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일밤 2부 남심여심> 한 장면

<우리들의 일밤 2부 남심여심> 한 장면 ⓒ MBC


MBC 노조의 총파업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김재철 사장의 외주 하청 전략이 더 이상 먹혀들지 않고 있다. <우리들의 일밤> 역시 외주체제로 전환시켰지만 신통치 않다.

지난 25일 방영한 <일밤 2부 남심여심>은 시청률 2.5%(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지난 주 18일 2.7%보다 미미하게 하락했다.

하지만 주말 황금 시간대에 종편과 맞먹는 시청률보다 더 놀라운 것은, 지난 주 첫 방송만을 내보낸 후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일밤1부 꿈엔들>이다.

이경실, 지상렬, 김태현, 엠블랙 이준, 정주리 등 비교적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하며, 본격적 농촌 버라이어티를 예고했던 <꿈엔들>은 지난주 1.7%이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이 낮으면 조기 종영이라는 막다른 선로로 빠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첫회만 내보내고 사전 예고도 없이 불방이라는 운명을 맞이한 것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편성이다.

파일롯 프로그램이라면 단 1회로 막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 안내도 없었다. 파업기간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꿈엔들>은 정규 편성이다. 시청자에 대한 사전 안내도 없이 프로그램을 결방한 것은 그만큼 MBC의 임기웅변식 편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가차 없이 조기 종영당하는 일이 부지기수이긴 한다. 그러나 불과 첫 회만 나간 방송이 어떠한 사전 예고도 없이 불방된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이기에 더욱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고 일부는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

한편 26일에는 MBC 노조 파업 이후에도 제작 현장을 지켜온 예능본부의 보직 부장 4명이 집단 사퇴를 선언했다. 향후 MBC 예능 방영에 대대적인 빨간불이 켜졌다. 파업 와중에도 예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던 보직 부장PD들에 의해 명맥이 유지되어온 <놀러와>,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세바퀴> 등의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이 예상된다.

MBC 50년 역사상 예능 보직부장들이 집단으로 보직을 사퇴한 초유의 사태 속에, 설상가상 외주에 맡긴 <일밤>이 역대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곤두박칠치고 있다. 현재로선 수습책도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한마디로 '예능왕국'으로 불리던 MBC가 와르르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남심여심>만 간신히 살아남은 외주제작 표 <일밤>이 MBC 예능국 전체의 암흑기라는 장벽을 극복하고, 보란 듯이 <일밤>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2.5%의 <남심여심>조차 생사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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