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몰라패밀리 김경욱, 고장환, 김태환

나몰라패밀리 김경욱, 고장환, 김태환 ⓒ 오마이스타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  대학로 바탕골소극장에 웃음폭탄이 터졌다는 말이 정확할 것 같다. 과거 <웃찾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나몰라 패밀리(김경욱·김태환·고장환)가 펼치는 공연으로 관객들은 입의 근육이 당길 만큼 웃었다. 너무 웃어 배가 땅기는지 배를 쓸어내리는 이들도 있었다. 5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린 나몰라 패밀리의 '코믹캡슐 핫쇼'는 그야말로 2시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코미디 향연이었다.

"'코믹캡슐 핫쇼'는 나몰라 패밀리의 이름을 걸고 보여드리는 개그, 만담, 춤, 퍼포먼스, 토크 등이 함축된 공연입니다. 리틀 '컬투쇼'를 표방해서 만든 공연이에요." (김경욱)

대부분의 개그맨들이 방송으로 진출하기 전에 대학로에서 작은 무대에서부터 코미디를 단련한다. 나몰라 패밀리 역시 마찬가지. 데뷔한지 10여년이 넘었고, 다수 방송에도 출연했지만 이들은 다시 대학로로 돌아와 공연에 매진하고 있었다. 2012년 11월부터 2013년 4월까지 대학로 컬투홀에서 '코믹캡슐 핫쇼'를 연데 이어 올해는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에서 5월3일부터 6월30일까지 공연을 한다.

"사실 행사를 하라는 요청도 많아요. 행사를 하면 돈은 더 많이 벌겠죠. 하지만 우리는 공연을 통해서 저희의 팬들을 만나고 싶어요. 방송도 비슷해요. 한 코너로 인기를 끌면 그걸로 기억해주시지만 코너가 끝나면 금방 잊히더라고요. 대학로 공연으로 얻은 가장 큰 선물은 무대 위에서 땀 흘리는 저희의 꾸준한 모습을 사랑해주시는 팬들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공연을 자주 보러와 주시는 팬들 때문에 저희도 더 긴장하고 더 새로운 변주를 하려고 공연마다 노력하고 있어요." (김태환)

무전 관객도 감동한 공연..."무대 위에서 노래도 합니다"

 나몰라패밀리 '코믹캡슐핫쇼'

나몰라패밀리 '코믹캡슐핫쇼' ⓒ 오마이스타


 나몰라패밀리 '코믹캡슐핫쇼'

'코믹캡슐핫쇼' ⓒ 오마이스타


기억에 남는 관객으로, 김태환은 티켓 없이 몰래 공연장에 들어와서 공연을 봤다가 공연에 깊은 인상을 받고 솔직하게 털어 놓은 한 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김태환은 "술을 드시고 화장실을 가려고 공연장 옆에 있는 화장실에 왔다가 공연장에 몰라 들어온 한 팬이 있었다"라며 "그 분이 공연이 끝나고 나서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고 저희 티켓 가격보다 더 값이 나가는 많은 양의 햄버거를 스태프와 나누어 먹으라고 사오셨다"고 말했다. "솔직히 재미없었으면 그냥 몰래 보시고 조용히 돌아가셨을 텐데 그렇게 나중에라도 솔직히 이야기해주시고 피드백을 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인상 깊었다"라고 덧붙였다.

나몰라 패밀리의 공연이 즐거운 이유는 코믹·만담 퍼레이드만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들썩이는 노래도 함께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샤넬이 좋아', '거짓말', '100일 송' 등 30여 개의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경욱은 "나몰라 패밀리로 음반을 계속 냈던 것은 나중에 큰 공연을 할 때 컬투 형들 공연처럼 개그 중간중간 노래도 들려드리고 싶어서였다"라며 "2, 3시간의 공연을 끌고 가는데는 노래도 주요하게 작용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날 개그만 짜고 앨범을 내지 않았다면 '코믹캡슐 핫쇼'에서 다양한 무대를 보여드리지 못 했을 것"이라며 "음반이 잘 되든 못 되든 앞으로 더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앨범을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몰라패밀리 김경욱

나몰라패밀리 김경욱 ⓒ 오마이스타


2시간 동안 펼쳐지는 세 사람의 일사불란한 무대. 이 무대에서 이들은 거의 날것처럼 공연을 선보인다. 어느 정도 설정은 정해 놓겠지만 대사 등도 연극이나 뮤지컬처럼 다 외워서 무대에 오르는 것인지 궁금했다.

