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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스카우트' 프로그램 결선에 올라 한국자산공사에 당당히 합격한 김예빈 양.
 KBS '스카우트' 프로그램 결선에 올라 한국자산공사에 당당히 합격한 김예빈 양.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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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에 오른 제 모습을 보고 엄마 아빠가 우셨어요. 너무 좋아요. 회사에 입사했지만 여기서 머물지 않고 열심히 자기계발을 해서 후진학을 할거예요."

KBS '스카우트' 프로그램 결선에 올라 고졸 취업에 성공한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 김예빈(고3) 양이 전한 말이다. KBS '스카우트' 프로그램은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 분야에 관한 프리젠테이션과 테스트를 거쳐 희망 기업에 입사를 지원해주는 방송 프로그램이다. 김양은 한국자산공사에 당당히 합격했다.

김양이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를 진학한 이유는 경제적 이유가 크지만 어머니가 졸업한 학교이고 교사와 학생간에 친밀한 관계를 이룬다는 소문 때문이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남녀 공학이지만 이성이 아닌 친밀한 교감을 이루며 서로를 존중해주는 학교 풍토가 그녀로 하여금 이 학교를 선택케 했다.

프레젠테이션과 면접능력 향상은 선생님들의 조력 덕분
 
김양이 스카우트 프로그램에 도전하게 된 것은 전공 교사들의 격려와 조언 때문이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등학교에 재학하는 학생 중 전국에서 서류전형에 도전한 학생은 최초 70명이다. 지난 2월에 서류전형(70명)을 시작으로, 1차예선(면접), 2차본선(PPT능력), 3차 결선에서는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마지막 결선에 오른 학생은 4명이다.

더 많은 학생이 지원할 수 있지만 학교당 2명으로 제한돼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에서는 2명이 응모해 본선까지 진출했다. "본선이 가장 떨렸다"는  김양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과제는 <서민들을 위한 금융상품을 만들어라>였다.

KBS'스카우트' 프로그램 결선에 올라 자신의 아이디어인 '디딤론'을 선보인 김예빈 양이 당시 TV에 가지고 나갔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KBS '스카우트' 프로그램은 7월 4일 전국에 방영됐다.
 KBS'스카우트' 프로그램 결선에 올라 자신의 아이디어인 '디딤론'을 선보인 김예빈 양이 당시 TV에 가지고 나갔던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선보이고 있다. KBS '스카우트' 프로그램은 7월 4일 전국에 방영됐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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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의 아버지는 화물운수업에, 어머니는 서비스업에 종사한다. 그녀는 부모님이 하는 가게를 도우며 느낀 경험을 살려 '비수기와 성수기 사이의 디딤돌 역할을 해주는 디딤론'을 가지고 준비했다.

가장 어려운 점은 2분 동안에 요점만 설명하는 것이었다. 시나리오 원본을 바꾸고 외우기는 셀 수가 없을 정도다. 원래 그림에 소질이 있어 미대 진학을 희망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좌절했던 그녀의 그림솜씨가 빛났다. 박정현의 캐리커처에 상품 이름을 부착시켜 더 돋보이도록 한 게 주효했다.

고졸취업의 성공 비결은 독서, 순발력이 아닌 내면화된 지식이어야

"제가 취업에 성공한 비결이요? 독서죠.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책을 읽어주는 게 생활화 됐어요. 다른 친구들은 임기응변으로 질문에 답했겠지만 저에게는 독서로 다져진 내면화된 지식이 있어 다른 친구들이 못따라오죠."

장래계획을 묻는 질문에 "회사에 입사했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열심히 자기계발해서 후진학을 할 거예요"라고 대답하는 김양이 후배들에게 주는 충고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면접할 때 인성부문에서 많이 탈락해요. 인성부문에 신경을 많이 써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대기업만 쳐다보지 말고 중소기업이라도 취업해서 열심히 일해 자기계발을 위해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지난 9일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예빈 학생의 손을 잡고 축하해주며 격려했다.
 지난 9일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를 방문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김예빈 학생의 손을 잡고 축하해주며 격려했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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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성격은 쾌활한 편이라는 김양이 기성세대에게 따끔한 충고 한  마디를 던졌다.

"청년실업 문제가 심각하고 대학교를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면서 고졸취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전보다는 달라져 다행이에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지만 학벌보다는 실력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되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청년실업자가 340만 명이 되는 시대에 어려운 관문을, 그것도 고졸학력으로 남들이 선망하는 기업에 당당히 합격한 김양이 안녕히 가시라며 손을 흔든다. 김양과 헤어지며 교문을 나서는 발걸음이 가볍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과 '전남교육소식'지에도 송고합니다



태그:#고졸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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