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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비밀>┃지은이 요코야마 코이츠┃옮긴이 김명우┃펴낸곳 민족사┃2013.09.13┃1만 800원
 <마음의 비밀>┃지은이 요코야마 코이츠┃옮긴이 김명우┃펴낸곳 민족사┃2013.09.13┃1만 800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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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마음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모든 게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 좋아하는 마음, 싫어하는 마음…, 마음이 아프다고도 하고 괴롭다고도 합니다. 마음이 복잡하다고도 하고 홀가분하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껏 '마음은 이런 거'라고 똑 떨어지게 설명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최첨단 의료장비인 CT와 MRI, 뇌전도 측정 등을 통해서 마음 상태가 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아직 어떤 과학분야에서도 마음의 실체를 똑 부러지게 규명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불교에서는 이런 마음을 '아뢰야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뢰야식은 여덟 가지 식으로 마음을 설명하고 있는 유식에서 제일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는 제8식입니다.
 
유식(唯識)은 <서유기>로 잘 알려진 당나라 현장(玄奘) 법사가 인도에서 중국으로 가져온 사상입니다. 현대과학으로도 규명하지 못하는 마음을 수천 년 전에 도입된 사상(불교)으로 설명된다고 하니 조금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러기에 불교는 오묘한 진리며 시공을 초월하는 심오한 과학입니다.

유식에서는 마음을 크게 심(마음)과 심소(마음의 작용)로 나눕니다. 그중에 심은 심왕(心王)이라고 하는데, 8개로 나눕니다. 즉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말나식·의뢰야식입니다. 심소는 자세하게 말하면 심소유법(心所有法 ,마음에 소유된 것)이라고도 하며, 심왕과 함께 활동하는 마음의 작용입니다. - <마음의 비밀> 68쪽

유식에서 말하는 8식 중 6식,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식은 이미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눈과 귀, 코와 혀, 촉각 등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게 되는 물리적 정보(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마음의 실체를 알거나 이해하기 위해서 풀어가야 할 최고의 수단이자 도구는 아뢰야식입니다. 아뢰야식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게 되면 마음이 무엇인가를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뢰야식은 가시적 과학장비로는 인지할 수 없는 마음을 투시해 볼 수 있는 감별기 같은 사상입니다. 화폐에는 위조를 방지하기 위한 수단이 여럿 숨겨 있다고 합니다. 숨겨진 비밀 중에는 맨눈으로 감별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맨눈으로는 감별이 되지 않는,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투시할 수 있는 장비가 있어야만 감별이 가능한 비밀도 숨겨 있다고 합니다.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비밀 코드 <마음의 비밀>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투시해야만 읽을 수 있는 어떤 기호나 표시가 화폐에 들어있는 비밀이고, 그 비밀을 읽을 수 있는 수단이 화폐감별기라면 아뢰야식은 마음에 감춰진 어떤 비밀입니다. 그리고 <마음의 비밀>(요코야마 코이츠 지음, 김명우 옮김, 민족사 펴냄의)은 그 비밀, 아뢰야식을 읽어 들일 수 있는 감별기입니다.  

이 책은 마음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떤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상호 어떻게 작용하거나 반응하며 관련성이 있는가를 50여 개의 도표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 가시적인 이해가 가능합니다.

중학생 시절, 수학시간에 집합(교집합, 합집합, 여집합)을 배울 때였습니다. 선생님께서 기호와 숫자만으로 집합을 설명을 할 때는 헷갈리기도 하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막연했습니다. 하지만 칠판에 도표를 그려놓고 '이렇게 되는 건 합집합, 이렇게 되는 건 교집합, 이렇게 되는 건 여집합'이라는 식으로 설명을 하시니 집합이 뭔가가 분명해졌습니다. 그때 배운 집합은 지금껏 또렷합니다.

유식을 접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유식이 결코 쉬운 공부는 아닙니다. 유식이 쉽지 않은 이유는 그 실체를 이미지화하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특징은 바로 그런 유식을 시각적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추상적이었던 마음, 영상, 팔식, 의식, 인식, 염 등의 상관관계가 간단한 도표로 정리되어 있어 그동안 우왕좌왕하던 아뢰야식에 대한 개념이 또렷하게 정리됩니다.

마음 알고 나를 알면 백년의 생이 마냥 행복할 것

현재 무직인 사람이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대부분은 "나는 무슨 무슨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그만두고 무직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그렇다면 무직이라고 말하지 말고 "나의 직업은 인간입니다."라고 대답하면 어떨까요? 인간이라는 것은 직업도 아니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 자체는 상식에 지배되어 있는 생각입니다. 이처럼 상식에서 탈피하여 " 내 직업은 인간입니다."라고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공언公言할 것을 제안합니다. -<마음의 비밀> 212쪽

아무렇지도 않게 쉬고 있는 이 찰나의 들숨과 날숨이 '38억 년 전 지구의 어디에선가 생긴 원시생명으로부터 묵묵히 전해져 온 살아있는 목숨의 활동'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며, 못된 짓을 하면서도 잘 살고 있는 사람이 어떤 이유로 잘살고 있는지도 아뢰야식을 이해하게 됨으로 알게 될 것입니다.

저자가 책을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것은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비밀코드, 아뢰야식에 대한 지식(이해)이 전부는 아닙니다. 마음의 실체를 앎으로 마음을 다스릴 수 있고, 마음을 다스림으로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지혜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패러디 해 '지심지기 백생백행', 마음을 알고 나를 알면 백년의 생을 마냥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어림해 봅니다. 하루 한시도 따로인 적이 없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마음, 그 마음의 비밀을 밝힐 수 있는 비밀코드를 <마음의 비밀>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마음의 비밀>┃지은이 요코야마 코이츠┃옮긴이 김명우┃펴낸곳 민족사┃2013.09.13┃1만 800원



마음의 비밀 - 마음이란 무엇인가 유식입문

요코야마 코이츠 지음, 김명우 옮김, 민족사(2013)


태그:#마음의 비밀, #김명우, #민족사, #아뢰야식, #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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