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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 예비후보(1월 30일 기자회견 자료사진)
 김헌 예비후보(1월 30일 기자회견 자료사진)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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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지난 6일 오후 4·11총선과 관련 조직책 이아무개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민주통합당 19대 국회의원선거 안양 만안 선거구 출마자인 김헌 예비후보(52)에 대한 영장을 기각했다.

6일 오후 늦게 수원지청 안양지원을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영욱 판사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김씨를 대상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결과 "돈을 준 사실관계는 드러났으나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오후 5시께 기각했다.

김 예비후보는 선거운동을 위한 조직구성 명목으로 지난해 12월 19일과 30일 두차례에 걸쳐 조직책 이아무개씨에게 현금 300만 원과 500만 원 등 모두 800만 원을 제공해 공직선거법 제113조 및 제230조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의해 수원지검안양지청에 고발됐다.

김헌 예비후보는 지난 2008년부터 4년간 만안뉴타운 반대추진위원장으로서 반대운동을 펼쳐 사업을 무산시켰다. 그는 "뉴타운사업 반대운동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이 원하는 것을 실현하겠다"며 지난해 12월 국회의원 출마 도전장을 던진 정치 신인이다.

"처음 선거에 출마해 수갑도 차보고 별별 일을 다 겪습니다"

"판사님이 저 보고 '사람을 잘 믿느냐, 어떻게 선거에 뛰어들었느냐' 기소된 스토리나 내용을 보고는 '기가 막히고 황당하다'며 웃더라고요." 

김 예비후보는 7일 전화통화에서 "11시 검찰에 출두해 오후2시 판사앞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는 오후 5시 30분까지 동안경찰서 유치장에 있다가 나왔다"며 "처음 선거에 출마해 수갑도 차보고 별별 일들을 다 겪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관위는 제가 이씨에게 현금 800만 원을 준 혐의로 고발했지만 500만 원만 줬다. 그 돈은 운영비로 쓰라고 준 것인데 유흥비로 다 쓰고는 더 달라고 해 다투기도 했다. 협박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다. 또 조직을 가동하려면 3500만 원이 필요하다고도 했고 메일로 자료를 보내오기도 했다. 검찰에서 압수해 간 핸드폰과 컴퓨터에 다 있다"고 주장했다.

김헌 예비후보에게 '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인가'를 물었다. 그는 "판사님도 똑같은 걸 묻더라. 국회의원이 되고 싶어 시작한 것이 아니다. 만안뉴타운 반대운동을 하면서 잘못된 것을 바꾸고 싶었다. 여기서 그만 둔다면 저를 믿고 지지해준 분들에게 변명거리가 없다. 실수를 한 것 사실이다. 중대한 죄라면 처벌을 받겠다"며 선거운동을 계속할 것임을 밝혔다.

김헌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선관위 신고자인 조직책 이 아무개씨의 반박 글로 지난 2일 기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온 내용이다.
 김헌 예비후보의 기자회견에 대해 선관위 신고자인 조직책 이 아무개씨의 반박 글로 지난 2일 기자에게 이메일로 보내온 내용이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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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했던 이가 고발한 이유 과연 무엇일까

한편 사건 보도이후 선관위에 고발한 인물이 김헌 예비후보에게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했던 조직책 이아무개씨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신고한 돈의 용도와 그가 고발한 이유와 그 당위성을 놓고 논란이 적지않다.

김 예비후보는 선관위 고발과 검찰의 사무실 압수수색 이후인 지난달 30일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거사무실 운영 일체를 맡았던 선대본부장이 지급받은 사무실 운영 자금을 탕진하고 설 명절 전에 막대한 추가 자금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본인이 유용한 자금을 가지고 불법선거자금 공여로 제보한 것이 사건의 실체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예비후보의 조직책 이아무개씨는 지난 1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본인이 김헌 예비후보를 선관위에 신고했음을 시인했다. 그는 "왜 그랬는지를 메일로 글을 보낼테니 읽어봐 달라"며 김헌 예비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에 반박했다.

조직책 이씨는 메일에서 "지역 국회의원 교체에 대한 사명감과 김헌 예비후보의 강한 추진력에 대한 기대로 (김헌에게)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해 함께 했으며 선거사무실에서는 이 회장을 호칭(공직선거법상 선대본부장 직함 없음)으로 하고, 지역의 민주당 대의원 및 아파트 부녀조직 책임을 맡았으나 캠프 내분 등으로 캠프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 밝혔다.

이씨는 선관위에 신고한 현금 800만 원의 사용용도와 관련 김헌측이 '사무국 선거자금 유용'이라 주장한 것에 대해 "선관위에 신고한 통장계좌에서 인출된 것이 아니다. 조직관리비는 김헌 예비후보가 직접 현찰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나도 인간인지라 (선관위 신고에) 일련의 미안함을 가졌다. 김헌 예비후보자의 중요한 선거관계자에게 함께 양심자백을 권유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주장하며 "이번을 계기로 안양에서 금품이 오가는 선거풍토가 없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씨가 김헌 예비후보로부터 받았다고 선관위에 신고한 돈이 조직 활동비인지, 임금 명목인지, 사무국 운영비인지 등 구체적인 언급이 없고, 김헌의 출마를 권유하고 돕겠다고까지 했던 그가 왜 고발까지 해야했는지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기자가 이씨에게 "누가 신고했는지 그가 누구인지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고발한 사실이 떳떳하다고 생각하면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으나 그는 "아직 때가 아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하겠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김헌 예비후보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지난 6일 오전 같은 시각에 김헌 선거사무소 사무책임자가 대신 기자회견을 통해 대신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헌 예비후보가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지난 6일 오전 같은 시각에 김헌 선거사무소 사무책임자가 대신 기자회견을 통해 대신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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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 돈 준 것 시인... 신고자 행동과 당위성 시간 지나면 드러날 것

김헌 예비후보는 6일 오전 11시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또다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시간은 그가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시간으로 선거사무책임자인 임희택씨가 대신 입장을 표명하고 선거사무원들도 조직책 이아무개씨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김 예비후보는 임씨가 대신 읽은 회견문을 통해 "사건을 촉발한 이아무개씨가 이후 저를 마치 정치 불한당인양 음해를 계속하며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이씨를 허위사실 유포 및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사실 관계를 명확히 확인하지도 않은 채 검찰에 본인을 고발하고 피의사실을 언론에 공표한 경기선관위의 책임 또한 법적으로 추궁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지금까지와는 달리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 난국을 정면 돌파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금액의 차이는 있으나 김헌 예비후보가 조직책 이씨에게 돈을 주었음을 시인하고, 선관위 신고 통장계좌에서 지출된 것이 아니기에 법적 책임을 면키 어렵게 됐다. 다만 유권자에게 전달했는지 조직 운영비인지 용도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고자 이씨의 행동과 그 당위성에 대한 진위와 평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태그:#안양, #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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