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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한 잎 들깻잎 한 장에 족발 한 점, 마늘과 풋고추, 된장양념에 먹으면 그 맛이 꿀맛이다.
 상추 한 잎 들깻잎 한 장에 족발 한 점, 마늘과 풋고추, 된장양념에 먹으면 그 맛이 꿀맛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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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가면 어떤 음식을 먹을까. 부산의 향토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부산의 향토음식은 돼지국밥이다. 돼지 뼈를 푹 고아 낸 구수한 맛의 돼지국밥은 부산의 향토음식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래서 부산에는 내로라하는 돼지국밥집들이 참 많기도 하다.

부산 음식에서 족발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시원한 맛과 매콤한 맛의 밀면, 기장의 짚불 꼼장어구이. 시래기에 된장을 풀어 푹 끓여낸 해장국 시락국밥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음식들이 많지만 이번에 소개할 곳은 족발 특유의 맛을 오롯하게 살려낸 해운대 좌동시장의 고향 왕족발집이다. 이어 44년 전통의 해운대 형제돼지국밥과 부산 서면시장의 줄서는 맛집 기장 손칼국수집도 소개한다.

잔꾀 부리지 않고 걸어온 오직 한길... 25년 세월이 담긴 족발 맛

해운대 좌동 재래시장의 고향왕족발 기본 상차림이다.
 해운대 좌동 재래시장의 고향왕족발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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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다리와 뒷다리를 반반씩 섞어 담아낸다. 참 합리적이다.
 앞다리와 뒷다리를 반반씩 섞어 담아낸다. 참 합리적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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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좌동 재래시장의 고향왕족발이다. 이곳은 생족을 매일 삶는다. 상추 한 잎 들깻잎 한 장에 족발 한 점, 마늘과 풋고추, 된장양념에 먹으면 그 맛이 꿀맛이다. 쫄깃한 식감이 유난히 돋보이는 이 족발은 순수하고 담백한 족발 특유의 맛을 오롯하게 잘 살려냈다.

쫄깃한 식감에 족발 향이 기분 좋게 느껴진다. 족발은 부추장아찌와도 잘 어울린다. 여느 집들과 달리 이곳은 대(大) 자를 주문하면 앞다리와 뒷다리를 반반씩 섞어 담아낸다. 참 합리적이다.

"돼지가 앞다리에 힘이 많이 실려 앞다리 근육이 맛있다고 하는데 요즘 사육한 돼지는 운동 부족으로 앞뒤 맛의 구분이 없어요."

이곳 주인장 정민조(62)씨는 사료를 먹여 가둬키우는 요즘 돼지는 운동 부족으로 앞뒤 다리 맛의 구분이 없다고 말한다.

주인아주머니는 족발에 잔꾀부리지 않고 25년 세월 동안 오직 한길을 우직하게 걸어왔다.
 주인아주머니는 족발에 잔꾀부리지 않고 25년 세월 동안 오직 한길을 우직하게 걸어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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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맺은 인연이 올해로 25년째라는 이곳은 오후 9시 무렵이면 하루 물량이 다 소진된다. 매일 준비한 70개의 족발 200인분을 당일에 다 판매한다니 놀랍다.

"족발은 삶아서 이틀 놔두면 맛없어 못 먹어요."

족발을 매일 삶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 족발 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손님이 많을 때는 하루에 2번씩 삶기도 한다. 근처에 장산으로 가는 등산로가 있어 등산객들이 족발을 많이 사가기 때문. 주 고객이 테이크아웃 손님이다.

오후 9시 무렵 하루 장사를 마치고 식사 중인 주인 부부와 얘길 나눴다. 원래 오후 11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족발이 다 팔려 미리 마무리했다. 우리 일행은 운 좋게도 마지막 손님이 된 셈이다. 이후 찾아온 손님들은 허망하게 그냥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족발에 잔꾀부리지 않고 오직 한길을 걸어온 25년 세월이다. 우직하게 지켜온 우리네 족발의 참맛이 담겨있다.

