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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조진형(69, 부평갑) 국회의원. 조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뒤 4선 도전을 포기했다.
 새누리당 조진형(69, 부평갑) 국회의원. 조 의원은 19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서 탈락한 뒤 4선 도전을 포기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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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는 한나라당 공천이면 무조건 다 (당선)됐다. 그렇다보니 일만 배우다 임기가 끝난다. 19대 국회도 비슷한 것 같다. 여야 의원들이 중복 법안을 내놓는다. 결국은 상임위에서 병합 심리하는데, 의원들이 실적 위주로 의정활동을 한다. 18대 국회에서 폐기되는 법안이 6000~7000개에 이른다. 19대 국회도 문구 고쳐서 다시 법안이 추진될 것이다. 비효율적으로 국회가 운영돼서는 안 된다. 18대 국회는 정쟁 위주였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정치인에 대한 물갈이를 인위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가 해야 한다."

인천 부평 갑 지역구에서 24년 동안 국회의원 세 번을 지낸 새누리당 조진형(69) 의원은 5월 29일 마감하는 18대 국회에 대한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조 의원은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했지만, 지역 후배이며 자당 후보인 정유섭 후보를 위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졌다. 조 의원은 기자와 한 사실상의 고별 인터뷰에서 "정계 은퇴는 전혀 아니"라고 말했다. 역할이 주어지고 나서야 할 때는 나서겠다는 뜻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준비 등으로 재정난에 허덕이는 인천시를 위해선, 인천 여야 의원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송영길 시장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인천이 '6대 6'으로 여야 세력 균형이 잡혔다. 송 시장이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과 각을 세우는 일이 없어야 한다. 여야 막론하고 지역 국회의원 이야기를 잘 들어줘야 국회에서 심부름도 잘 한다. 시장 심부름 많이 하고, 의정활동 빛내주는 것이 서로 '윈-윈(win-win)'해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된다. 아시안게임 등으로 매우 중요한 시점에 인천이 놓여 있다"

마지막으로 조 의원은 한때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멘토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안 전 시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 "나부터 관심이 없다"면서, 부정적 의사를 피력했다. 대신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가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진형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송 시장, 인천 여야 의원들 잘 활용해 아시안게임 잘 치르길"

새누리당 조진형 국회의원.
 새누리당 조진형 국회의원.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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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국회의원선거 이야기부터 하면, 인천은 드라마틱하게 여야가 '6대 6'이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16대 총선부터 18대 총선까지는 상당히 많은 정치적 변수가 있었다. 낙천낙선운동, (대통령) 탄핵 등. 이번 선거에서 야당이 '정권심판론'을 이야기했지만, 국민 정서는 아니었다. 한편으로 송영길 시장에 대한 심판론도 나왔다. 지자체장이 민주당이라, 민주당에 유익한 것은 없었다. '절대적 함수'가 없는 속에서 텃밭이 어느 쪽이 유리하냐에 따라 결과가 나왔다.

새누리당에 '문전옥답'은 중동옹진·남·연수·서구강화 을이었다. 5곳은 무조건 이긴다고 보았다. 남동과 부평 갑은 후보들이 바닥 민심을 어느 정도 가지냐에 따라 좌우될 수 있었다. 그 외 계양·서구강화 갑·부평 을·남동 갑은 민주당 텃밭이었다. 남동 갑과 부평 갑은 공천을 잘 못해서 바친 지역이고, 서구강화 갑은 후보(이학재)가 송 시장에 대한 '심판론'을 들고 나왔는데, 잘 잡았다. 여기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세 번이나 집중 방문해 건진 것이다.

인천이 '6대 6'이라는 여야 세력 균형을 잡았는데, 의원들이 얼마만큼 의정활동을 인천과 자기 지역을 위해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송 시장이 여야를 떠나 국회의원과 각을 세우는 일이 없어야 한다. (국회의원을) 잘 활용해야 한다. 여야 막론하고 국회의원이 이야기하는 지역구 일은 도와줘야 한다.

그러면 시장을 좋게 생각하고 (시장) 심부름을 많이 하게 된다. 심부름은 내 의정활동을 빛내주는 것이다. 시장이나 의원이나 서로 '윈-윈(win-win)'하는 것이다. 송 시장도 잘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 하면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인천은 중요한 시점에 있다. 아시안게임을 잘 치러야 하는 상황에 재정도 어렵다. 중앙 예산을 가져오려면 의원 힘을 빌려야 한다. 인천 의원 중 그렇게 잘 할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인천 북동벨트에서 새누리당이 패배했다. 계양·부평에서 연이어 야당에 패했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되고 있는데?
"현역 의원의 역할에 달려 있다고 본다. 현역 의원들이 지역 민심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다. 고착화되지는 않았다고 본다."

