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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훈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총장 보광 스님이 퇴진하지 않는 한, 동국대 사퇴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장훈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총장 보광 스님이 퇴진하지 않는 한, 동국대 사퇴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불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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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일면 스님이 19일까지 사퇴하지 않으면 이사회의 '이사진 전원 퇴진' 결의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성토하겠다. 총장 보광 스님도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

최장훈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지난 8일 동국대 명진관에서 열린 '동국대를 부탁해'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학생 대표로 연단에 올랐다. 간담회로 변경·진행된 행사에서 최장훈 회장은 "법인사무처에 사퇴서를 낸 이사를 확인했다. 모두 사퇴하겠다던 동국대 이사들 가운데 단 한 명도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다. 미리 사퇴서를 내고 3일 임기가 만료된 미산 스님이 전부"라고 말했다.

동국대에서는 논문 표절 등을 이유로 총장·이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부총학생회장이 약 50일 간 단식 농성을 벌이다가 지난 3일 이사진 전원 사퇴가 결의된 바 있다(관련 기사 : "교수들 만세 분위기"... 동국대 사태 일단락되나).

최 총학생회장 "보광 스님, 총장도 이사도 해선 안 돼"

최장훈 총학생회장은 "자신은 3일 이사회 결의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행정 공백을 우려해 총장직과 이사직을 사퇴하지 않겠다는 것이 총장 보광 스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광 스님 때문에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 스님이 그동안 학생을 기만해 온 행보로 봤을 때 총장은 물론 이사도 해서는 안 된다는 학생들의 입장은 명확하고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보광 스님은 지난 4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폐 종양을 조기 발견해 절제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이다. 그는 현재 병상에서 업무를 보면서 다음 주 중에 학교로 복귀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최 총학생회장은 "교수 연구 학위 책임지는 사람이 논문표절 시비에 걸린 것부터가 말이 안 된다. 보광 스님의 문제 논문들은 표절이 맞다. 심각한 수준이다"고 했다. 이어 "지난 1년 보광 스님이 보여준 행보가 굉장했다. 스님은 종단 개입 사건 발생 후부터 5월 2일 총장 선출 때까지 단 한 번도 학생과 소통 시도를 안 했다. 처음 학생 앞에 모습 보인 것이 내가 고공농성 하던 때, 은석초교 총장 선출되고 그다음 주였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 회장은 "김건중 부총학생회장이 단식할 때, 보광 스님은 처음에는 단식천막 앞으로 출퇴근하다가 학생 항의가 길어지니 출입구를 바꿨다. 지난 11월 14일 이사 선임이 되자 단식농성장을 방문했다. 굉장히 정치적인 태도다. 이런 보광 스님에게 학생과의 소통을 기대할 수 없다. 동국대 사태 핵심인물이 보광 스님이다"라고 말했다.

"보광 스님이 총장직에서 퇴진해야 끝난다"

최장훈 총학생회장은 "총장이 퇴진해야 한다. 이사들도 모두 사퇴한다고 했다. 총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이 사태는 해결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광 스님이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보광 스님을 총장직에 그대로 둔다면 갈등의 불씨가 계속해서 남는다. 보광 스님 위시한 종단세력, 직원 교수들이 언제든지 파벌싸움 등 동국대에서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보광 스님이 싫어서라기보다 종단 개입이 벌어지지 않게 하려고 학생들이 싸우는 것이다. 그 첫 번째가 이사장 일면 스님과 총장 보광 스님 퇴진이다."

최 회장은 "(페이스북 등) SNS를 봐라. 일면·보광 스님에 대해 학생들이 얼마나 적나라하게 비판하고 있는지 봐라. 일면·보광 스님에게는 리더십도 권위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학교 이끌어 가겠다는 것이냐. 보광 스님이 총장직을 계속한다면 사태는 장기화한다. 학교 이미지는 더 떨어지고, 공백은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보광 스님이 나가면 더 안 좋은 인사가 총장을 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누차 강조하지만 우리 싸움은 총장이 누가 되더라도 대학구성원과 소통하고 민주적 의사를 결정하는 구조를 만들어 가는 싸움"이라고 덧붙였고 이어서 "총장 선출을 다시 하더라도 학생 교수 직원 등 대학구성원의 힘이나 개입력이 높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종단파견 이사 9명에서 3명으로 줄여야"

