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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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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7일,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100% 공감한다"면서도 "어느 날 하루 아침에 되는 통일은 너무나 위험하고 부담스럽다, 평소에 야금야금 통일을 향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신년 오찬에서 올해 서울시정 방향과 지방선거를 앞둔 입장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먼저 박 시장은 새해 시정 화두로 내건 '이통안민(以通安民)'으로 사행시를 지었다.

"이 : 이제 지방선거가 6개월밖에 안 남았네요.
통 : 통 그 결과를 알 수가 없네요.
안 : 안주하지 않고 그래도 서울시정에 올인 하겠습니다.
민 : 민심은 준엄하니까요."

"하루 아침에 오는 통일은 위험하고 부담... 조금씩 나가야"

박 시장은 전날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해 "언론사마다 비판도 있었지만 신년 기자회견은 많이 하면 좋을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좋은 출발"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개성공단은 한계 상황에 처한 경공업 중소기업들에게 중요 탈출구"라며 "개성은 남침로에 위치해 위험 요인을 평화요인으로 바꿔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계가 잘 진행돼 경제협력을 맺고 평양 앞에 있는 남포에 서울시공단을 만든다면 서울시의 산업에 또다른 돌파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통일은 어느 날 하루 아침에 베를린 장벽이 열림으로써 된 게 아니다"며 "그런 통일은 위험하고 부담이 되기 때문에 평소에 조금씩 조금씩 통일을 향해 야금야금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새로운 선거가 임박해 온다고 해서 특별한 정책을 세우기보다 기존해 해왔던 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상대로 거론되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에 대해서는 "어느 분이 시장을 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박 시장은 새누리당이 제안한 단체장 임기 축소, 구의회 폐지 방안 등에 대해 "제도가 바뀔 때는 시간을 충분히 두고 많은 토론을 거쳐 합의해야 한다"며 "(새누리당 방안은) 선거에 임박하게 나와 논의가 부족한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광역단체장 연임 횟수 제한은 "뉴욕이나 파리 시장의 경우 10년씩 길게 한다, 그런 관점에서 어떻게 봐야할지 논의해볼 과제"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박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좋은 출발... 지방선거 개선안 논의 필요"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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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소감이 궁금합니다.
"신년 기자회견은 많이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좋은 출발이라고 생각하고요. 물론 언론사마다 코멘트도 있고 비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국정 최고 책임자가 가끔이라도 하는 것이 좋겠고 어제 기자회견은 그런 시작이어서 좋았습니다. 내용에 있어서도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신 것은 우리 국민이 다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고요."

- 어제 박대통령이 '통일은 대박'이라고 표현했는데 서울시는 남북관계와 관련해 생각할 부분이 있으신지.
"'통일이 대박'이라는 말씀 100% 공감합니다. 개성공단은 한계 상황에 처한 경공업 분야의 중소기업들에게 중요 탈출구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서 보면 개성은 남침로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안보 측면에서도 위험요인을 평화요인으로 바꿔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북관계 잘 진전돼 평양하고 서울시가 경제협력을 맺고 평양 바로 옆에 있는 남포공단에 서울시 공단을 하나 만든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의 많은 사업이 또 하나의 돌파구를 여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겠습니까.

독일 통일은 어느 날 하루 아침에 베를린 장벽이 열림으로써 된 게 아니에요. 그런 통일은 너무나 위험하고 부담이 될 겁니다. 평소에 조금씩, 조금씩 통일을 향해서 야금야금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박이 어느 날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 그 대박이 조금씩, 조금씩 되어서 결국 대박이 되게 만들어야 하는 거죠. 그런 점진적인 것이 중요해요. 서울시가 평양과 '서울-평양 축구대회(경평전)'이나 남북교향악단 연주회라든지 공단설치라든지 이런 것들도 중앙정부가 적극 지원해서 비정치적 분야에서부터 스포츠나 예술, 경제 분야에서 하나씩 되기 시작하면 굉장히 큰 정치적 진전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 대박을 차츰차츰 만들어가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오늘 국무회의 참석하셨는데 서울시와 관련해서 나온 얘기 중에 하실 말씀은 없으신지요.
"그동안은 국무회의에 가도, 가는 의미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그동안 안 갔는데 오늘은 새해초라 갔는데, 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관들이 상당히 자유롭게 대화하고 토론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저도 한마디 했습니다. 일과 가정의 양립에 관해 여성가족부장관이 구두보고 하셨고 대통령께서도 강조하셨지요.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생각하고 각 부서가 정말 제대로 추진하라 강조했습니다. 저도 안 낄 수 없어서 서울시의 사례를 보고드렸습니다."

