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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카이로에 위치한 라바 알 아다위야 사원 근처에서 군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군부에 의해 축출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카이로에 위치한 라바 알 아다위야 사원 근처에서 군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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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14일 오후 7시 53분]

이집트가 또 다시 피로 물들었다. CNN·AFP·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과도정부의 지원을 받는 이집트 보안군 병력은 14일(현지시각) 오전 6시, 장갑차와 불도저를 동원해 한 달 넘게 연좌농성을 하고 있는 친 무르시 시위대 농성장 두 곳을 급습했다.

진압 3시간여가 지난 오전 8시 45분. 두 곳의 농성장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은 카이로대 근처 나흐다 캠프는 완전히 철거되었다. 농성장에는 찢어진 텐트 잔해들만이 뒹굴었다. 하지만 카이로 나스르 시티 '라바 알 아다위야' 사원 근처에 있는 라바 캠프에서는 시위대의 저항이 거셌다.

캠프 2곳 중 1곳 해산... 라바 캠프는 맹렬히 저항

외신은 라바 캠프 근처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고 전했다. 짙은 연기 속에 총 소리가 들렸고 일부 총소리는 마치 자동 무기를 떠올리게 했다. 최루가스가 공기를 메웠다. 많은 이들이 울고 통곡하면서 군부를 비난했고 부상을 입은 이들이 들것에 실려 캠프 내 임시 의료시설로 옮겨졌다. 거대한 검은색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고 시위대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시위대 그룹은 경찰 차량을 뒤집으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시위대 지도자들은 마이크를 들고 길 위에 섰고 이에 시위대는 이집트 국기를 흔들었다. 시위대는 나뭇가지와 파이프, 널빤지로 바리케이드를 쌓고 있다.

"이것은 해산 시도가 아니다. 이것은 군부에 반대하는 모든 목소리를 파괴하려는 시도다."

무슬림 형제단 대변인 게하드 엘 하다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올렸다. 무슬림 형제단 지도자들은 이집트인들에게 학살을 막기 위해 거리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사망자와 부상자 수를 놓고서는 현재 각 언론마다 다른 숫자를 내놓고 있다. CNN은 "혼란 속에서 숫자를 세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무슬림 형제단에 따르면 200명의 무르시 지지자들이 숨졌고 800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반면, 과도정부 보건부는 시위대 사망자수를 7명, 부상자수를 78명으로 집계했다. 내무부는 2명의 보안군 병력이 사망했고 9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AP 보도에서는 사상자 수가 더 많다. AP 역시 "공식적인 통계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무슬림 형제단에 따르면 2개의 캠프에서 500명 이상이 죽었고 900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보건부 통계 역시 9명 사망, 80명 부상으로 CNN과 차이가 있다.

유혈사태의 책임을 놓고서도 무슬림 형제단과 과도정부 사이 주장이 크게 엇갈린다. 친 무르시 세력인 '반 쿠데타 연대'는 군이 실탄을 썼다고 주장했고, 내무부는 보안군이 "최루가스만 썼다"면서 오히려 군은 캠프 내 "테러분자"들에 의해 공격을 당했다고 반박했다.

반정부 시위가 일어난 지난 6월 말 이후 이집트에서는 친정부, 반정부 그리고 보안군의 충돌로 인해 수백 명이 숨졌다. 지난 12일 이집트 법원이 무르시 전 대통령의 구금 기간을 15일 더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친 무르시 세력의 큰 반발을 낳았다. CNN은 현재 과도정부가 라바 캠프로 갈 수 있는 모든 도로를 차단했으며 카이로로 가는 열차 운행 역시 중단했다고 전했다.


태그:#이집트, #무르시, #무슬림 형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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