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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니 무바라크에 대한 이집트 법원의 무죄 선고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호스니 무바라크에 대한 이집트 법원의 무죄 선고를 보도하는 영국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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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대규모 시위로 권좌에서 내려온 이집트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 형사법원은 특별 법정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에서 무바라크의 시위대 유혈 진압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2011년 무바라크가 대통령직을 내놓은 뒤 4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무함마드 알라셰디 담당 판사는 "무바라크가 시위대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혐의를 기각한다"고 밝혔고, 두 아들 알라, 가말과 함께 기소된 부정부패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30년 철권통치를 휘두르던 무바라크는 4년 전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혁명에서 시위대 850여 명이 사망하자 군경을 동원해 유혈진압을 지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다 법원은 지난해 1월 혐의를 부인하는 무바라크 변호인단의 요구, 재판 절차 과정에서의 오류 등을 이유로 들어 이 사건을 파기환송했고, 이날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850명 죽었는데 잘못한 사람 없다?

이집트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법원 주변에 병력 5천 명을 배치했다. 사망자 유족을 비롯해 수많은 시민들이 법원 앞에 모여 재판 결과를 비난했지만, 유혈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아들이 시위를 하다가 숨졌다는 한 여성은 "내 아들이 흘린 피가 헛되게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눈물을 흘렸고, 이집트의 한 언론인은 트위터에 "마치 희생자들이 집단 자살을 한 것처럼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집트 법원은 최근에도 시위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약 170명의 경찰관과 치안 담당자 대부분에게도 증거 부족이나 정당방위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면서 무바라크 역시 무죄 선고를 받을 것이 유력했다.

하지만 검찰이 다시 항소할 가능성도 있어 이번 무죄 판결이 최종 결과는 아니다. 또한 무바라크는 다른 혐의로 이미 징역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당장 자유의 몸이 될 수는 없다.

무바라크는 공공 자금 횡령한 혐의로 지난 5월 징역 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건강 문제로 교도소가 아닌 카이로 남부의 군 병원에서 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다.


태그:#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혁명, #아랍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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