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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인 위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크레인 위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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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청문회에 나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한테 묻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18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한진중공업 청문회'를 어떻게 평가할까?

김 지도위원은 18일 오후 정동영 민주당 의원과 손전화를 통해 조남호 회장에게 이야기를 하다가 한나라당에서 반발해 청문회가 정회되는 바람에 이야기를 잇지 못했다.

기자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19일 전화통화로 청문회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김 지도위원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영도조선소 35m 높이 85호 크레인에서 이날 현재 226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국회는 참고인으로 출석하라고 했지만 그는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았다"며 응하지 않았다. 그는 "손전화를 통해 틈틈이 청문회를 봤다"고 말했다.

"조남호 회장과 대화? 기대하지 않는다"

다음은 김진숙 지도위원과 통화 내용이다.

- 정동영 의원과 전화통화를 통해 조남호 회장에게 질문을 하려다가 막혔는데, 뭘 묻고 싶었다.
"조남호 회장은 오전 청문회 때 박창수·김주익·곽재규 열사를 모른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멍해졌다. 진짜 몰랐느냐고 묻고 싶었다. 한진중은 2003년부터 비극이 되풀이 되고 있는데, 다시 비극을 되풀이 할 생각이냐고 묻고 싶었다. 노동자들의 해고 뒤 어려움을 이야기할 생각이었다."

- 어제 전화통화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쇼하지 말라"고 반발해 청문회가 정회되면서 무산됐다.  
"그것도 이해가 안 된다. 그들은 나에게 범법자라고 하는 모양인데, 범법자를 청문회 참고인으로 국회까지 부르려고 했다는 말인가. 참고인으로 해놓고서 목소리조차 듣지 않으려고 하다니 이해가 안 된다. 참석은 못하더라도 내 생각을 이야기할 수는 있다고 봤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이 증인선서를 하기 위해 안경을 벗고 있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남호 회장이 증인선서를 하기 위해 안경을 벗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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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문회를 전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한진중 사측이 문제 해결 의지가 없다는 게 드러났다. 정리해고는 경영상 문제가 아니라는 게 드러났다.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그럼에도 정리해고 철회를 못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 조남호 회장은 끝내 정리해고 철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런 태도가 문제를 여기까지 악화시키고, 확산시켰다. 한나라당은 희망버스가 논란의 주범인 것처럼 말하는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희망버스가 온 것이다. 사측은 오만하다. 청문회 때 조남호 회장은 답변과 관련해 '커닝 페이퍼'까지 들고 있었다는데, 말이 안된다. 계속 같은 말만 되풀이 하지 않았나.

성의가 없는 사측의 자세 때문에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 조합원들의 힘으로 안 되니까 희망버스가 온 것이다. 1차 희망버스는 제가 크레인 농성 157일째 되던 날에 왔다. 그 때까지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희망버스로 국회 청문회가 열리고, 여론이 확산되었지만 사측은 아직 해결 의지가 없다. 여론은 더 확산될 것이다. 청문회 때 국정조사 이야기도 나왔다."

- 청문회 때 특히 정동영 의원의 활동이 돋보였다.
"야당 의원들은 잘하고 애썼다. 조남호 회장이 문제다."

- 결과적으로 여야 국회의원 13명이 조남호 회장을 당해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청문회가 승부처는 아니다. 국회 청문회에서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밝혀낸 것이 성과다. 이후에도 국회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회가 끝까지 문제해결 의지를 가져야 한다. 지금 상황은 노사 양측이 대화로 해결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사측은 같은 이야기로 일관하고 있다. 한진중 사측이 어제 했던 말을 우리는 오래전부터 들어 왔다. 국회의원들은 어제 하루 동안만 그 소리를 들었을지 모르지만. 조남호 회장이 소통한다고 하지만, 그 소통은 회사의 어려움을 설명하겠다는 말로 받아들인다. 그런 태도를 보면 사측은 문제 해결 의지가 없는 것 같다. 국회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 한진중공업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 것으로 보나.
"모르겠다. 청문회 때 사측의 태도를 보면, 변화가 있겠나. 자력으로 해결 의지 없을 것 같다. 한진중공업 경영진 뒤에 어떤 세력이 비호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뒷배경이 없으면 그럴 수 없다. 용역만 해도 그렇다. 용역업체 사장이 한진중으로부터 30~40억 원을 받는다고 했는데, 그 돈이면 94명(정리해고자)의 연봉보다 많다. 그런데도 정리해고 철회를 못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 그래도 조남호 회장이 소통하겠다고 했는데.
"소통이야 하겠지만, 기대하지 않는다. 지금까지도 그랬다. 교섭에서도, 호소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심지어 청문회에서도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

- 청문회도 끝났고, 한진중 사태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장기화 됐다. 오래 가더라도 끝까지 가야 한다."

- 하고 싶은 말은.
"어쨌든 한진중 사측은 완강하고 고집을 부릴 것이다. 조합원들이 해결할 수는 없다. 여론으로, 국민의 힘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4차 희망버스에 더 많은 힘을 보태 주었으면 한다."


#한진중공업#희망버스 #조남호 회장#김짆숙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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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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