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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고의 민간인 홍보대사 조영순 주부님을 소개 합니다.
 제주 최고의 민간인 홍보대사 조영순 주부님을 소개 합니다.
ⓒ 조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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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일 오전 10시 33분]

"지난해 제주시 SNS서포터즈로 활동을 하면서 특히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의 매력을 알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아름답고 활기찬 글로벌 행복도시 제주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 할겁니다."

제주 최고의 민간인 홍보대사. 이 말 외에 그녀에 대해 달리 표현할 문구가 떠오르지 않는다. 블로그에 소개된 그녀의 기사를 읽다보면 불현듯 '제주에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친다. 조영순 주부(제주시 노형동). 페이스북에서 처음 만난 영순씨는 "제주에서 나고 자라 불혹의 나이를 갓 넘긴 아들 둘의 평범한 주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조씨는 지난 2009년부터 제주의 소소한 이야기를 때론 달콤하게 때론 매콤하게 담아내고 있다. 현재 제주시로미의 '달코롬한 이야기' 블로그와 페이스북에서 부산스럽게 활동하고 있는, 제주도 어느 시장 모퉁이에서 한 번쯤 마주쳤을지도 모를 지극히 평범한 아줌마란다. 현재 농촌진흥청, 제주도정뉴스, 열린 제주시, 산림청등 다수의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어떻게 지역의 이야기를 (그녀의 표현대로) 매코롬하고 때론 새콤달콤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글쓰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 쓰는 방법 등 아줌마 기자의 활약상에 대해 소개해 달라는 요청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서면 인터뷰에 응했다.

아이의 아토피, 산후 우울증... 도피처가 필요했다

제주도 어디나 조영순씨가 가면 이야기 꺼리가 된다.
 제주도 어디나 조영순씨가 가면 이야기 꺼리가 된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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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열성적으로 제주 알림이 역할을 하시는데요. 기사를 쓰게 된 어떤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요?
"앗^^ '제주알림이'라고 표현해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은데요. 저에게 '제주'는 고향이기도 하지만 현재까지 삶의 터전을 이루고 있는 소중한 곳입니다. 변화무쌍한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제주는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첫사랑의 두근거림과 같은 매력덩어리라고 생각해요. 그 매력을 알리지 않으면 제주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예요. 그것이 바로 제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주부가 기자 일을 하신다는 게 열정이 없다면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기자라고 하니까 좀 쑥스럽네요. 2009년부터 활동했으니 햇수로 6년차 접어드네요. 기억을 한 번 더듬어 볼까요? 사실 6년 전에 돌도 되지 않은 큰애가 아토피를 너무 심하게 앓았었어요. 그 아이의 아토피치료와 설상가상이랄까 산후 우울증까지 겹쳐 심신이 피폐했던 시기였습니다. (아이의 아토피 치료를 위해)정말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뭐 좋은 게 없을까 하는 생각에 하루 종일 인터넷 검색에 매달리곤 했었어요. 아토피의 원인을 면역체계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에게 먹일 먹거리를 위한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기로 하고 아파트 '옥상텃밭'으로 정했는데, 초보농군이 뭘 알겠어요. 그날부터 인터넷 검색에 매달렸지요. 그러던 어느 날 농촌진흥청 주부 블로그 기자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어요. 정말 그때는 블로그가 뭔지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 기자단을 신청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신기합니다. 아마 뭔가에 집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사진의 중요성. 열마디 말보다 한장의 사진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들도 많다고.
 사진의 중요성. 열마디 말보다 한장의 사진으로 설명이 가능한 것들도 많다고.
ⓒ 조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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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집에서 쓰던 화소수 250픽셀 정도 되는, 5살 난 둘째 아이 손바닥보다 작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취재를 했어요. 기자라고 하기에는 너무 민망할 정도죠. 또 당시에는 글재주가 워낙 없던 터라 기사를 작성한다는 것은 저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고,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하는 제게 컴퓨터에 사진을 업로드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짜증에 가까웠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잘 냈던)이유는 아마 제가 산후우울증을 너무 심하게 앓았던 터라 거의 정상이 아니었기 때문일 겁니다.

근데 운명이라는 게 있나 봐요. 어렵게 작성한 첫 번째 기사가 모 포털 사이트에 베스트기사로 선정이 되면서 저를 지금의 블로그 기자로 만들어 버렸지 뭡니까. 글을 쓰기 시작한 첫해인 2009년엔 최우수 블로그기자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고, 작년 2013년에는 대상을 수상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어요.  최고의 영광을 누렸던 거죠.

