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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곤 NLD 당사서 연설하고 있는 아웅산 수치.
 양곤 NLD 당사서 연설하고 있는 아웅산 수치.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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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미얀마 야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군부 종식을 눈앞에 뒀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9일 밤(한국 시각)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초반 개표 결과에서 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개표가 완료된 하원 48석 가운데 45석을 휩쓸었다. 반면 군부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또한 NLD는 선거가 끝난 직후 자체 집계를 통해 전체 의석의 70% 이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반세기에 걸친 미얀마 군부 독재가 끝나고 민주정권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NLD 선거 대책반 대변인은 "각 개표소에 파견된 직원들의 보고를 근거로 자체 집계한 결과 전국에서 70% 이상의 의석을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단독 집권에 충분한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반면 USDP의 흐타이 우 의장 대행은 "우리는 선거에서 패배했다"라며 "최종 결과는 아직 모르지만 선거 결과를 받아들인다"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로써 1962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부 독재가 반세기 만에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1차 발표를 시작으로 개표가 완료될 때까지 하루 여섯 차례에 걸쳐 중간 개표 결과를 발표한다. 최종 개표 결과는 이르면 이달 10일이나 중순에 발표할 예정이다.

미얀마 군부, 반세기 만에 막 내리나

미얀사 총선에서 야당의 승리 전망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미얀사 총선에서 야당의 승리 전망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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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치러진 역사적인 자유 총선을 치르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NLD 당사 앞에 모인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의 초반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승리를 확신하며 환호했다.

NLD를 이끄는 수치는 당사 발코니에서 나와 지지자의 환호를 받으며 "아직 최종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 모두 선거 결과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수치는 "패배한 후보를 자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여당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면서도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세력은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1990년 총선에서 NLD가 492석 중 392석을 얻어 압승을 거뒀으나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2010년 총선에서도 수치의 출마를 불허하며 선거를 방해했던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미얀마 군부는 정권을 빼앗기더라도 현행법에 따라 국방부, 내무부, 국경경비대 등 안보 관련 3개 부처 장관을 지명할 수 있다. 또한 유사시 정부 통제권을 넘겨받을 수 있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수치 "대통령 넘어서는 권한 행사할 것"

그러나 NLD가 정권 탈환을 확신하기는 아직 섣부르다. 헌법에 따라 군부가 166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NLD가 단독 집권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하원의 의석수 657석 중 329석을 얻어야 한다. 이번 총선에 나온 선출직 491석의 67%에 해당하는 의석이다.

반면 USDP는 선거에서 패하더라도 163석만 차지하면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군부에 할당된 166석과 합쳐 '반쪽 민정'으로 재집권이 가능하다. 따라서 NLD와 USDP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군소 정당과 연정에 나서야 한다.

또한 NLD가 단독 집권하더라도 수치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외국 국적의 배우자나 자녀를 둔 사람은 미얀마 헌법 조항에 따라 내년 2월 치러질 대선에 입후보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치는 "NLD가 승리하면 내가 '대통령직 위의(above the president)' 지도자로서 실질적인 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나의 대선 출마를 막는 헌법도 개정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태그:#미얀마, #아웅산 수치, #군부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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