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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대통합을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지도부는 통합 전당대회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지만 상임고문과 원외 지역위원장,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단독 전당대회 개최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내 움직임부터 심상치 않다. 강력한 당권주자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민주당 의원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8일 오전 조찬모임을 갖고 지도부의 통합 전대 추진 방침을 비판하며 '선 민주당 전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는 박기춘·이석현·조경태·전현희·장세환 의원 등 20여 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은 매주 정례적인 모임을 갖고 향후 당내 움직임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대의원(1만 1000여 명) 1/3 이상의 서명을 받아 전당대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오는 11일부터 대의원 서명에 들어갈 예정이며, 현재는 원외 지역위원장 90여 명의 뜻이 모인 상황이다. 서명 작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지역위원장은 "대의원 4000~5000명 가량의 서명은 거뜬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상임고문 손학규와 오찬..."현 지도부 손 떼고 새 지도부가 총·대선 치러야"

 

권노갑·김상현·문희상·박상천·신기남·정대철·한광옥 상임고문 등 당 원로들도 이날 손학규 대표와 오찬 간담회를 가져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특히 권 고문과 정 고문은 "새 지도부가 통합 등의 대책을 세우고 총·대선을 치르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 달 11일로 예정됐었던 전당대회 날에 민주당 전대를 치르고 새 지도부가 향후 정국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또, 권 고문은 '혁신과 통합'에 대해서도 "생각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이해찬 총리나 문재인 실장은 본질적으로 민주당 당원이니 복당하면 된다, 당도 아닌 세력으로서 거대한 민주 정치 정당과 통합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따로 발언록까지 준비해온 정 고문 역시 "통합 명분은 훌륭하지만 대상이 없다, 합당 대상인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국민참여당은 합당 의사가 없음을 밝혔고, 통합 대상으로 '혁신과 통합'은 민주당·열린우리당을 같이 했던 동지로 영입의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역시 통합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한국노총은 노조이므로 정책 연합이나 지지 선언 차원의 선거연대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 고문은 간담회를 마친 후에도 "현 지도부는 손을 떼야 한다, 괜한 오해만 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고문들 사이에서도 "통합을 제대로만 하면 된다", "민주당이 주체가 되는 통합을 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오는 등 지도부의 통합론을 반대하는 목소리만 나온 것은 아니었다. 손 대표는 이같은 고문들의 말을 받아 적으며 경청했을 뿐 특별한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당 안팎에서 '통합'에 대한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손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고문은 "원로들의 말을 들은 손 대표의 마음이 무거워졌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샷 통합전대에 대한 지도부의 뜻은 완고한 상황. 손 대표 측 관계자는 "민주당 단독 전대를 하면 전대 자체가 통합의 방향이 아니라 민주당 전대로만 쏠리게 된다"며 "손 대표의 의지는 원샷 전대이고 이 원칙은 웬만해서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전대에 대해 손 대표와 뜻을 같이하고 있는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민주당이 독자 전당 대회를 치르겠다는 건 민주당이 그대로 가고 동참을 원하는 사람들을 영입해서 총선을 치르겠다는 건데 이게 국민의 뜻이겠냐"라고 말했다. 이어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만의 전대를 치르면 결국 제3세력이 출현할 것이다, 민주당이 군사 독재시설 제1야당으로부터 소멸해간 민한당의 운명을 닮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하며 통합 전대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태그:#통합 전대 , #혁신과 통합,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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