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다르게 신인이 쏟아져나오는 가요계. 정글과도 같은 이곳에서 이름 석 자를 제대로 알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수식어가 붙는다는 건 축복받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는 법. 이제는 자신에게 붙은 꼬리표를 떼고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설 날을 꿈꾼다. '소녀시대 탈락 멤버' '서현 친구' 등으로 더 잘 알려진 가수 이환희에게 해당하는 말이다.

데뷔 앞둔 신인가수 이환희, 그는 누구인가?

이환희. 1991년생으로 2002년 SM엔터테인먼트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노래짱 1위를 차지하며 2005년 소녀시대의 원년 멤버가 되었다. 그러나 데뷔의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결국 소녀시대 최종 멤버 선발 쇼케이스에서 탈락하고 SM을 떠났지만, 꿈까지 버릴 수는 없었다.


그의 존재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11년 9월 KBS 2TV <이야기쇼 두드림>에서부터다. 소녀시대 막내 서현이 이환희를 언급하며 눈물을 쏟았기 때문이다. 연습생 시절 두 사람은 절친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운명은 엇갈렸다. 한 명은 한국 최고의 걸 그룹 멤버가 되었지만 다른 한 명은 계속 꿈을 좇았다. 그리고 그 결과, 마침내 두 사람은 2013년 1월 가요계에서 가수 대 가수로 만나게 됐다.

2012년 4월 싱글 '비밀'을 발표했지만 정식 활동은 2013년 1월 중순께 내놓을 <먼로스 힐(Monroe`s heel)>로 시작한다. "살을 빼서인지 조금 더 성숙해진 것 같다"고 미소 지은 이환희는 "진짜 데뷔하는 게 맞는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설레고 기쁘지만 걱정이 더 큰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연예계의 대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고 데뷔하기까지의 과정 또한 순탄치는 않았다. 걸 그룹을 준비하다가 엎어지기도 했지만, 그럴 때마다 이환희의 부모님은 걱정하기보다 그를 믿고 옆에서 지켜봤다고. 소속사 워디엔터테인먼트 김준호 대표는 "이환희에게서 아쉬움이나 욕망, 열정을 봤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쭉 하고 싶었던 일이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던 것 같아요. SM에서 나오고 나서도 마음은 늘 있었는데 밖으로 표출할 기회가 없었다고 할까요. 꿈은 쉽게 지워지는 게 아니더라고요. 연기에도 조금씩 관심을 가질 무렵 지금의 대표님을 만나 오디션을 봤어요."

"아이돌 홍수 속 돋보이는 여자 솔로 되겠다"

작곡가 김건우가 만든 데뷔곡에서 이환희가 내세운 이미지는 당당하고 도도한 여성이다. 캣 우먼 콘셉트를 소화하는 이환희는 "개인적으로 귀여운 것보다 이런 모습이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의 노래 선생님은 1990년대 그룹 노이즈로 활동했던 홍종구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부회장이다. 이환희는 "혼자 처음으로 무대에 서려니 떨리지만, 마지막까지 노래 실력을 더 키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아이돌 그룹 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여자 솔로 가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환희에게 데뷔 후 가장 만나고 싶은 가수에 대해 물었다. 그는 "이효리 선배님을 좋아한다. 닮고 싶은 분이기에 가장 만나고 싶다"고 했다. 단순히 가수로서의 삶에 대한 조언뿐만 아니라 유기견을 돌보는 등의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만나면 신기해서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다"는 게 이환희의 솔직한 고백이다.


이환희는 오는 15일 데뷔 쇼케이스를 열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우선 이환희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고, 더 나아가 팔색조의 매력을 지닌 가수가 되고 싶다"는 그. 10년의 세월을 거쳐 데뷔의 꿈을 이루게 된 이환희에게 마지막으로 연예인이 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이들을 향한 조언 한마디를 부탁했다.

"하고 싶은 일은 꼭 해야죠. 어차피 일은 다 힘들잖아요. 힘들어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힘들었던 때는 있지만 후회한 적은 없어요. 가장 힘들었던 시기요? 데뷔를 앞둔 지금 아닐까요. 처음으로 정식 데뷔하는 거잖아요. 지금까지 갈고 닦았던 것들을 2013년 하나씩 보여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