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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해외 사례에서 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나아가야 할 길' 국제워크숍이 열렸다. 여기엔 세월호 유족 20여명을 비롯해 약 70명이 참석했다. 오전에는 미국 9·11 테러 유가족 콜린 캘리·탈랏 함다니씨가 실시간 통화를 이용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자 고와타 마스미씨는 직접 참석해서 자신들의 경험을 나눴다.
 9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해외 사례에서 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나아가야 할 길' 국제워크숍이 열렸다. 여기엔 세월호 유족 20여명을 비롯해 약 70명이 참석했다. 오전에는 미국 9·11 테러 유가족 콜린 캘리·탈랏 함다니씨가 실시간 통화를 이용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자 고와타 마스미씨는 직접 참석해서 자신들의 경험을 나눴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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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이들이 어떤 이유로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는지 알아내야 한다는 겁니다. 정부에게만 맡겨두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 사고 당시 진상규명 위원회를 만들고 가족들이 슬픔을 극복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은 저희 유가족들이 할 게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먼저 했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영상 통화를 통해 콜린 캘리(Colleen Kelly. 9·11 테러 유가족) 이야기를 듣던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콜린은 "사고 후 1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2001년 9·11 테러 당시 남동생 윌리엄 캘리를 잃었고, 이후 다른 피해자 가족들을 모아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 유가족회'를 만들었다.

9일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해외 사례에서 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나아가야 할 길' 국제워크숍이 열렸다. 그간 진행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대한 평가와 여전한 의혹, 미국·일본 등 재난 참사 유족들의 노력과 해외 정부의 대책 등을 짚어보는 자리였다. 여기엔 세월호 유족 20여 명을 비롯해 약 70명이 참석했다.

9·11 테러 유가족 가슴 울린 정치인의 한마디 "국가가 실패했다"

오전에는 미국 9·11 테러 유가족 콜린 캘리·탈랏 함다니가 실시간 통화를 이용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피해자 고와타 마스미는 직접 참석해서 자신들의 경험을 나눴다. 해외 유가족들의 이야기 중 공통점은 '정부의 실패'였다. "정부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콜린)", "아들이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테러리스트로 오인했다(탈랏)", "방사선량이 위험치를 넘는데도 '괜찮다'며 귀환정책을 편다(고와타)"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탈랏의 아들 살만 함다니(당시 뉴욕 경찰후보생)는 긴급구조를 위해 현장에 갔다가 사고를 당했음에도, 오히려 테러에 동조했다는 의심을 받거나 9·11기념비에서 이름이 빠져있기도 했다. 살만은 이후 어머니 탈랏의 활동 덕에 오명을 벗었고, 현재는 다른 추모비에 이름을 올렸다. 탈랏은 "저는 여전히 아들을 위해, 무슬림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정부를 계속 압박하고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콜린은 특히 잊지 못할 한 장면으로 정치인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기억을 꼽았다. 그는 "9·11 테러 관련 청문회에서 리차드 클라크라는 전 보안담당관이 유가족들을 쳐다보며 '죄송하다, 저희 정부가 실패했다(I'm sorry, your government failed you)'고 말했다"며 "그런 공식적 사과를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유가족들에게는 정말 잊지 못할 사건"이라고 말했다.

"슬퍼하지만 말고 슬픔을 강력한 힘으로 만들라"

해외 유족들이 경험을 공유한 후에는 세월호 유족들의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9일 국제 워크숍에서 한 유가족이 질문을 하고 있는 모습. 사회를 본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해외 유가족들이 하신 말씀들 중 특히 정부에 압박하고 계속 요구하라는 이야기가 공감이 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외 유족들이 경험을 공유한 후에는 세월호 유족들의 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9일 국제 워크숍에서 한 유가족이 질문을 하고 있는 모습. 사회를 본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해외 유가족들이 하신 말씀들 중 특히 정부에 압박하고 계속 요구하라는 이야기가 공감이 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고 말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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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족들이 경험을 공유한 후에는 세월호 유족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단원고 2학년 1반 고 김수진양의 아버지 김종기씨는 "같은 유가족으로서 대형 참사의 유족이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얘기해달라"고 물었다. 콜린은 "애도의 방식이 다르겠지만, 슬퍼하지만 말고 슬픔을 강력한 힘으로 만들라"며 "9·11 유족 중 일부는 안전 규제 법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2학년 3반 고 유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가 "많은 유가족들이 모이면 갈등이 생겨날 텐데 어떻게 해소했는지 궁금하다"고 묻자, 콜린은 "저희도 현재 200여 명의 유가족들이 모여 있다"며 "정치적인 견해는 다를 수 있고 사안마다 이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우리 모두 가족을 잃은 9·11 유가족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서로를 존중한다"고 답했다.

200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고향과 지인들을많아서, 원전을 운영하던 도쿄 전력과 정치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잃은 고와타 마스미(60)는 "세월호 참사를 보며 결국 내용은 핵발전소 사고와 같다고 생각했다, 이익을 추구하는 일부 사람들 탓에 아이들이 배 안에서 강제로 죽어간 건 아닌지 분노가 차오른다"며 "(일본에서) 현재도 갑상선암에 걸린 아이들이 나오는 등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이상 현상들이  거는 등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를 본 유경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대화를 마무리하면서 "해외 유가족들이 하신 말씀들 중 특히 정부에 압박하고 계속 요구하라는 이야기가 공감이 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계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전부터 시작된 국제워크숍은 이 날 오후 6시께까지 이어졌다.  


태그:#세월호 유가족 , #국제워크숍,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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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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