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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 고객정보 1억 건 유출'이라는 사상 최악의 KCB(코리아크레딧뷰로) 사태. 이에 8일 심재오 국민카드 사장·박상훈 롯데카드 사장·손병익 농협카드 분사장·김상득 KCB사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보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사들의 말대로 자신도 모르게 개인정보를 유출당한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시민단체는 "실질적으로 피해보상을 받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실질적으로 피해액이 산정돼야 하는데 법이 상당히 허술하다"며 "피해보상을 받기위해 고객이 직접 소송을 할 때에는 보이스피싱·스팸메일·정신적 피해 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니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긴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시민단체, 집단소송 고려 중이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번 유출의 규모가 클 것에 대비해 피해 사례를 수집하며 집단 소송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집단소송이 이뤄진다고 해도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진 적은 드물다.

2010년 1월 해킹당해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본 옥션 가입자 14만5159명이 낸 집단소송에서 사법부는 옥션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법령이 요구하는 기술적 보안 수준과 해킹 당시 조치 내용, 가입자의 피해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옥션 측에 배상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2008년 발생한 GS칼텍스 정보유출 사건에도 대법원은 2012년 12월 GS칼텍스 보너스카드 가입자 7675명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유출범들이 개인정보를 팔기 위한 사전작업 중 검거되면서 명의도용 등 후속 피해의 우려가 없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과거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감독 당국의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금융사의 유출사고가 반복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현대캐피탈과 삼성카드·하나SK카드 등 고객정보 유출로 물의를 빚은 해당 사장들은 모두 경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1년 해킹에 따른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현대캐피탈의 정태영 사장은 '주의적 경고', 내부직원에 의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삼성카드의 최치훈 전 사장과 하나SK카드의 이강태 전 사장은 각각 '주의'와 '주의적 경고 상당'이라는 경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1년 해킹에 따른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현대캐피탈의 정태영 사장은 '주의적 경고', 내부직원에 의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삼성카드의 최치훈 전 사장과 하나SK카드의 이강태 전 사장은 각각 '주의'와 '주의적 경고 상당'이라는 경징계를 받았다.
ⓒ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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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해킹으로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된 현대캐피탈 정태영 사장은 '주의적 경고', 내부직원에 의한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삼성카드의 최치훈 전 사장과 하나SK카드의 이강태 전 사장은 각각 '주의'와 '주의적 경고 상당'이라는 경징계를 받았다.

"금융당국 솜방망이 제재와 묵인이 문제"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 고객정보 유출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형사처벌과 제재를 우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당국의 솜방망이 제재와 묵인이 금융사 정보유출 사고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은 매번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감사만 한다고 하지 말고, 강력한 제재를 제시하고 시행하는 감독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고가 발생한 KB카드와 롯데카드를 사용한다는 이동권(27)씨는 "1억 명 가까이 (개인정보가) 유출됐는데 미안하다고 사과만 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출 정보가 휴대전화로 자주 오는데 더 늘어날까봐 걱정"이라며 "수신거부도 안되고 해서 일종의 공해인데, 내 잘못도 아니고 카드사가 정보 관리를 못해서 고객들에게 이런 불편을 끼치는 게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해당 카드 사용자 김아무개씨도 "보이스피싱 주의하라고 말만 하지 말고, 고객정보를 더 철저하게 관리해서 보이스피싱에 노출되지 않도록 만드는 게 카드사의 의무"라고 꼬집었다.


태그:#KCB, #KB카드, #롯데카드, #NH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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