최 총학생회장은 "종단 추천 이사를 9명에서 3명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3일 이사진 전원 사퇴를 천명한 이사회 결의사항을 준수하도록 학생들이 계속 감시해야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대학구성원의 힘으로 이사진을 사퇴시킨 본보기가 드물다. 매우 의미있는 일을 동국대 학생들이 해냈다. 일면 이사장 등 이사진 사퇴를 통해 대학 구성원 힘과 의식 고양된 것을 확인했다. 또, 종단의 부도덕한 인사가 학교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막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국대 사태가 단식 50일째로 사람이 죽을 지경까지 가고 팔정도 불상 앞이 단식촌이 됐다. 임시방편으로 이사진 사퇴라는 선언적 결의, 거짓말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언론에 '이사진 총사퇴 결의'가 보도됐다. 반드시 이행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 이사회도 시간 끌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최 회장은 "일면·보광 스님의 이사장직, 총장직 사퇴를 넘어 이사 전체가 책임지라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사들의 총사퇴 이면에는 3일 이사회를 앞두고 학생들의 관심이 커진 변화가 영향을 끼쳤다. 학생 관심이 지속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사들은 겨울방학을 전후로 자신들의 거취를 두고 고민할 것이다. 학생이 있고 없을 때 그들의 마음은 다를 것이다. 학생이 학교에 없을 때 새롭게 권력을 수립하기 위해 이사뿐 아니라 종단도 움직인다. 학생들도 움직여야 한다"고 발언했다.

"행정 공백 우려는 핑계, 새 이사진 구성하면 될 일" 

최 회장은 "어제부터 법인사무처에 사퇴한 이사를 확인하고 있다. 오늘은 학생 교수 동문이 참가하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일면·보광 스님과 화쟁위에 질의서를 보냈다"고 했다.

질의 내용은 ▲ 8일 현재 동국대 법인 이사회 구성과 향후 사퇴할 임원은 누구인지 ▲ 사퇴할 임원 어떤 순서로 언제까지 사퇴할 것인지 ▲ 새 이사장 선출은 언제 하는지 ▲ 감사도 사퇴하는지, 새 감사는 언제 선출하는지 ▲ 총장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등 5개 항이다.

최 회장은 "이사회 결의 조건에 따라 단식과 농성은 공식적으로 모두 해제했다. 이사들이 계속해서 약속을 안 지킨다면 사퇴를 왜 안 하느냐는 명분으로 시위하겠다. 우리는 단식과 농성을 모두 풀었으니 이제는 이사들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정 공백을 우려한다는 것은 핑계다. 종관위고 개방이사추천위원회고 빨리 모여서 새 이사진을 구성하면 될 일이다. 누군가 학교를 통해서 얻어갈 것이 있으니까 새 이사진 구성이 더뎌지는 것 아니냐. 잘못 있는 사람부터 책임지고 나간 뒤, 모두가 합의해서 새로 뽑으면 된다"고 했다.

한 학생은 "이미 보광 총장 선출 전에 반 년 가까이 무탈하게 총장 직무대행 체제를 운영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하는 행동은 종립학교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조계종을 아주 물러가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 운영의 70~80%를 학생등록금으로 운영한다. 학생이 대학운영에 목소리를 낼 만한 수치다. 학생들이 동국대가 불교, 종립학교인 것을 거부하거나 불인정한 적 없다. 지난 8월 경남권 사찰을 도보순례 하며 종립학교가 이래서는 되겠느냐며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회장은 "일부 매체가 차기 학부 총학생회장의 종교가 불교가 아닌 것을 문제 삼아 '이교도의 동국대 공격'을 운운한다. 이는 물타기다. 학생들은 모교 동국대가 종립대라면서 종단 권력 투쟁에 매몰된 것을 봐왔기 때문에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편집ㅣ김준수 기자



태그:#동국대, #최장훈, #이사 사퇴, #보광 스님, #일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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