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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병 2사단에서 발생한 병사 가혹행위 사건을 재수사한 해병대사령부가 해당 부대장을 보직 해임하고 가해병사 두 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병대사령부는 24일 "피해자 가족들의 이의제기에 따라 2사단 가혹행위 사건 재수사를 실시했다"라면서 "그 결과 자체 헌병대 수사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각각 세 명으로 조사됐던 것이 가해자는 7명, 피해자는 5명으로 늘었다"라고 설명했다.

해병대사령부는 재수사 결과에 따라 지휘책임을 물어 해당 대대장을 보직 해임하고 그를 포함한 간부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키로 했다. 또 사건 발생 이후 최초 수사를 담당했던 사단 헌병대장, 수사과장, 수사담당자 등 세 명을 부실수사 및 직무소홀 등으로 처벌할 계획이다.

해병대사령부 조사 결과 방아무개(22) 일병과 반아무개(21) 일병 등 네 명은 지난 5월 22일부터 같은 달 29일까지 생활관과 화장실 등지에서 생활태도가 불량하다는 이유로 후임병들의 얼굴과 가슴을 손과 발로 폭행하거나 폭언을 퍼부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후임병들에게 욕설과 함께 부당한 지시를 강요했다.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한 A(20)일병은 이런 사실을 민간인 상담사에게 알렸고, 이후 해병 2사단 헌병대는 수사에 착수했다. 가해자 세 명은 영창 등 징계를 받고 다른 부대로 전출됐다. 가해 병사들을 징계처분한 부대 대대장 등은 사건을 상부로 보고 하지 않았다.

이후 다른 선임병 4명이 A일병에게 생활관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계속했고, 이를 견디다 못한 A일병은 다른 부대로 전출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입한 지 얼마 안됐다는 이유로 뜻을 이루지 못하자 A일병은 지난달 말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A일병의 가족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언론에 이 사실이 알려진 후 해병대사령부는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다.

해병대사령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서 해병대 특유의 가혹행위인 '기수열외'는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해자가 A일병의 후임병들에게 A일병에게 경례하지 말라'고 한 번 지시한 적이 있지만 조직적으로 그를 따돌림한 정황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현장 부대의 병영 악습 사고에 대한 초동조치와 사후관리가 부실한 데서 비롯됐다"라면서 "유사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당사자들에 대해 이례적인 고강도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군대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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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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