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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로 부산외국어대 학생 9명이 사망한 가운데, 18일 이 대학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학생과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 부산외대생 합동분향소 조문 경주 마우나 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로 부산외국어대 학생 9명이 사망한 가운데, 18일 이 대학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학생과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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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의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울산 21세기좋은병원으로 온 25명의 환자 중 5명이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희생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에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 오열하는 희생자 가족 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의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울산 21세기좋은병원으로 온 25명의 환자 중 5명이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희생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에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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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봐라, OO아. 엄마가 미안해, OO아.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아무것도 몰라서 미안해. 엄마가 아무것도 못 해줘서 미안해."

지난 17일 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사망한 부산외대 학생들의 시신이 옮겨진 울산 북구 21세기병원. 18일 수소문 끝에 찾아온 신입생 고혜륜(19·아랍어과)양의 어머니는 장례식장 바로 옆 안치실 문 앞에서 연신 "엄마가 미안해, 너 혼자 있게 해 미안해"라며 통곡했다. 이날 병원 장례식장에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망연자실하며 흐느끼는 유가족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들이 생전에 남긴 글이 알려지면서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망자들 중 일부는 최근까지 자신의 개인 블로그, 트위터 등에 그날그날의 일상과 생각, 미래에 대한 소망 등을 적어 내려갔다. 이들의 흔적을 방문한 누리꾼들은 수십여개의 조문 댓글을 달며 애도를 표했다.

17일 밤 경주 리조트에서 숨진 학생들이 생전에 남긴 글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7일 밤 경주 리조트에서 숨진 학생들이 생전에 남긴 글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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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로 숨진 신입생 윤아무개(19)양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주로 소소한 일상을 써내려갔다. 윤양은 스스로를 "공부를 못하고 키가 작고 옷도 잘 못 입는다"면서도 "바보 같은 나도 좋다, 솔직한 게 매력이라면 매력"이라고 말하는 학생이었다.

그는 '100문 100답'을 통해 자신을 소개하며 앞으로 '가보고 싶은 곳'으로 호주를 꼽았다. 이어 "앞으로 얼마동안 더 살고 싶냐"는 질문에는 "이왕 사는 거 80세까지는 살아야하지 않겠냐"고 답변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윤양은 또 블로그를 통해 어린 동생의 사진을 올리며 부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아빠와 엄마가 내 생각을 읽는다면 내가 얼마나 사랑하고 좋아하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사랑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미래를 위해 저금을 할 것"이라며 본인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이야기를 적는가 하면, 또 다른 포스팅에서는 "꿈에서도 계속 아르바이트를 했다, 지금은 (같이 일하는) 언니가 대부분 일을 하는데 다음부터는 혼자 해야 해 걱정이 된다"고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다른 사망자 박아무개 양은 본인의 블로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 관련 소식들을 올렸다.
 다른 사망자 박아무개 양은 본인의 블로그에 자신이 좋아하는 일본 관련 소식들을 올렸다.
ⓒ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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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망자 박아무개(19)양도 마찬가지였다. 일본어를 좋아해 부산외대 일본어 관련학과에 입학한 박양은 본인이 운영한 블로그와 트위터가 온통 일본 관련 소식들로 가득차 있었다. 일본 만화와 소설, 관련 행사는 물론이고 "드디어 일본어능력시험 (JLPT) 1급에 합격했다"는 포스팅도 발견할 수 있었다.

두 학생의 블로그에는 "명복을 빌러 왔지만 남은 흔적들을 보니 더 가슴 아프다", "제 또래가 이렇게 꽃다운 나이에 사고로 떠나다니 슬픈 맘을 감출 수 없다"는 등 고인의 명복을 비는 수십여개 댓글과 안부 글이 달렸다.

고아무개(19)양도 지난 6일 학과 카페에 "선배·동기들 모두 잘 부탁드린다"는 내용의 글을 남겨 안타까움을 더했다.(관련기사: 사망한 부산외대 새내기, 학과 카페 남긴 글 '울컥').


태그:#경주 리조트, #학생 참사, #부산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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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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