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6월 2일 오전 이집트 대법원은 전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를 비롯 전 정권의 일부 주요인사들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시민들은 팔순의 그에게 내려진 형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내었다. 하지만 역시 시위대를 향한 살상 명령 및 각종 국책사업을 이용하여 부정축재를 일삼았던 무바라크의 두 아들에게 무죄가 선고된 데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불만을 터뜨렸다.

무바라크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 시각부터 이집트 전국 주요도시에서 소요의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집회장소와 시간을 열심히 트위터로 퍼날랐다.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시민들은 자신의 거주지에서 조용히 숨을 죽였고, 동조하는 시민들은 광장으로 대학가로 몰려갔다. 오후 5시가 넘어가면서 카이로의 시내로 향하는 주요 도로는 이미 시위대에 점거되었거나 몰려드는 시위대로 인하여 극심한 체증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오후 6시 즈음 국영방송은 타흐리르 광장에서 이미 29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고 보도했으며, 이 숫자는 삼 십 분도 지나지 않아 39명으로 늘어났다. 6월 2일에서 3일로 넘어가는 오늘 밤 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써부터 예상되고 있다.

한편 대선 결선주자들 가운데에 중간결선에서 최고득표를 한 모하메드 무르시와 함딘 사바히가 타흐리르의 시위대와 조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시민들의 용기를 격려했다. 하지만 전 정권의 마지막 총리였으며 역시 대선결선주자 중 한 사람인 아하마드 사휘크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시민들의 아쉬움을 샀다.

무바라크는 2011년 1월 25일 시작된 <카이로의 봄> 혁명으로 30년의 긴 권좌에서 강제 하야했다. 그는 혁명 당시 시민들로 이루어진 민간시위대를 향해 살상명령을 내렸다는 이유로 추후 기소되었다. <카이로의 봄>은 이집트 전국에 들불처럼 번져 마침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군최고위원회에 임시통치를 맡긴 후 일 년여가 지난 이달 중순 이집트 최초의 대통령 국민투표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오늘의 판결로 무바라크는 전직 대통령도 법정에 설 수 있다는 역사적인 선례를 남기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의 <마담 아미라의 이집트여행> 카페에도 동시에 실립니다



태그:#이집트민주화, #호스니무바락, #타흐리르광장, #서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