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올림픽 무대에 오르기 위해 결코 만만한 일정이 아니지만 너무 조심스럽게 첫 발걸음을 내딛었나 보다. 상대가 아무리 개최국 중국이라 해도 승점 3점을 충분히 얻어낼 수 있는 양상이었는데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인철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우리 시각으로 1일 밤 8시 중국 지난에 있는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2 런던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득점 없이 비기며 남은 일정에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최근 세계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일본', 조직력이 뛰어난 강팀 '북한', 언제나 부담스러운 상대 '호주'까지 생각하면 정말 승점 3점 이상을 챙겨도 모자란 첫 경기였다. 최종 예선 첫 경기였고 개최국이었기 때문에 승점 1점이라도 얻은 결과가 최악은 아니라지만 무거워진 발걸음을 숨기기 어렵게 되었다.

이 틈바구니에서 단 두 팀에게만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래서 권하늘의 슛 두 개와 지소연의 발리슛 기회는 더더욱 아쉬움으로 남았다. 벤치 앞에 서서 선수들을 독려하던 최인철 감독은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지소연에게 너무 부담스러운 자리였나?

유영아와 이현영을 맨 앞에 내세운 우리 여자축구대표팀은 지소연과 조소현에게 가운데 미드필더라는 중책을 맡겼다. 그런데 문제는 지소연의 위치였다. 주장 조소현이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다보니 지소연이 홀가분하게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단짝 미드필더가 자꾸 상대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다보니 자연적으로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게다가 중국 선수들이 승점 1점이라도 지켜내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겹수비를 펼치는 바람에 우리 선수들의 공격은 무딜 수밖에 없었다. 측면 미드필더 권하늘에게 골문 앞으로 빠져들어가 골을 노리라는 대각선 움직임 주문이 들어갔지만 급한 마음에 내지른 두 차례의 슛(29분 왼발, 66분 오른발)은 원하는 방향으로 뻗어나가지 못했다.

최인철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유영아 대신에 박희영을 들여보내며 결승골을 노렸지만 강하게 몸싸움을 걸어오는 중국 수비수들을 완벽하게 따돌리지는 못했다. 공격 방향을 보다 빠르게 전환시켜주는 패싱력이 아쉬웠다.

그나마 지소연이 공격적으로 움직일 때 중국 수비수들이 물러나는 빈 틈이 보였지만 결정적인 슛 기회까지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88분, 박희영이 내준 공을 지소연이 받아들고 재치있게 발리슛으로 골을 노렸지만 각도가 좋지 않아 상대 문지기 장 얀루에게 안겨주고 말았다. 결과론이지만 전반전 초반에 왼쪽 코너킥과 오른쪽 측면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 중에서 하나라도 살려내지 못했던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이렇게 승점 1점을 얻은 우리 선수들은 토요일(9월 3일) 밤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서 월드컵 챔피언의 위용을 자랑하는 일본과 만나야 한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이번 최종 예선 일정 중 최대의 고비다.

덧붙이는 글 ※ 2012 런던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예선 결과, 1일 밤 8시 중국 지난
★ 한국 0-0 중국
◎ 한국 선수들
FW : 유영아(46분↔박희영), 이현영(71분↔차연희)
MF : 전가을, 지소연, 조소현, 권하늘(90+1분↔이세은)
DF : 이은미, 김유미, 심서연, 류지은
GK : 김정미
여자축구 최인철 지소연 올림픽 권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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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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