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11년 세종시 금강변에서 발견된 국내 최고 빙고터와 선사-백제초기 유적이 대량으로 발굴됐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유물만 발굴하고 흙으로 덮어버렸다.
▲ 금강변 선사유적지 2011년 세종시 금강변에서 발견된 국내 최고 빙고터와 선사-백제초기 유적이 대량으로 발굴됐는데,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유물만 발굴하고 흙으로 덮어버렸다.
ⓒ 세종포스트

관련사진보기


지난해 4대강 사업 금강(세종지구)에서 학술적으로 보존가치가 매우 높은 선사에서 백제초기까지 유적지가 발견됐다. 하지만 유물만 발굴하고 흙과 잡석으로 메워 잡초만 무성한 볼썽사나운 험지로 변한 유적지를 원형대로 복원해야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유적지는 첫마을 한두리대교와 금남교 사이 금강 변에서 발견된 선사-백제초기 유적지로서 국가 보물(제66호)인 경주 석빙고보다 1000년이나 앞선 빙고(氷庫) 터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금동신발이 발견된 유적지다.

또한 이 유적지에서는 4~5세기 목관묘와 나무칼집, 금동제 허리띠, 화살통 등 희귀한 유물이 대량으로 출토된 곳이다. 이외에도 초기 삼국시대에서 백제초기까지 수혈유구(구덩이) 67기, 우물터, 수레자국이 선명한 도로 흔적 등이 발견돼 학계에서는 학술적으로나 역사적으로도 보존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자는 자전거길 만드는 데만 정신이 팔려 이토록 중요한 유적지를 잡석으로 덮고 말았다.

인류의 생활상 담긴 유적,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

이에 대해 세종시민들은 이곳 선사유적지를 복원․보존해야 한다며 서명운동과 함께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시민들은 △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빙고터, 제작연대가 가장 이른 금동신발 출토지(학술적 가치) △ 금강변에 선사 인류 거주지가 있다는 세종시민의 자긍심 고취(역사적 가치) △ 향후 관광도시(세종시)로서 유적지 보존(교육·문화적 가치) 등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반드시 복원해 보존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세종시는 '명품도시'를 만들겠다고 국비 8조5000억 원, 한국토지주택공사 14조 원을 비롯한 민간투자를 합치면 수백조 원이 투입돼 건설 중이다. 특이한 구조의 건물, 멋지게 디자인한 시설, 박물관 등으로 명품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들은 철근 콘크리트 건물만으로는 명품도시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행정도시를 건설하면서 선사시대부터 백제시대, 고려, 조선시대 유적과 나무가 수없이 발굴되고 있다. 금강 주변과 얕은 구릉지에서 출토되는 조상의 유물은 수만 년 전부터 이곳(세종)이 사람살기에 적합한 기후와 토질, 물고기 잡기에 좋은 터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적과 유적지의 값어치는 돈으로 계산하기 어려울 만큼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 유적지에서는 빙고(氷庫) 터와 금동제 신발이 출토됐고, 수레바퀴가 선명하게 찍힌 도로도 발견돼 학술적으로나 역사적인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는 게 학계의 진단이다.

세종시 금강변 선사-백제초기 유물발굴 현장. 이곳에서는 경주 석빙고보다 천 년이나 앞선 빙고터가 발결됐고,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금동제신발도 발견된 곳이다.
▲ 유적발굴 현장 세종시 금강변 선사-백제초기 유물발굴 현장. 이곳에서는 경주 석빙고보다 천 년이나 앞선 빙고터가 발결됐고,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금동제신발도 발견된 곳이다.
ⓒ 세종포스트

관련사진보기


세종시민 자긍심 살리고 관광상품·현장교육 터로 만들자

만약 이 유적지가 프랑스나 영국 등 서구유럽 선진국에서 발견됐다면 어땠을까? 아니 가까운 일본에서 발견됐더라면? 아마 이 유적지가 발견된 전역을 역사공원화하고 원형을 복원해 보존했을 것이 분명하다는 게 시민들의 주장이다.

시민들은 이곳 유적지는 원형으로 복원되고 보존돼야 한다며 현재 잡석과 흙으로 덮었지만, 원형복원은 어렵지 않다는 것. 도로와 유적지의 높이 차는 콘크리트 박스를 쳐서 강화유리나 투명한 강화 플라스틱으로 덮는 방법 등 현대 기술로 얼마든지 원형 복원·보존이 가능한 한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행정도시(세종시)가 완성되면 정부청사 주변으로 박물관 단지가 조성돼 전국적인 관광지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다. 이때 이 유적지가 빛을 발할 수 있다.

21세기 초 대규모로 조성된 한 나라의 행정도시인 세종시, 그리고 수천 년 전에 빙고를 만들어 얼음을 저장할 정도로 문화적인 생활을 한 사람들의 생활흔적을 원형 그대로 볼 수 있는 '시간여행'이 가능한 세종시를, 세계 곳곳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은 부러워할 것이다. 이게 진짜 명품 세종시 모습이 아닐까?


태그:#세종시, #선사유적
댓글

세종포스트는 세종시에서 발행하는 시민참여 일간지입니다. 7월 1일부터 지역번호가 044로 변경. 혹은 지역번호 없이 1644-2114 로 연결가능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