그 사이 '제주도정뉴스 넷포터', '열린 제주시'에 기고도 하는 등의 활동도 했고요. 올해 처음으로 활동하게된 산림청 블로그엔 얼마전 첫 기사를 송고 하기도 했어요. 때문에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제주의 숲과 자연생태를 배울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글 잘 쓰는 법? 자신이 쓴 글이 이해가 되나요?

제주의 봄. 조영순 주부님은 봄소식을 유채꽃으로 알려 왔다.
 제주의 봄. 조영순 주부님은 봄소식을 유채꽃으로 알려 왔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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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부님이시기 때문에 취재도 그렇지만, 기사를 쓰신다는 게 한계도 있을 것 같아요.
"크게 힘들었던 경우는 거의 없었던 거 같아요. 안타까운 것은 제가 아무래도 주부이다 보니까 구미 당기는 아이템이 있어도 육아 등 가정일 때문에 취재를 나갈 수가 없을 때가 많아요. 그러다가 정말 욕심이 과해지면 무리해서라도 하루 종일 취재에 매달리다가 밤새 기사를 쓰는 경우가 다반사였지요.

독자들의 반응에 보람을 느끼는 것도 잠시, 오프라인에서는 유별난 아줌마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되는 경우도 가끔 있었어요. 지금은 덜 한데, 한창 '필'받고 취재할 때는 더 그랬던 거 같아요. 아무래도 집안일이 먼저인 주부이니까. 그래서 이제는 한두 달 전에 미리미리 기사 아이템을 정하고,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한 후에 취재 스케줄을 잡아요. 지금은 5월 달까지 아이템이 꽉차서 차근차근 준비 중에 있고요. 너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체계적인 계획표를 만들고, 자료수집, 인터뷰 섭외 등의 방법으로 이젠 제법 저만의 노하우도 많이 터득했다는 생각도 들어요.ㅎㅎㅎ  

- 쓰신 기사를 참 예쁘게 쓰신다는 생각을 자주해요. (주부 블로거 기자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비결 좀 살짝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답을 하기 전에 먼저 기자님 질문이 참 이쁘네요^^ 제 기사를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잘 쓴 글이라는 생각이 들진 않으실 거예요. 겸손이 아니고요. 저는 글보다는 (성격 때문일까)말하는 것을 더 좋아해요. 특히 조근조근 이야기 하는 거.

제 글에는 화려하고 현란한 어휘가 거의 없어요, 세련된 문장구조도 없다는 생각이고요. 정확히 말하면 성격상 중요한 내용부터 생각나는 대로 쓰다보니까 그런 걸 잘 못해요. 그런데도 저를 아시는 분들께서는 제 기사를 읽으면 옆에서 제가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묘하게 글에 음성지원이 된다는 느낌, 한마디로 글이 너무 쉽다는 거겠죠. 그것도 아주 많이요. 조잘조잘 대듯 기사를 쓰니 그리 보이는 게 아닐까요.

글 잘 쓰는 비결이라면, 우선 알리고 싶은 내용에 대해 본인이 이해를 하셔야 해요. 그러려면 쉽게 접근하는게 중요하고, 그것을 하나하나 설명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글로 풀어나가면 그것이 글을 잘 쓰는 비결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 힘들다. 그래서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나요?
"제 기사를 즐겨 읽으시는 분이 계세요. 제주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분이신데, 우연한 기회에 제 글을 접하고는 정말 감사하게도 꾸준히 읽어 주시고 계십니다. 처음에 그분께서 제 기사를 평하길 '결코 수준 있는 글은 아니다. 자기 생각만 줄줄줄 늘어놓다가 수다 떨듯 결론지어 버리고 사라지는 글'이라고 하대요. 참 야박한 평가죠?

근데 이어서 말하시길 '어느 날부터 조영순 기자의 글을 찾게 되고, 계속 중독성 있게 읽게 되면서 조 기자의 제주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가 기다려진다'는 평가. 그분의 독자 평을 듣고 정말 감동받았었어요. 그때 제가 슬럼프에 빠졌던 터라 잠시 카메라를 내려놓고 있었는데, 볼 품 없는 내 글을 기다리는 독자가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어떤 사명감 같은 기분을 느꼈었습니다.