김경욱은 "컬투쇼, 나훈아 쇼, 김장훈 쇼 등의 연출을 하시는 노현창 대표님이 계신다"라며 "그 분이 우리의 '코믹캡슐 핫쇼'의 틀을 만들어주셨다"라고 말했다. "그 형 때문에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라며 "컬투 형님들도 항상 와서 봐주시고 조언도 주셨다. 늘 저희를 잘 챙겨주시는 정말 감사하고 따뜻한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팀의 막내인 고장환은 "2012년 가을에 3개월 동안 코너를 짜고 매일 대사를 외웠다"라며 "대사를 우선 외우고 애드리브를 잘 못 하면 호흡이 끊길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멘트를 싹 짰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밤낮 없이 형들이랑 연습을 하니까 자연스럽게 이제 몸에 배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태환 역시 "관객들은 웃기 위해서 돈을 지불해서 공연장에 오는 것"이라며 "관객들의 웃음을 끄집어 내어주어야 한다. 저희가 한번 잘못 하면 '다시 안 올래'하는 말이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 무대에 오르기 전에 확실히 정리를 잘 하고 올라간다"라며 "얼레벌레 한 상태로 무대에 오르면 확실히 티가 난다"며 프로의 면모를 보였다. 

"TV 출연도 좋지만 무대를 사랑해주는 팬 위한 공연이 먼저"

 나몰라패밀리 김태환

나몰라패밀리 김태환 ⓒ 오마이스타


'코믹캡슐 핫쇼'는 무대 위의 3명의 개그맨들과의 피드백도 거침없이 나온다. 보통 공연장에서 몸도 마음도 안 풀려서 얼떨떨하게 앉아 있기 십상인 관객들의 모습을 이곳에서는 찾아 볼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느닷없는 피드백이 객석에서부터 돌아올 때가 있다.

"관객들이 피드백을 다양하게 해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저희도 컨디션이 좋을 땐 그 피드백을 다시 돌려드려요. 물론 지쳐있을 때면 사소한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걸 또 다른 멤버들이 치고 올려주어서 당황스러운 순간도 이미 짜서 나온 것처럼 연출을 하죠." (김경욱)

공연이 끝나고 인상적이었던 것은 자리한 모든 관객들과 인증샷을 찍어준다는 것이다. 기자 역시 공연을 본 이후 나몰라 패밀리와 인증샷을 남겼다. 물론 "'코믹캡슐 핫쇼'의 입소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하기 위함"이라고 나몰라 패밀리는 말하지만 관객 입장에서는 추억을 만들어주는 이벤트였다.

무대 위에서 관객들과의 한바탕 공연과 그들에게 질펀한 추억을 만들어준 나몰라 패밀리. 하지만 요즘 TV에서 잘 보이지 않아 소식을 궁금해 하는 팬들도 많다.

김경욱은 "TV를 통해서도 저희의 개그를 보여드리고 싶은 것은 당연한 마음"이라며 "하지만 공연을 재미있게 보신 팬들이 있는 만큼 그 팬들에게도 만족감을 드리는 재미있는 방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개그만 하는 나몰라 패밀리가 아니라 음반도 내고 무대 위에서 정말 즐기는 팀이 되고 싶다"라며 "저희만의 색깔이 있는 그런 팀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환은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면서 달라진 것은 매년 멤버들의 생일 때마다 팬들이 찾아 와 주신다는 것"이라며 "저희 공연을 20번 이상은 본 분들이다. 그 분들이 공연장에 찾아오시면 저희는 더욱 분발하려고 하고 그 분들을 더 재미있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도 크다. 저희의 팬들에게 더 재미있는 공연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희의 고마움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인 것 같다"고 전했다.

고장환은 "언제까지 무대 위에서 이렇게 공연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공연을 바탕으로 방송이든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라며 "공연을 한다는 것은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나중에 바빠지게 되더라도 이 지금의 초심을 잃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는 그런 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웃음으로 행복감을 전하면서도 배꼽이 실종되는 사고는 나지 않게 하는 나몰라 패밀리가 되기를 바라본다.

 나몰라패밀리 고장환

나몰라패밀리 고장환 ⓒ 오마이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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