"18대 국회, 바쁘기만 했지 국가발전에 어떤 역할 했는지 의문"

- 한때 안상수 전 시장의 멘토로 알려졌는데, 안 전 시장의 대선 출마를 어떻게 보는가?
"나부터도 관심이 없다. 여러 사람이 나온다고 하는데, 인정받을 만한 사람이 출마했으면 한다. 유권자들이 인정하는 후보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최소한 기준에 올라온 사람만을 언론이 보도해야한다. 내 시각이지만, 새누리당에서 박 비대위원장과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사람 중 한 명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이다."

- 18대 국회 마지막 의정활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1일 김포와 대만 송산 간 항공 직항노선 취항 기념식에 참석했다. 거기서 외교메달을 받았다. 대만에 한국은 5대 교역국이며, 한국에 대만은 6대 교역국이다. 직항로 개설로 대만과의 교류가 더 활성화될 것이다. 마지막 국회 일정으로 7일부터는 싱가포르와 필리핀을 다녀올 계획이다."

- 18대 국회를 소회하면?
"정치가 이대로 가면 안 된다. 18대 국회에 초선이 너무 많았다. 새누리당 공천이면 무조건 다 (당선)됐다. 그렇게 당선된 국회의원은 일만 배우다 끝난다. 일을 알만하면 임기가 끝난다. 19대는 더 심할 것으로 본다. 18대 때, 법안만 많이 내놨지 실질적으로 통과된 것은 많지 않다. 중복해서 법안을 내놓는다. 실적을 쌓기 위한 것이다. 어차피 비슷한 법안을 병합 심리한다.

다선 의원이 적고, 초선 의원이 많다보니 이런 상황이 되는 것이다. 18대 국회에서 폐기되는 법안이 6000~7000개로 아는데, 19대 국회 들어가면 조문 바꾸어서 다시 법안 제출한다. 그렇게 하면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 18대 국회가 바쁘기만 했지, 국가 발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다. 정쟁 위주였던 국회였다.

앞으로 국회는 다선 의원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 선진국에서 물갈이는 10% 미만이다.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려면 정치인에 대한 물갈이를 인위적으로 하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에게 맡겨야 한다."

- 장학재단을 운영하는데, 어떻게 키워 나갈 계획인가?
"인재를 키우는 역할에다가 부평지역 문화 활동도 지원하고 싶다. 부평에서 문화 수요가 얼마나 있느냐를 조사해봐서 수요와 시장이 있다면 문화 사업도 겸할 구상을 가지고 있다. 정치하기 위한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면, 지역 발전을 위해서 내 역할이 있다고 본다."

- 요즘 개천에서 용 나지 않는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 중심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기보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나온다.
"시혜 차원으로 지원하는 것은 국가나 지자체, 기업 등이 담당해야 한다. 인재 양성을 위해 재단을 설립했다. 장학생 중에서, 부자인데 받는 경우는 없다. 신청한 학생들 중 선발해서 주는 것이다. 종종 재단 도움으로 성장했다고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는다. 기쁘고 보람된다. 앞으로 시간도 많으니 재단 출신 장학생들과 소주도 한 잔 할 계획이다."

"재외국민 참정권 보장과 전통시장 살리기 보람"

- 3선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의정활동?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으로 재외국민에게 참정권을 부여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박정희 정부 시절 서독 광부나 간호사들에게 제한적으로 참정권을 줬으나, 유신헌법이 통과되면서 사라졌다. 해외 동포 700만 중 이번에 240만명이 유권자로 참여했다. 비례 국회의원이 탄생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는 재외국민 중에서도 국회의원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그 역사에 한 획을 그어 자부심을 가진다.

전통시장이 많이 침체됐는데, 18대 국회에서 부평시장 현대화와 환경 개선을 위해 국비 60억원을 확보하고, 부평종합시장에 다목적 광장을 조성하고 부평깡시장 인근에 공영주차장을 신축했다. 예전엔 88정비부대를 이전시켜 부평공원을 만들고, (경인전철) 부개역사를 조성했다. 삼산농산물도매시장을 만들어 부평시장에 종사했던 수백 명의 일자리를 만든 것도 보람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곰팡이 핀 민방위교육장을 없애고 신설하게 됐다. 총사업비 중 특별교부금으로 75억 원을 확보했다. 새로 당선된 분들도 지역 발전을 위해 시설도 많이 유치해 달라. 국회에서 싸움질 같은 것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 사실상 정계 은퇴 아닌가? 인천시민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계 은퇴는 전혀 아니다. 정치인으로 국내정치 돌아가는 것을 지켜보겠다. 당에서 어떤 역할을 쉽게 할 수 없고 할 마음은 아니지만 어떤 기회가 생기면, 나라 발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나서야 한다는 맘이다.

정치 후배들에게 필요할 때는 조언도 하고 싶다. 지난 4년 동안 의정활동하면서 매우 바쁘게 살았다. 그것은 주민들이 성원을 많이 해주었기 때문이다. 엔도르핀이 많이 나와, 바쁜데도 얼굴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정말 부평구민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조진형, #새누리당, #안상수, #19대 총선, #송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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