앞으론 절대로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으려고요. 아까도 말했다시피 저는 부모 잘 만나(?) 정말 운 좋게 보물섬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 중의 한 명으로 제주의 매력을 알려야 하는 게 의무인 것 같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쭉 한국농업과 제주의 소소한 이야기를 주부의 시각으로 달코롬하게 담아내는 데 최선을 다해 볼 생각입니다.

-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쓰신 기사 중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글이 있다면?
"블로그 기자로 활동을 하면서 거의 150여 건 정도의 기사를 미친 듯 쓴 거 같아요. 대략 1년에 30여 건정도? 특별히 애착이 가는 글이라면 아무래도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글이 더 애착이 가겠죠.

(1) 2013년 10월 30일/ 제주도정뉴스
제목 : '제주의 '삼흑도'라 칭하는 제주의 검은 보물이야기
제주의 검은 소와 흑돼지, 제주 재래종 말 이야기입니다. 재밌고도 흥미롭고 제주의 독특함이 돋보인다고 독자들로부터 호응이 좋았던 기사 중 하나에요. 특히 제주분들이 더 좋아 하셨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2) 2013년 7월 30일/ 농촌진흥청 쵸니
제목 : 국산보리 '백호'로 탄생한 시원~한 맥주 강추할께요! 느낌아니까~
제주의 청정지하수와 제주산 보리로 만든 프리미엄 제주맥주 제스피 이야기를 다루었던 기사입니다. 이날 프로골퍼 박인비 선수의 친필사인 모자를 받은 날이어서 일까요. 애착이 많이 가는 기사입니다.

(3) 2013년 9월10일/ 제주도정뉴스
제목 : "울려라~ 도전! 제주어 골든벨"
최근 유네스코가 제주어를 소멸위기 언어로 지정함에 따라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제주어의 가치를 일깨워주기 위해 열린 뜻 깊은 자리이기도 해서 더 기억에 남고요. 무엇보다도 제가 7단계에서 떨어져서 무지하게 반성했던 행사이기도 했습니다.

(4) 2014년 2월 13일/ 제주도정뉴스
제목 : 한라봉 수확량 '확' 줄어…알고 보니
감귤시험장에서 한라봉 자근발생의 원인을 알아내고 대책을 밝혔는데요. 이유 없이 한라봉 수확량이 줄어 속 앓이를 하고 있는 제주농가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하루 종일 현장에 나가 공부하고 취재했던 기사여서 기억에 남지요.

(5) 2013년 11월 4일/ 농촌진흥청 쵸니
제목 : 색을 입힌 제주농가주택에 무슨 일이
제주 귀농 귀촌에 대해 로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죠. 철저히 준비하고 오시라고 나름대로의 조언 형식으로 썼던 기사입니다.

(6)  2013년 11월 26일/ 농촌진흥청 쵸니
제목 : 황금빛 감귤 출렁이는 '2013 서귀포세계감귤 축제 속으로' 
제가 늦가을 되면 꼭 작성하는 제주보물인 감귤 기사에요. 특히 지난해엔 서귀포세계감귤축제가 있어서 더 알차게 작성했던 기사이기도 했고요.

조영순 주부 경력
[활동사항]
  * 농촌진흥청 블로그 '쵸니'기자
    Since 2009~ 농촌진흥청 블로그 '쵸니'에 기사 송고
  * 제주도정뉴스 넷포터
    Since 2012~ 제주특별자치도 인터넷판 도정뉴스에 기사 송고
  * 제주시SNS서포터즈
    Since 2013~ 제주시 공보실 '열린제주시'월간지 기사 기고
  * 산림청 블로그 기자.
    Since 2014~기사 송출

[수상내역]
- 2009년 농촌진흥청 블로그기자단 최우수활동 수상(농촌진흥청장상)
- 2010년 농촌진흥청 블로그기자단 우수활동 수상(농촌진흥청장상).
- 2012년 농촌진흥청 블로그기자단 우수활동 수상(농촌진흥청장상).
- 2012년 제주도정 상반기 제안 은상 수상(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상)
- 2012년 제주도정 하반기 제안 동상 수상(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상)
- 2012년 행정안전부 장관상(제안부문)
- 2013년 농촌진흥청 블로그기자단 대상 수상(농촌진흥청상)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신광태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태그:#조영순, #제주도, #글 잘 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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