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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16일 오후 7시 13분]

 

16일 민주당이 'ISD의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에 즉시 착수한다는 양국 간 장관급 합의서'를 한·미 FTA 비준 조건으로 요구하고 나선 데 대해 한나라당은 "대통령을 모욕한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국회를 방문해 여야 대표를 만나 한·미 FTA의 ISD에 관해 재협상 하겠다고 명확히 약속했고, 미국 정부도 ISD를 포함한 모든 이슈를 재협상할 수 있다는 취지를 명확히 밝혔다"며 "민주당은 대한민국 대통령을 믿지 못하고 미국의 장관은 믿는다는 것인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의 이런 요구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결례가 도를 넘어 모욕에 가까울 정도"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에 앞서 홍준표 대표도 민주당의 요구 사항에 대해 "민주당이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다. (민주당의 요구는) 외교관례상 룰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총회 결과가 나온 직후 국회에서 황우여 원내대표 등과 관련 논의를 한 홍 대표는 "양국의 책임 있는 분들이 ISD는 재협상 한다고 하면 그걸로 끝난 거 아니냐"며 "(당내) 재선과 3선 이상의 중진은 국회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데에 아무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말한 '국회법에 따라 처리한다'는 것은 국회 회의에서 표결에 부쳐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이어서, 당내 여론과 자신의 마음이 강행처리 쪽으로 기운다는 걸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 제안 뒤부터 한나라당 내 중진 의원들과 재선 이상 의원들을 중심으로 '더 이상 비준안 처리를 미룰 수 없다'는 강경론이 세를 얻어가고 있다. 홍 대표도 비준안 처리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밤 언론인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홍 대표는 비준안 처리를 자신하면서 "한미 FTA를 통과 못시키면 당을 해체해야 한다"며 "내가 한 기자랑 내기를 했다. 이달 안에 통과 못시키면 내가 (기자에게) 100만 원을 주고, 내가 이기면 국회 본청(의사당) 앞에서 그 기자 안경 벗기고 아구통(입)을 한 대 날리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식 4일째 정태근 "민주당 제안 실망스럽지만, 한나라당 서두르지 말아야"

 

그러나 일방처리를 피하고 합의처리 노력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의원들도 그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한·미 FTA 비준안 여야 합의처리를 요구하면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정태근 의원과 남경필·정두언·김성식·구상찬·임해규 등 국회바로세우기 모임 소속 의원 10여 명은 단식농성장에 모여 대책을 논의했다.

 

모임 뒤 정 의원은 민주당의 '비준 전 서면합의' 제안을 "대통령이 분명히 약속했고 미국에서도 재협상 하겠다고 했음에도 '서류가 아니기 때문에 인정 못한다'는 민주당의 논의 결과에 대해서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민주당 협상파 의원과 지도부, 그리고 한미FTA를 원천척으로 반대하는 의원까지 만나가면서 설득을 해서 이 문제를 반드시 정상적으로 합의처리 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한나라당도 서두르지 않을 것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당 내에서 강경파들이 세를 불려나가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17일 오후 2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의 수정제안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그에 따른 한·미 FTA 처리 일정과 방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태그:#한미FTA, #합의서, #홍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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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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