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방의 선물> 한 장면

<7번방의 선물> 한 장면 ⓒ (주)화인웍스, (주)CL엔터테인먼트


<7번방의 선물>이 23일 천만 관객을 넘어선 가운데 영화의 흥행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관객들과는 달리 평단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일부 영화평론가들이 작품성과 흥행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영화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이다. <7번방의 선물>이 천만 고지를 넘어서며 국민영화로 등극했지만, 시대적 분위기가 '신파영화'의 강세로 이어졌을 뿐이라는 것이 평론가들의 의견이다.  

가장 공격적으로 비판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최광희 평론가다. 그는 SNS 계정을 통해 "<7번방의 선물>을 나쁜 영화"라고 규정했다. "의도된 자극을 주어 관객들에게 감정이 남아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계산된 감정 상품"이라며 "이 영화는 관객들을 자극에 반응하는 파블로프의 개로 대접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최 평론가는 "<7번방의 선물>이 나쁜 영화라고 규정한다면,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나쁜 영화에 낚인 것이냐고 반문할 수 있겠다."면서 "그렇다"고 답변한 후 "그이들은 나쁜 영화에 낚인 것이다. 울었으니 감동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 감동은 일회용이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신파 영화에 눈물 흘린 그 숱한 관객들 수만 본다면, 한국은 참으로 정도 많고 배려심도 많은 사회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이 그러한가? 사람들은 그저 극장 안에서만 착해질 뿐이다. 그렇게 자신이 여전히 착함을 위안 삼으며 극장 문을 나설 뿐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7번방의 선물>의 천만 돌파를 마냥 축하할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하게 만들면 흥행한다'는 교훈을 안겨줬기 때문"이라며, "웃음이면 웃음, 눈물이면 눈물, 작품인 척하지 말고 감정 상품으로 충실하라! 이건 문화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흥행 요인에 대해 "작품이 관객들을 견인한 게 아니라 울고 싶다는 관객들의 욕구가 작품의 흥행을 견인한 경우"라고 분석하면서, "신파는 우리로선 역사적 암흑기라고도 할 수 있는 20세기 초중반에 유행했다. 시대가 신파를 부르는 법"이라고 시대적 분위기와 연관지었다.

 <7번방의 선물> 한 장면

<7번방의 선물> 한 장면 ⓒ (주)화인웍스, (주)CL엔터테인먼트

강성률 평론가 역시 "<7번방의 선물>이 천만 관객 대열에 들어선 것이 살짝 당혹스럽다"고 밝혔다. "한국형 블록버스터도 아니고, 무엇보다 우연성과 신파적 눈물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천만 영화 가운데 그나마 <해운대>가 이 영화와 비슷한 가족적 신파의 정서를 내포하고 있었는데, <해운대>에 비하면 볼거리가 터무니없이 약하다."고 말하고 "그럼에도, 이 영화의 무엇이 눈물을 흘리도록 만드는가? 결국 이 영화의 흥행은 우리 시대의 정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억지라도 울고 카타르시스를 경험해야 하는 상황. 우린 지금 그런 시대에 살고있는 것이다. 결국 영화는 사회를 반영할 뿐이지 이끌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 영화감독은 "다음 대선 이후에 이전에 흥행했던 영화의 속편 형식 차기작을 내놓으면 성공할 것 같다"며, <7번방이 선물> 성공을 울고 싶어 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결부시켰다.

부산국제영화제 남동철 프로그래머는 <씨네21>을 통해 '가족영화가 꾸준히 흥행하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7번방의 선물> 흥행 원인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오동진 평론가는 "<7번방의 선물>의 성공은 결국 극장 인구통계학적인 변화에 있다"며 "지금 극장의 주도권이 40대 초반 여성들에게 넘어간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극장 소비층의 변화가 거의 확실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이 고려해야 할 실질적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영화예매사이트 <맥스무비> 발표한 1년 간 연령별 영화 예매율 통계에 따르면 40대 관객이 20대 관객을 앞서며 영화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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