로 손꼽히던 클린턴은 '무명의 노정객' 샌더스의 거센 도전에 고전했다.

2008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하면서 대세론이 깨졌고, 결국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내줘야 했던 클린턴으로서는 숨 막히는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8년 전의 악몽을 떠올렸을 것이다.

반면 샌더스는 비록 아깝게 패했지만 승리 못지 않은 결과를 거두면서 민주당 경선 판도를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ABC는 "클린턴은 이겨도 패한 것 같은 기분일 것"이라며 "샌더스가 더 큰 상승세를 타고 다음 경선지인 뉴햄프셔로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저임금 2배 인상, 월스트리트 금융가 개혁, 성 소수자 인권 신장 등 파격적인 진보 공약을 내세워 중산층과 젊은층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이 샌더스의 강점이다.

CNN의 뉴햄프셔 여론조사에서 5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4%에 그친 클린턴을 크게 앞서고 있는 샌더스의 인기는 오는 9일 일반 유권자까지 참여하는 두 번째 경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할 경우 '돌풍'을 넘어 '태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세론에 '일격' 가한 크루즈 

테즈 크루즈의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를 보도하는 ABC 뉴스 갈무리.
 테즈 크루즈의 공화당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를 보도하는 ABC 뉴스 갈무리.
ⓒ ABC

관련사진보기


거친 독설과 막말로 화제를 모으며 줄곧 여론조사 1위를 질주하던 공화당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2위 크루즈가 가장 많은 28%를 득표했다. 개표 시작 2시간여 만에 승리를 선언할 정도로 크루즈의 완승이었다.

'쿠바 이민자의 아들'이라는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텍사스 주 최연소 법무차관과 상원의원을 역힘한 크루즈는 공화당 내 강경 세력의 전폭적인 지원, 유권자를 직접 만나 호소하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아이오와의 민심을 사로잡았다.

오히려 3위 마르코 루비오에게 1% 포인트 차로 겨우 승리하며 2위 자리마저 불안한 트럼프는 만약 뉴햄프셔에서도 승리하지 못하고 초반 주도권을 빼앗긴다면 대선 후보직을 장담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막말과 기행을 일삼는 트럼프나 강경 보수인 크루즈보다 '본선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온건 보수 루비오를 공화당 지도부가 집중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CNN은 "루비오는 실망스러운 3위가 아니라 강력한 3위로 떠올랐다"라며 "충분히 공화당의 대선 후보직을 노려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루비오 역시 쿠바계 이민자 출신으로 공화당이 취약한 소수 인종 표심도 끌어안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경선 판도가 트럼프 독주 체제에서 크루즈-트럼프-루비오의 '3파전' 구도로 바뀌면서 더욱 흥미로워진 것도 미디어의 관심을 끄는 데 더 유리할 것으로 공화당은 기대하고 있다.


태그:#아이오와 코커스, #버니 샌더스, #테드 크루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냉탕과 온탕을 오갑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