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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교육위원으로서 역할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집행부에 교육정책 관련이나 통계 관련 자료 요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의 '8대 의회 의원 중 자료요구 상위 현황' 자료(2010. 7. 1. ~ 2011. 12. 31.)를 보니 나도 2010년에 1회, 2011년에는 31회를 하여 자료요구 상위위원 명단에 들어 있었다.

 

서울시나 서울시교육청 집행부 자료 요구를 하고 이를 분석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교육위원이다보니 자료 요구를 안 할 수는 없으나 그동안 교원 잡무가 많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솔직히 책임감을 느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타개하고자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곽노현)은 3월 5일(월) 서울시의회와 함께 '교원 업무정상화와 교육활동 집중 지원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하였다. 교원 잡무 줄이는 문제라 많은 언론에서 관심을 갖고 적극 취재하였다. 16개 시·도 중 처음이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새 학년 초 각종 업무로 바쁜 교사들의 업무를 줄여 학생지도에 전념하게 한다는 점에서 적극 환영할 일이다.

 

최근 서울시내 학교급별 2010년 연간 공문서 처리 건수를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가 8296건, 중학교가 7670건, 고등학교가 8982건으로 학교당 평균 8316건이다. 대부분 단순한 알림공문과 시행결과 제출이라고 한다.

 

3월 초 새 학년도에 교사들이 학교현장을 살피고 학급에서 학생 개개인에 관심을 갖고, 학급공동체를 만들어가려면 교사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기인데 의원들의 정책자료 요구도 이와 비례해서 늘어나는 상황이다. 2010년엔 의원 57명이 총 221회(667건)를 요구했고, 2011년은 의원 91명이 총 553회(1613건)를 요구하였다. 이 중 학교 대상 자료 요구는 48명이다.

 

2011년 3월 새 학년이 시작되는 시기 자료요구는 의원 35명, 58회(170건)인데 이 중 학교대상 자료요구는 의원 16명이 총 22회(33건)라고 한다. 서울시내 1300개 학교에서 3월 한 달 동안 33번 교사들이 자료제출을 위해 움직인 셈이다. 공문은 요구한 지 10일 안에 제출하게 되어 있지만 본청에서 며칠 묵히고 지역청에서 며칠 묵히다 보면 이래저래 학교에 도달하는 시간이 길어져 학교에서는 시간을 다투며 작성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2010년 서울시교육청의 외부기관의 요구자료 처리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시의회에서 교육청에 요구한 자료는 305건이고 이 중 에듀파인이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 시스템추출은 25.9%인 79건인 반면 나머지 226건(74.1%) 처리를 위해 학교에 자료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국회에서는 418건을 요구했으며 이 중 시스템 추출은 116건(27.8%), 나머지 302건(72.2%)처리를 위해 학교에 자료 요청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교육정보화를 통한 에듀파인이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추출하여 처리한 경우가 30%에도 미치지 못하고 건수만 있으면 학교로 보내 교사들의 잡무를 늘리는데 일조하는 상황이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의원 요구자료를 대부분 비공개로 제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정책에 관심을 가진 또 다른 의원은 새로 자료를 요구하게 되고, 이런 경우 의원들마다 각기 다른 양식의 자료를 요구함으로써 학교현장에 또 다른 자료요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가 업무협약을 통해 '교원 업무정상화와 교육활동 집중 지원을 위한' 서울시 교육감 - 서울시 의장 합동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반가운 것으로 서울교육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서울시의회교육위원들은 지난 2012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교원들의 업무 정상화와 학교 교육활동 정상화를 위해 집행부에서 올린 예산을 배로 증액한 110억원을 배정하여 서울시내 초·중·고 총 1269교 중 1004교에 1명씩 교무행정지원사를 배치하기로 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3월 공문서 50% 감축'의 목표를 세웠다.

 

최근 공교육 불신은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학교폭력 피해 학생 자살 등 학교폭력이 점차 심해져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서울시의회와 교육청의 위의 교원잡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대대적으로 환영한다. 서울시 의회와 교육청의 이번 실천들이 다른 시도에도 파급되었으면 한다. 다같이 손잡고 3월 한 달을 교육력 집중의 달로 자리매김시켜 교육을 발전시키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회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것이다.


태그:#교원업무 정상화, #공문서 감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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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ngo에서 일합니다 교육현안에대해 대중적 글쓰기를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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