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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오른쪽이 이마리 바다실크로드관이고 오른쪽이 도자 상가 자료관입니다.
 사진 오른쪽이 이마리 바다실크로드관이고 오른쪽이 도자 상가 자료관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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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사가현 이마리시 바다실크로드관과 도자상가 자료관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원래 도자기로 유명한 아리타와 가까워서 아리타에서 만든 자기를 볏짚으로 감싸서 배에 싣고 데지마나 나가사키로 보내고 이것을 다시 유럽이나 일본 다른 곳으로 실어나르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아리타보다는 이마리가 더 유명하고 이마리에 도자기를 주문하면 이곳 장사꾼들이 물건을 구입하여 유럽으로 보내기도 했습니다. 한창 번성하였을 때 이곳에서 한 해 동안 32만 가마니를 실어나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마리는 과거 한창 번성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지금은 인구 6만 명이 사는 작은 도시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바다를 통한 물건 운반은 옛이야기가 되었고 지금은 철도나 도로 운반 시설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이곳 바다 실크로드관은 옛 도자기를 보관하고 실어나르던 강가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래 도자기를 보관하고 포장하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자기 제품을 판매하고, 자기를 만들어 보는 곳으로 바뀌었습니다.

     자기는 빛을 통과시킵니다. 사진 오른쪽 고양이는 자기로 만들어 안에 불을 켜둔 것입니다.
 자기는 빛을 통과시킵니다. 사진 오른쪽 고양이는 자기로 만들어 안에 불을 켜둔 것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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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타 자기는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온 이삼평에 의해서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리타에서는 이삼평을 도조(陶祖)라고 하여 그를 받들어 모시는 신사가 있습니다. 이삼평은 이곳 아리타에서 자토, 즉 자기를 만드는 흙을 발견하여 1616년 처음 자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삼평에 의해서 만들기 시작한 자기는 아리타 여러 곳에서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에서 자기를 수입하던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는 중국 명·청 정치적 격변기 중국의 자기 수출이 중단되자 이곳 아리타에 주문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아리타 자기의 유럽 진출은 아리타에서 가까운 항구 이마리를 이용해 진행되었습니다. 이마리 항구에서 이마리강을 통해서 이마리만을 거쳐 데지마나 나가사키로 실려가 유럽으로 수출길이 열리게 됩니다.

초기 아리타 자기는 남청색 무늬를 바탕으로 단아하고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점차 유럽으로 수출길이 열리면서 유럽 사람의 취향에 맞게 바뀌게 됩니다. 유럽 사람들은 자기를 생활용품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장식품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바다 실크로드관에서 직접 자토로 그릇을 만들거나 초벌구이를 마친 그릇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바다 실크로드관에서 직접 자토로 그릇을 만들거나 초벌구이를 마친 그릇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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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서 아리타 자기 역시 장식성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생산이 증가하면서 천연 유약이 부족하여 대체 유약을 사용하게 됩니다. 유럽에서 자기에 금 장식을 덧붙이는 것을 확인하고 자기를 만들는 과정에서 금장식을 직접 입히기도 합니다.

자기는 다른 그릇처럼 물과 공기를 통과시키지 않지만 빛은 통과시킵니다. 그리고 가볍게 두드리면 금속성 소리가 납니다. 이것은 1300도의 높은 온도에서 굽기 때문에 자토가 자체적으로 녹아 새롭게 바뀌기 때문입니다.

도자 상가 자료관은 원래 1852년 지어진 건물로, 이누츠카씨가 살면서 자기 거래를 하는 집이었습니다. 이후 7대째 자손이 더 이상 이곳에 살지 않기 때문에 이마리 시에 무상으로 기증한 것을 시에서 건물을 수리하여 자료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누츠카씨는 원래 도자기를 거래하던 상인이었습니다. 이곳에서 일본 전국에 도자기를 보내기도 하고, 도자기를 구입하러 오는 상인이 이곳에 머물면서 정보를 교환하거나, 물건을 팔거나, 묵기도 했습니다.

아직도 아리타에서는 자기를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마리는 더 이상 자기를 거래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마리라는 이름만이 옛 번성했던 당시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도기상가 자료관에서 자원봉사자의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방안에 마련된 신을 모신 선반과 금을 달던 저울입니다.
 도기상가 자료관에서 자원봉사자의 설명을 듣고 있습니다. 방안에 마련된 신을 모신 선반과 금을 달던 저울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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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이마리시 관광협회, http://m2.hachigamenet.ne.jp/~i-kan2/index.html,2013.9.2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이마리, #자기, #이삼평, #바다 실크로드관, #도자상가 자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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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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