- 지난해 무상보육 예산 문제로 정부와 갈등이 많았습니다. 올해도 그것이 재현될 것인지요.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서 서로 소통하면 좋은데 현실에 있어서는 갑과 을의 관계입니다. 저희들은 중앙정부에 잘 보여서 예산 따오고 정책에 있어서도 협력적 관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인데 예산 부분은 아쉬운 것이 여전히 많이 있죠. 연말에 통과된 법률로 무상보육 예산 국가보조율이 5%나마 올라간 게 다행이긴 한데, 그래도 5%는 여전히 저희들에게는 부족합니다. 세입을 늘릴 수 있는 방법 없는 상황에선 절약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기초노령연금도 오는 7월부터 시작됩니다. 중앙정부가 열린 자세로 지방정부의 예산에 대해서 결단을 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보편적 복지로 가는 방향에 대해서는 누구도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복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비용 분담에 대해서는 큰 원칙과 비전, 결단을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최근 정치권에서 개선안을 내놓은 상황입니다. 최근 새누리당은 단체장 임기 축소, 광역시의 의회 통합하는 방안 내놓고 있는데 시장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사실 미리 이런 제도가 바뀔 때는 시간을 충분히 두고 토론을 거쳐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선거가) 너무 임박해서 얘기가 나와서 논의가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3선 제한을 2선으로 바꾸는 것도 뉴욕, 파리도 10년씩 길게 하고 있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어떻게 봐야 할지 그것도 논의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정당공천제는 기초자치단체장은 여야 합의해서 공약으로 나와 있는데 이 부분은 관철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광역의 경우에는 소속 정당이 어디냐가 정책에 결정적으로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정당적 뒷받침이 없으면 여러 가지 문제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금년에 당장 결정해서 내년 선거에 반영하기엔 무리가 따르지 않을까 싶은데요, 좀 더 기간 가져서 결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 신년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이 새누리당 후보 앞서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성적표를 받아든 기분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성적표는 그런대로 괜찮았던거죠? 그 직전에 나온 것은 이런 조건 하에서는 질 수도 있다 이런 게 나왔잖아요. 사실은 신경이 쓰였죠. 안 쓰일 수 있나요. 의기소침하기도 했는데 그때 정리하기를 '마음을 비우자', '일희일비하지 말자', '마지막 결과 발표가 중요한 거지 그 과정이 뭐가 중요한가' 그렇게 마음을 먹고, 또 늘 웃자고 했습니다. 요새 많이 웃는 거 보이시죠. 그러고 나서 이번 여론조사 발표 나서 좋은 뉴스였죠. 그렇긴 하지만 선거 관련해서는 평정심을 갖는 것이 좋겠다 생각해요."

-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된 분들의 면면에 대해 평소 갖고 계신 생각이 무엇인지요.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는 다 뭔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다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만큼 경륜과 지혜를 가지신 분들입니다. 서울시장 하기에 부족함이 없으신 분들이라고 평가해요. 사실 정몽준 의원님은 확실히 저보다 잘 하는 게 있어요. 축구예요. 제가 지난번에 사회단체 무슨 축구대회를 갔는데, 이 분이 막 몰아오는데 뺏으려고 했는데 못 뺏었어요. 축구협회장은 확실히 다르시더라고요."

- 올해 선거가 있는 만큼 마지막 6개월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잘 마무리하고 싶은 게 있다면요?
"저는 방금 말씀드린 평상심, 평정심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선거가 임박해온다고 해서 특별한 정책을 세우기보다 기존에 해왔던 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그동안 정책 발표한 것도 있지만 일부 발표 안 된 것들도 있어요. 이미 발표한 것들도 허튼 구석 없도록 잘 챙겨나갈 것입니다. 저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마지막 날,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 순간과 그런 나날들로 임기가 구성되는 것인데 어떻게 허투루 보낼 수 있겠습니까."


태그:#박원순 서울시장, #통일은 대박,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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