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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KBS <뉴스9>
 25일 KBS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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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군사정권 시절. '세속의 구제'를 위해 나선 종교의 힘은 숭고하기 까지 했습  다.하지만, 언로가 보장돼 있고 민주적인 절차가 지켜지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를 등에 업고 정치 구호를 외치면서 분란과 갈등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KBS <뉴스9>에서 보도한 '세속의 구제? 사제단 정치 참여…논란의 역사'란 기사는 이렇게 끝났다. 22일 천주교정의구현 전주교구 사제단 시국미사에서 박창신 원로신부가 연평도 관련 발언을 하자 '색깔론'을 제기한 것이다. "언로가 보장됐다"는 말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이날 <뉴스9>는 이 기사 외 '시국미사 중 北 연평도 포격 옹호 발언 파문', '새누리 "희생자 모욕" 민주 "본질은 대통령 불통"' 등을 보도했다. 다음 날인 24일에도 '"사제단 신부 발언, NLL 수호 의지 악영향"', '여 "국민에게 사과해야"…야 "여당도 책임"', '"명동성당에 폭발물 설치" 협박…항의 시위'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다. 25일도 '박 대통령 "국민 분열 야기하는 일 용납 않겠다", '대통령-총리, 사제단 발언 '강력 경고' 왜?', '시국미사 파장 확산…검찰, '위법성' 검토 나서',''사제단 발언' 여야 공방…대표 회담도 '빈손' 등 4꼭지를 보도했다.

'대통령-총리, 사제단 발언 '강력 경고' 왜?' 기사에서는 박 대통령이 25일 "국론분열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강도 높은 발언은 국가정체성 만큼은 방치하지 않겠단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북방한계선을 인정하지 않고 북한의 무력 도발까지 옹호하도록 그대로 두면 국가 안보 기반마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닫"고 전했다. 박 대통령 발언을 '친절하게' 해석한 것이다.

이 같은 보도는 사제단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한 것과는 대조된다. 사제단이 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한 이유에 대해 <뉴스9>는 친절하게 분석보도하지 않고, 연평도 관련 발언만 뽑아 색깔론으로 보도했다.

<뉴스9>는 26일에도 '시국미사' 보수단체 고발 잇따라…검찰 수사', '사제단 공방…與 "입장 밝혀야" 野 "불순한 의도"', '[데스크 분석] '종교와 정치' 분리해야'를 보도했다. [데스크 분석] '종교와 정치' 분리해야' 제목 기사에서는 지난 7,80년대 남미 해방신학까지 예를 들었다.

기사는 "우리 헌법도 20조에서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명문화하고 있다"면서 "지난 92년 교황청은 교리서를 통해서 정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사제의 할 일이 아니라고 못박았다"고해 사제단 시국미사는 우리 헌법과 교황청 교리서를 어겼음을 부각시켰다.

26일 KBS<뉴스9> 보도화면
 26일 KBS<뉴스9> 보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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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9>는 "어두웠던 군사 정권 시절 종교인의 저항과 현실 참여는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며 "하지만 현 상황에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고 북한의 도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과연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을 지는 깊이 생각해볼 문제"라고 했다. 독재정권 때 종교인들의 정치 참여는 당연하지만, 지금은 민주화가 되었으니 정치 참여는 문제라는 비판이다.

하지만 과연 지금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언로가 열려있는지 따져 볼 일이다. <뉴스9>만 봐도, 국정원 부정선거에 대해 진실 보도를 외면했다. 국정원 부정선거 보도에서 KBS 등 방송3사 보도량이 종편 <JTBC>보다 적었다. 지난 27일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국정원 보도, 언론은 어떻게 실패했나'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선 이같은 지적이 나왔다.

김완 기자는 "지상파 3사 모두 '윤석열-조영곤' 갈등을 항명사태나 검찰 내분으로 축소하는데 집중했고, 갈등의 원인이나 문제점도 심층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며 "국군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의혹 등이 새롭게 불거져도 저녁 메인뉴스에서 제대로 언급조차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JTBC는 주기적으로 국정원 사건을 보도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분석하는데 집중했고, 관련 여론조사도 자체적으로 6회 정도 해 보도했다"고 전했다' - <오마이뉴스> 지상파 국정원 '부실' 보도 덕에 종편 뉴스 '부상'

만약 <뉴스9>가 사제단 '종북몰이'만큼 국정원 부정선거 진실을 보도했다면 부정선거 진실을 가리는 문제는 한 발 더 나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뉴스9>는 외면했다. 또 헌법과 교황청 교리서를 예로 들면서 '정교분리'를 강변했지만, 종교인이 정치인이 되는 것을 지적한 것이지, 국가권력이 불의를 행하는데도 비판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만약 사제단 시국미사를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 것이라고 비판한다면, 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을 비판한 김수환 추기경도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뉴스9>는 김 추기경 비판은 하지 않는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태그:#KBS, #뉴스9, #사제단, #정교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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