해운대 형제돼지국밥, 뜨끈뜨끈한 돼지국밥 한 그릇

다진 양념과 국밥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손님이 원하는 대로 준다.
 다진 양념과 국밥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손님이 원하는 대로 준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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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 하면 부산을 빼놓을 수가 없다. 돼지국밥은 부산의 향토음식이기 때문이다. 돼지 뼈를 푹 고아 우려낸 육수를 이용한 부산 돼지국밥은 국물이 뽀얗고 진하다.

돼지국밥은 역시 부산이 최고다. 이번에 소개하는 곳은 해운대시장에 있는 국밥집이다. 착한 가격에 맛도 무난해 찾는 이들이 많은 인기업소다.

돼지국밥은 추운 겨울날 시린 속을 달래기에 아주 좋다. 뜨끈뜨끈한 국밥 한 그릇 비워내면 피로가 싹 가신다.

"내장국밥 한 그릇 주세요."
"밀려있거든요, 좀 있다 주문 받을게요."

돼지  뼈를 푹 고와 우려낸 육수를 이용한 부산 돼지국밥은 국물이 뽀얗고 진하다.
 돼지 뼈를 푹 고와 우려낸 육수를 이용한 부산 돼지국밥은 국물이 뽀얗고 진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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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적인 분위기에 반찬과 양념은 쟁반에 소박하게 담아낸다.
 서민적인 분위기에 반찬과 양념은 쟁반에 소박하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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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시장 초입에 있는 형제전통돼지국밥이다. 돼지국밥 내장국밥 순대국밥 섞어국밥 등 국밥 종류가 각각 5천원이다. 따로국밥만 6천원이다. 쌀과 돼지고기 순대 내장 등의 식재료는 국내산이다.

자그마한 공간이지만 늘 사람들로 붐빈다. 서민적인 분위기가 좋다. 반찬과 양념은 쟁반에 소박하게 담아낸다.

44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이곳 나름 내공이 있는 집이다. 국물이 고소하고 맛있다. 쫄깃한 내장과 돼지고기 맛도 괜찮다. 전체적으로 맑고 깔끔한 맛이다.

다진 양념과 국밥에 들어가는 내용물은 손님이 원하는 대로 준다. 매일 준비한 음식은 그날 다 팔아 치운다. 순환이 잘 되므로 음식이 신선하고 좋다.

부산 서면시장 기장손칼국수... 줄서는 사람들

할머니가 손칼국수 면을 썰고 있다.
 할머니가 손칼국수 면을 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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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집 가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끊겼다 다시 이어지길 반복한다. 제법 이름난 곳인가 보다. 부산 서면의 재래시장인 서면시장 초입에서 본 풍경이다.

가는 날은 때마침 장이 쉬는 날이다. 칼국수집 앞에 줄을 서 기다렸다. 할머니 한분이 칼국수 면을 썰고 있다. 솜씨가 수준급이다.

손칼국수 한 그릇에 4천원이다. 가격이 착한 편이다. 주문한 손칼국수는 오래지 않아 바로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칼국수가 제법 먹음직하다. 양도 푸짐하다.

손칼국수에 쑥갓을 듬뿍 올려 푸른빛이 입맛을 자극한다.
 손칼국수에 쑥갓을 듬뿍 올려 푸른빛이 입맛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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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칼국수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참 맛있다.
 손칼국수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참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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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갓을 듬뿍 올려 푸른빛이 입맛을 자극한다. 칼국수 면에 고명으로 참깨도 듬뿍 뿌렸다. 고소한 맛이 도드라진다.

손칼국수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참 맛있다. 한 줄에 1500원 하는 김밥과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는데 다음 번엔 김밥과 함께 먹어봐야겠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 말에 의하면, 부산에서 이 집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던데 과연 그 명성이 허언이 아니었다.

"어서 오세요!"

손님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족발, #손칼국수, #돼지국밥, #부산맛집,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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