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011년은 피터 딘클리지(Peter Dinklage)에게 최고의 한 해가 아니였나 싶다. <섹스엔더시티>와 <소프라노스>로 유명한 HBO 방송국에서 방영 중인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에서 그는 '티리온 라니스터(Tyrion Lannister)'라는 캐릭터를 소화하여 전미 비평가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그 역으로 2011년 제63회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에서 드라마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았으며 또 2012년엔 제6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으며 비주류가 아닌 주류 배우로 성장했다.
         
내가 피터 딘클리지를 처음 접하게 된 영화는 '스테이션 에이전트'이다. 항상 훤칠한 8등신 영화배우들이 익숙했던 나에게 피터 딘클리지는약간 어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선천적으로 왜소발육증을 가지고 있어서 키가135cm 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약간 우스꽝스러운 외모를 가진 배우였다.

생김새만 봤을 때는 이 배우가 진지한 역활을 할 수 있겠어? 라는 의문까지 들기 쉬웠다. 하지만 '스테이션 에이전트'에서의 그의 연기는 많은 사람들의 편견을 깨부수기에 충분했다.
         

 스테이션 에이전트의 한장면

스테이션 에이전트의 한장면 ⓒ Miramax Films


주인공 핀(피터 딘클리지)은 '왜소증'에 걸린 장애인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난쟁이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친구 단 한 명 밖에 없다. 그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고 그의 외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질색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좋아하는 곳은 사람들이 없는 곳이다. 그의 유일한 낙은 기찻길을 걷거나 조용한 공터에서 책을 읽는 것이다.

그런 재미없는 일상이 전부인 그에게 갑자기 사건이 터진다. 그의 유일한 친구가 갑자기 쓰러져 죽어 버린 것이다. 친구마저 잃게 된 그는 아무 미련도 없는 도시를 떠나고 친구가 유산으로 남긴 사람이 별로 없는 한적한 시골에 있는 조그마한 기차역을 새로운 보금자리로 삼는다.

그런데 핀은 한적한 시골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은 자기를 살갑게 대하고 그의 장애에 대해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심지어 자기를 신기하게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런 사람들을 핀은 경계한다. 그가 생각하기에 다른 사람들은 그저 자기를 신기하게 쳐다보거나 놀리는 구경꾼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핀은 모른다. 그들도 역시 핀과 같이 단지 외로운 사람들이라는 걸. 핀처럼 그들도 의지할 곳 없이 세상을 혼자서 등지고 산다는것을. 단지 핀과 그들은 소통이 필요했던 것이다.

불통은 편견을 만들고 소통은 편견을 허문다

 스테이션 에이전트 한 장면

스테이션 에이전트 한 장면 ⓒ Miramax Films


'스테이션 에이전트'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는 술집에서 일어난다.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그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술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술집에서 그는 곧바로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기 시작한다. 핀으로 향한 그 시선들은 사실 일부분은 그의 마음속에서 만들어진것 일 수도 있다.

왜냐면 영화에서는 그 시선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그 사람들의시선에 화가난 핀은 술잔을 내동댕이 치고 테이블에 올라가서 소리친다.

"난 여기 있다. 나를 봐. 나를 보라고!"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당황한 표정으로 핀을 쳐다본다. 핀의 돌발스런 행동에 오히려 술집안의사람들이 당황한다. 어쩌면 핀의 장애가, 핀의 열등감이, 다른 사람의 소통을 막는 벽이였던 것이다.

사람과의 소통과 교감은 마음속의 장벽을허물고 상처를 치유한다

영화 후반부에서, 핀은 드디어 자신이 제일 두려워하는 '사람들' 앞에 선다. 그가 새로 만난 꼬마 친구를 위해 학교에서 발표회를 하게 된 것이다. 자신들보다 키가 작은 어른을 보면서 꼬마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본다. 한 명의 짖궃은 아이는 핀의 키를 물어보며 자신보다 작다며 웃는다. 하지만 핀은 더이상 개의치 않는다. 그는 깨달은 것이다.

남의 편견은 중요치 않다는 것을. 이 장면은 어떻게보면 피터 딘클리지 배우 자신이 얻은 깨달음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게 그의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일 수도 있다. 아직도 그가 지나갈 때 많은 사람들은 그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짖궃은 사람들은 심지어 그를 놀리기도 한다. 하지만 핀은 아니 피터 딘클리지는 개의치 않는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말했다.

"친구와 가족들과의 소통은 나에게 항상 치료제 같은 역활이였어요." 

그렇다. 그에겐 친구와 가족이 있다. 그들과의 소통 사이에서 그는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자신의신체적 장애를 오직 연기하나로 극복한 진정한 배우. 작지만 위대한 그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스테이션 에이전트 한 장면

스테이션 에이전트 한 장면 ⓒ Miramax Films


스테이션 에이전트 피터 딘클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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