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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마이뉴스>와 참여연대, 국회 생활정치실천의원모임이 공동주최한 <나는 세입자다> 공모 시상식 및 세입자 대책 좌담회가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진행됐다.
 지난 9일 <오마이뉴스>와 참여연대, 국회 생활정치실천의원모임이 공동주최한 <나는 세입자다> 공모 시상식 및 세입자 대책 좌담회가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에서 진행됐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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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생활정치실천의원모임은 8월 20일부터 10월 17일까지 <오마이뉴스>-참여연대와 함께 '나는 세입자다' 기사공모를 실시했다. 애초 9월 27일까지 한 달 공모기간이 예정됐었으나 초기부터 반응이 뜨거워 공모기간을 한달 연장했다.

아파트 살기 위해 꿈도 버리고 돈벌기에 올인한 사연, 역전세대란에 2년 넘게 집 못 빼고 대기한 이야기, 전세금 받지 못해 길거리에 나앉을 뻔 했던 일, 지하방에 물이 들어친 사연 등 53편의 기사가 들어왔다. 세입자들의 사연은 모두 <오마이뉴스>를 통해 게재됐다.

공모 심사는 기간 내에 접수된 51편을 대상으로 진행했고, 참신성, 시의성, 내용의 충실성, 기사 등급, 독자의 반응을 고려했다. 대상수상자는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 가고 요강 놓고 살아요"외 2건의 사연을 3부작으로 연재한 장윤선씨다. 우수상은 김세희("아가씨, 동거한다면서? 사모님이 알았으면..." ), 안호덕(우리집에 드러누운 주인할머니... "돈 올려줘"), 구자숙씨(이삿짐 다 뺐는데... 다시 넣으라니요 ) 3명에게 돌아갔다. 장려상은 이진오씨 외 4명에게 수여됐다.

<오마이뉴스>, 참여연대와 국회 생활정치실천의원모임은 9일 <오마이뉴스> 대회의실에서 '나는 세입자다' 공모 시상식과 함께 세입자 대책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국회 생활정치실천의원모임 대표 이미경 의원과 <오마이뉴스> 김당 편집국장,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방본부 팀장 및 주거복지관련 시민단체 대표들과 수상자가 참석했다.

'나는 세입자다' 기사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장윤선씨는 "집 문제 때문에 별일을 다 겪으면서 보수적으로 변하게 된 것 같다"며 "세 들어 살아 힘들때면 '빨리 돈 벌어서 얼른 내 집을 마련해야지'라는 생각만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장씨는 다세대 주택에 살면서 집에 도둑이 들고, 누군가 화장실에 콘돔을 버리고 가는 일을 겪으며 아파트에 살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사를 위해 링거를 맞으면서까지 출장을 다녔고, 집 때문에 서울에서 대전으로 거처를 옮겼다. 장씨는 "5년 정도만 죽어라 돈을 벌어보자고 했던 다짐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세입자 권리 보호에 취약한 임대차보호법

우수상을 받은 안호덕씨와 구자숙씨는 현행 임대차보호법이 세입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한다고 역설했다. 안호덕씨는 "재계약을 했는데도 전세값이 폭등하니 집주인이 막무가내로 전세값을 올려달라고 했다. 거실에 드러눕고, 아침마다 윗층에서 절구통을 빻아대고 난리였다"며 "결국 이사를 했는데 원래 부셔져 있던 문 수리비용, 청소비용 등을 청구하고, 공과금도 원래 내던 것보다 배로 내고 가라고 성화였다. 이삿날 전세금도 제 때 빼주지 않아 곤욕을 치렀다"고 말했다.

구자숙씨도 "이삿짐을 다 빼고도 전세금을 받지 못해 5일 동안 짐없이 살았다"며 "결국 다음 세입자가 계약을 파기해 도로 원래 집으로 돌아왔다. 부동산은 중개수수료를 벌었고, 집주인은 계약금 벌었지만 세입자는 뭔가?"라 의문을 표했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에서는 임차인의 권리보호를 위해 1년 미만의 계약이나 기간을 정하지 않은 임대차계약 기간을 2년으로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계약만기 1개월 전까지 임대인이 계약변경을 통보하거나 계약만료 의사를 통지하지 않으면 원계약조건으로 계약이 갱신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인이 이를 지키지 않더라도 형사상 책임을 지지 않고,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목돈을 맡겨놓고 있어 권리를 주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또한 임대인이 제때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분쟁조정기구나 긴급지원체계가 없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만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토지주택공공성네트워크 권정순 변호사는 "이사 전후의 주거 시설을 중개업자가 확인하도록 되어 있지만 집주인과 얼굴 붉히는 것을 꺼려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 같다"며 "서울시가 올해 전월세보증금 지원센터를 개소해 세입자 권리 보호에 나섰지만, 금액한도 제한이 있어 모든 세입자가 혜택을 보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 말했다.

은평주거복지센터 김갑록 팀장은 "세입자의 고충이 많지만 특히 보증금을 제때 지원받는 것에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며 "현행 민사소송 방식은 너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집주인의 권한이 강해 집이 낡아도 제대로 고치지 않고 불량한 주거환경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입자들의 주거환경보호를 위한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청년과 재개발 난민 위한 주거대책 필요

월세가 비싸 함께 사는 '워킹푸어 커플'이라 자신을 소개한 김세희씨는 "취직을 해도 전세자금대출이 쉽지 않고, 월세는 여전히 비싸니 돈이 모이지도 않는다"며 "월세 부담에 결혼할까 고민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노원주거복지센터 최창우 국장은 "뉴타운 지역 세입자들은 이불까지 곰팡이 쓴 집에 살지만 내쫓기지 않을까 걱정한다"며 "재개발 지역 세입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주거이전비 조건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토지주택공공성 네트워크 권정순 변호사는 "전세대란이 발생할 때마다 주거문제가 큰 관심을 받지만 금세 관심이 사그라드는 것은 당사자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고, 현실적인 주거 개념이 늘고 있는 요즘이야말로 '세입자 협회'가 생길 때"라며 "주거보장과 주거의 질 문제를 함께 세입자 입장에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희년사회를꿈꾸는사람들 오세민 정책 위원도 "다음 이사철인 내년 봄에 전월세 부담으로 자살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며 "세입자 중심의 주거정책연구와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와 같은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도 <나는 세입자다> 공모에 참여해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태그:#나는 세입자다, #세입자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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